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要(요)/索(색)/素(소)/婁(루)/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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要(요)/索(색)/素(소)/婁(루)/堯(요)

[한자가 그렇게 만들어졌다고?] <77>

學(학)·票(표)·賈(가)의 윗부분으로 봤던 要(요)는 지금 襾(아)와 女(녀)의 두 부분으로 구성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림 1> 같은 소전체를 보면 女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 이 모습으로 보면 要는 두 손의 모습인 臼(구/국)와 또 한 요소로 구성된 글자다. 그 또 한 요소는 學의 윗부분을 생각하면 爻(효)다. <설문해자>는 交(교)로 봤다.

그런데 交와 爻는 별개의 글자일까? 爻는 산가지의 모습이라고 하고 交는 사람이 다리를 엇건 모습이라고 별개로 설명하는데, 두 설명 모두 그다지 미덥지 않다. 옛 글자의 변화 과정에서 약간의 오차들이 있었음을 생각하면 두 글자는 같은 글자가 아니었을까 싶다. 발음 '효'와 '교'는 초성 ㄱ/ㅎ 차이일 뿐인데, 이는 매우 가까운 발음이다. 둘이 같은 글자였다면 앞의 두 설명 중 '하나 이상'은 틀린 얘기다.

어떻든 要는 두 손인 臼가 의미, 爻 또는 交가 발음인 형성자인 듯하다. '구하다'라는 뜻을 '찾다'로 살짝 바꿔 보면 臼의 의미와 연결된다. 또 '잡다'라는 변두리 의미도 이와 연결된다. 여자가 허리춤에 손을 얹고 있는 모양이라거나, 남자가 여자의 허리를 감싸 안은 모양이라는 식의 설명은 '허리'의 뜻인 파생자 腰(요)에 이끌린 얘기다.

그런데 <그림 2> 같은 모습으로 보면 조금 다른 이해도 가능하다. 아래에 분명히 女가 보인다. 女를 뺀 윗부분이 <그림 1>의 변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게 보면 要는 學·票·賈와 윗부분을 공유하는 형제 글자라고 볼 수 있다. 그 윗부분이 발음이고 아래 女가 의미지만, 현재 남아 있는 의미로는 女에 연결시킬 만한 것이 눈에 띄지 않을 뿐이다.

索(색/삭)과 素(소)도 이런 이중적인 이해가 가능하다. 일단 현재의 글자꼴에 '실'인 糸(멱)이 들어 있어 '노끈'(索)이나 '희다'(素)와 들어맞는다. '희다'는 '흰 실'에서 나왔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그림 3>의 索, <그림 4, 5>의 素의 옛 모습을 보면 다시 두 손의 모습인 臼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나머지 부분에 糸이 꼬박꼬박 들어 있긴 하지만, 그 윗부분과 합쳐 <그림 2>에서 봤던 복잡한 모습의 交일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索이나 素는 모두 要와 같은 글자고 아래의 女나 糸는 모양이 우연히 그런 형태로 변한 것이 된다. 索의 발음이 學에서 초성만 약간 달라진 것이고 素는 거기서 받침이 빠진 정도다. 索의 '찾다'가 要의 의미와 완전히 일치하기 때문에, 훌륭한 의미 요소일 糸을 우연한 변형으로 보자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물론 糸을 의미 요소로 인정하는 가능성도 열려 있다. 윗부분이 발음이 되고, 그 부분은 學·票·賈·要의 윗부분과 같다. 다만 索과 素를 별개의 글자로 보기에는 모양과 발음이 너무 비슷하다. 索이 '흰 실'인 素를 가차했다가 독립했든지, 素가 '노끈'인 索을 가차했다가 독립한 것이겠다.

이번엔 <그림 6>을 보자. <그림 2>와 비슷한 느낌이다. 이 글자는 婁(루)의 옛 모습이라고 한다. 긴 머리를 틀어올리고 장식을 꽂아 치장을 많이 한 모습이라거나, 머리에 물건을 이고 있는 모습이라는 설명이 있다. 믿기 어려운 상형적 설명이다. <그림 2>와 비슷하다면 要의 다른 형태다.

고대 중국의 임금 이름인 堯(요)는 垚(요)와 兀(올)의 두 부분으로 나눈다. 그러나 이는 지금 글자꼴이 우연히 그런 모습을 띠었기 때문이지, '垚+兀'을 설명할 방법이 없다. <그림 7>을 보면 중간에 두 손인 廾(공)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를 뺀 부분은 交의 변형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역시 要의 변형일 수 있는데, 이 경우는 <그림 1>과 같은 간단한 형태여서 要가 <그림 1>과 女를 합친 글자일 경우 要의 윗부분이 바로 堯라는 얘기가 된다. 지난 회부터 본 學·票·賈·要(婁)·索(素)의 윗부분이 모두 堯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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