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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작은 음악회 활성화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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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작은 음악회 활성화돼야"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9/16] '찾아가는 가족 콘서트' 주홍미 추진위원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풀벌레 우는 가을밤 밤하늘을 지붕 삼아, 탁 트인 운동장에서 듣는 연주회는 어떤 느낌일까요? 지난 4년간 아이들이 하나 둘 떠나고 이제는 버려진 공간이 돼버린 폐교나 문화소외 지역의 작은 학교에서 열려온 음악회가 있습니다. 바로 '찾아가는 가족 콘서트, 폐교?작은학교 투어 음악회'인데요 내일부터 경상도와 전라도, 충청북도 지역의 폐교와 작은 학교를 찾는다고 합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찾아가는 가족 콘서트'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공연기획가 주홍미씨를 초대해 작은 학교에서 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가을밤 낭만과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찾아가는 가족 콘서트' 주홍미 추진위원장입니다. 주홍미 위원장은 1995년 작품 창작과 실험을 통해 공연기획 연출가로 활동을 시작했고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자유' 콘서트의 기획, 프로듀서를 맡았으며 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한 올해의 예술축제 총감독과 연출은 물론 남이섬 숲속 음악회와 환경 콘서트 등을 기획했습니다. 또, 들국화헌정 음반 및 연주회와 문인과 음악인을 결합한 복합콘서트 '문학카페 명동' 등
다수의 공연과 전시, 음반을 기획, 연출했습니다. 2004년부터 찾아가는 가족콘서트 총감독과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문화기획단체 '사람과 음악' 대표와 사단법인 문화우리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내일부터 콘서트 시작인데 바쁘시겠어요.

주홍미 : 조금요. 괜찮습니다.

박인규 : 바쁘신데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홍미 :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인규 : 찾아가는 가족콘서트 폐교? 작은 학교 투어음악회. 이게 어떤 겁니까?

▲ ⓒ프레시안

주홍미 :
제가 2004년도부터 전국의 폐교와 작은 학교를 다니면서 가족콘서트란 이름으로 공연하고 있습니다. 취지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폐교는 이미 버려진 공간이지만 이걸 각 지역의 문화적 거점으로 재활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 또 하나,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은 전교생 50명 이하 학교를 찾아다니고 있는데 학교가 작다 보니 문화활동이나 경험을 하기 어렵고. 그래서 작은 도움이라도 저희가 갖고 있는 재능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지역 주민들과 함께함으로써 그 학교가 점점 더 아이들이 떠나가지 않고 학교를 사랑하게 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하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박인규 : 2004년부터 시작해서 올해가 5년째라고요. 처음에 어떻게 해서 이런 콘서트를 하게 된 겁니까?

주홍미 : 제가 2003년도에서 2004년도 사이였을 것 같은데 지금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강원도에 있는 모 폐교에서 어떤 문화프로그램이 있었고 그걸 어떤 기회에 제가 참여하게 됐는데. 저녁식사를 하고 난 후 운동장에 앉아서 잔디밭이 있고 축구 골대가 있는 데에 거기 앉아서 장면을 보는데, 어렸을 때 제 초등학교 시절이 생각나면서 지금의 어른들도 이 학교 운동장에 와서 지금 엄마 아빠가 된 어른들이 가족과 함께 이 운동장에서 예전에 불렀던 동요를 다시 부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했고. 잠깐 다른 말씀 드리자면, 제가 이런 일 한다고 말씀드리면 주위 분들이 너무 좋은 일 훌륭한 일 한다고 이런 말씀 하시는데, 사실 그런 것보다는 제가 하고 싶어서 너무 하고 싶은 일이어서 시작했다는 게 오히려 솔직하고 맞는 말일 것 같아요. 그게 점점 더 열매를 맺고 좋은 일들이 생기면서 꾸준히 할 수 있게 된 것이지 제가 아주 큰 철학 이런 걸 갖고 시작했던 건 아닙니다.

박인규 : 겸손의 말씀이신 것 같고요. 말씀 들어보면 시골에 있는 학교가 되게 좋은 터를 잡았다고 하더라고요. 좋은 자리에 있어서 진짜 문화적 거점이 될 수 있다고 하고, 실제로 음악회 외에도 도자기학교라든가 폐교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렇지만 연주회는 사실 처음인 것 같은데, 가을밤에 시골의 작은 학교에서 하는 음악회가 정말 감동이 다른가요? 저는 가보지를 못해서

주홍미 : 이번에 꼭 오시면 좋겠고요. 일단 방금 말씀하셨듯이 한국의, 특히 저희의 선조들은 교육을 하는 자리를 가장 명당으로, 좋은 자리로 했기 때문에 사실 그런 전통이 이어져 와서 대부분의 학교들이 산수지리가 아주 훌륭하고,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그 장소 자체로 주는 감동이 아주 뛰어나고. 그게 아마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갔을 때 더 배가 되게 느낄 수 있는 지점 같아요. 거기 사시는 분들은 우린 만날 이렇게 사는데 뭐가 그렇게 좋아,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일단 자리가 매우 훌륭하기 때문에 공간 자체가 주는 감동으로 인해서 출연자들과 관객들, 준비하는 스태프들 모두가 일단 아주 좋은 마음으로 공연을 시작하게 되는 큰 장점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박인규 : 내일부터 하신다는데 이번 공연 어디서 합니까?

주홍미 : 내일은 거제도. 거기를 출발로 해서 하동, 경북 영주, 전라도 해남, 진도, 완도. 마지막으로 충북 괴산. 이렇게 총 7회 공연을 내일부터 27일까지

박인규 : 강행군이네요. 이 학교에 가서 공연해야겠다. 학교를 고르는 기준 같은 게 있어요?

주홍미 : 사실 제일 처음 시작했을 때는 폐교 투어를 먼저 했습니다. 폐교 투어의 경우 제가 많이 답사를 다녔어요. 폐교 투어의 경우 조금 생길 수 있는 약간의 우려점이 있다면 폐교를 상업적으로 활용하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그게 아무리 문화적 아이템을 가지고 한다고 하더라도 그 폐교를 상업적으로 홍보하고 그 지역의 시나 군 지자체 예산을 끌어들이거나 하는 방법으로 저희 공연을 활용하려고 하는 경우들이 있을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점을 미리 예방하려면 미리 폐교 투어를 하면서 담당자들과 다 미팅하는 과정이 필요했고. 처음엔 폐교를 많이 다녔는데 이게 소문이 여기저기 나다 보니까, 2005년도였을 거예요. 아마 2005년 2006년도? 어느 학교에서 선생님이 전화를 하셨어요. 꼭 폐교만 해야 되냐. 이런 건 학교에도 필요하다. 우리 학교가 이러저러한 어려움을 겪고 있고, 학교를 폐교하려고 한다. 우리가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폐교하는 걸 없애야 된다는 부탁이 들어와서 제가, 아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오히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작은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는데 이게 소문이 나면서 여기저기서 신청이 많이 들어와서 오히려 지금은 작은 학교의 횟수가 더 늘고 있고요.

박인규 : 폐교콘서트로 시작해서 작은학교 콘서트로 발전한 거군요. 그럼 신청이 들어와서 가는 횟수가 올해 들어서 몇 개나 돼요?

주홍미 : 신청이 들어온 경우가 올해는 사실 여름에 세 번 이미 완료했는데, 여름에 세 번 가을에 일곱 번 해서 총 10회 하게 되는데 그중에 신청 들어온 지역이 5개.

박인규 : 반이군요. 내일 거제도부터 공연이 시작되는데 어떤 분들이 나옵니까?

주홍미 : 저희 2004년부터 해서 그동안 많은 출연자들이 거쳐 갔는데 이번에 출연하실 분들은 마임 하시는 마이미스트 고재경씨라고 아마 아시는 분들 많이 아실 거예요.

박인규 : 어린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주홍미 : 네. 그리고 일본에서 활동하시는 분인데 우연한 기회에 이 공연을 같이 다니게 되면서 이 공연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시고 모든 스케줄을 조정하시는 분인데 오쿠다 마사시라고 비눗방울 퍼포먼스를 하시는 분이에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너무나 좋아하죠. 올해 처음 출연하는 그레고씨라고, 이 분은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 같은 인상을 가진 분인데 악기 개조해서 악기연주도 하고 피리 부는 아저씨 같은 느낌도 드는. 이 분은 미국인이신데 일본에서 활동하시는 분이에요.

박인규 : 굉장히 국제적인 공연이네요.

주홍미 : 이 분들이 저희 공연을 너무 좋게 생각해 주셔서 흔쾌히 참여해주고 계시고, 어린이 합창단 등등 많은 출연진이 있는데 특별히 가수 이은미씨가 이번에 거의 무료라고 할 정도로.

박인규 : 맨발의 디바로 알려진 분. 시골 작은 학교에서 열리면 말하자면 프로 연예인만 나오면 재미없지 않을까요? 그 동네 사시는 분도 나오나요?

주홍미 : 그래서,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면 물론 프로페셔널한 활동을 하는 출연자들이 전체 출연의 3분의 2 정도 되지만 나머지 3분의 1 정도는, 예를 들어 작은 학교를 갔을 경우 그 학교 어린이들이 작게는 7명 많게는 삼십 몇 명 정도 되는데 전교생 합창단 혹은 전교생 연주단이 나와서, 그건 실력이 뛰어나고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니기 때문에 그 아이들이 어른들과 함께 무대를 밟아본다고 하는 것이 사실은 평생 가는 기억이기 때문에 무대를 밟게 해주는 게 있고. 그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손자, 손녀기도 하고 엄마 아빠기도 할 거잖아요. 그래서 가족중창단이 꾸려지기도 하고, 몇 년 전의 좋은 기억으로는, 그 지역의 할머니들이 이 공연을 한다는 걸 아시고 할머니 중창단을 만드셨어요. 그런데 물론 100% 자발적이라고 하기는 어렵겠고 그 지역 목사님이 할머니들을 모으셔서 할머니 중창단을 만드셔서 이름도 정했는데 '그 시절 언니들'이란 제목으로, 할머니 17분이 동요로 공연한 적이 있습니다.

박인규 : 예전에 초등학교에서 운동회를 하면 학생들만 하는 게 아니라 동네 주민들 다 오는 거 아닙니까. 똑같은 형식이군요. 아까 폐교를 상업적으로 이용하시는 분도 있다고 하셔서 질문하고 싶은데 혹시 관람료 받습니까?

주홍미 : 관람료는 없고요, 이 공연은 복권기금위원회에서 문화예술기금으로 소외지역을 활성화하는 문화예술프로그램을 해라, 그 기금을 조성해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소외지역투어를 하면서 관람료 받기가 쉽진 않죠. 그리고 관람료가 없는 아주 편안하고 모두 즐길 수 있는 형태로 하는데, 관람료를 받는 공연이 됐을 때 이게 전체적인 프로그램의 내용이 많이 달라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복권 관련 기금에서 필요한 경비를 충당한다고 하셨는데 충분한가요?

주홍미 : 뭐든 충분하지는 않고요. 그런데 같이 일하는 모든 출연자, 스태프 모두가 상황을 알고 각자 자기 재능을 도네이션한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많다 적다고 기계적으로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데, 그래도 항상 어렵죠. 모두가 다 봉사하기 때문에

박인규 : 2004년부터 지금까지 몇 개 학교나 다니셨습니까?

주홍미 : 이번 여름 3회 한 것까지 합하면 총 32, 33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다녀보면 오시는 이른바 관람객, 참여하시는 분들 반응이 어때요?

▲ ⓒ프레시안

주홍미 :
반응은 자화자찬 같아서 쑥스러운데 아주 폭발적이고요. 너무들 좋아하시고, 간혹 어떤 공연이 펼쳐진다고 하니까 지역의 주민들이 거의 90% 정도 다 총출동하고, 가까운 지역 혹은 차로 3,40분 가면 있는 대도시에서도 가족단위로 구경을 오고 하시는데, 이미 인쇄물을 통해서 홍보가 돼도 어른들은 잘 안 보시잖아요. 낮부터 음악소리 나고 하니까 오시는 거예요. 오셔서 왜 오해의 여지가 있을까봐 잠깐 말씀드리는 건 어떤 장르를 폄하하거나 이런 건 아니고요. 왜 트로트 가수는 안 나오냐

박인규 : 사실 동네축제라면 필요한데

주홍미 : 소위 말하는 이름 대면 다 아실 마한 누구누구 가수는 왜 안 나오냐, 그러시면서

박인규 : 나이 드신 분들은 향수가 있겠네요.

주홍미 : 막걸리 드시면서 그러셨다가 공연 보시고는 나중에 다 끝나고 같이 스태프와 출연자들 같이 모여서 뒤풀이 할 때 어르신들이 같이 참여하셔서 어렸을 때 불렀던 동요 부르시면서 밤을 샌 적도 있어요

박인규 : 동네 주민뿐만 아니라 먼데서도 오신다고 하니까 경상도, 전라도, 충청북도에서도 하신다는데 공연계획이랄지, 또 혹시 작은 학교에서 우리 학교도 와 달라 신청하려면 홈페이지 같은 게 있습니까?

주홍미 : 문화예술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신청하시는 방법이 있고요, 일반 관람객들은 네이버 사이트로 들어가셔서 검색창에 찾아가는 가족콘서트 치시면 저희 블로그로 연결됩니다.

박인규 : 원래 폐교 콘서트를 하시다가 작은 한교 콘서트로 발전해서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도 하신다고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운동입니까

주홍미 : 저희가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의 특별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기보다는 저희가 하는 공연 자체가 지역 주민들과 학교 선생님들에게는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프로그램화돼 가고 있는 거죠.

박인규 : 그렇게 문화활동을 하면서 학교가 살아난다 어떻게 보면

주홍미 : 그렇죠. 이것 때문에 살아났다고 표현하기는 무리가 있겠고, 여러 가지 상황도 있을 수 있겠는데 이를테면 학교가 문 닫지 않게 하기 위해서 선생님들이 방과 후까지 다 책임지는 경우도 있고 학부모들은 각각 개인승용차로 아이들을 태워 나르고 하는 경우. 도 순번을 짜서 돌아가면서 학부모들이 다 직장을 갖고 계신 분들인데도 급식조를 짜서 운영하고. 재정적으로 어렵고 하니까 다 그렇게 참여해서 진행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저희는 문화프로그램을 하는 사람들이니까 프로그램으로서 이런 공연이나 공연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프로그램도 있을 수 있을 거예요. 미술교육이랄까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저희 같은 경우는 프로그램으로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에 약간의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할까, 그런 게 많은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작은 학교가 그 지역사회에서 활동의 중심이 되면서 필요성이 더 증대되고. 어떻습니까, 제가 기억하기로 폐교 분교들 학생이 적은 학교들은 예산 문제 때문에 김영삼 정부 때부턴가요 많이 줄었는데, 다니면 어때요? 폐교, 분교들 실태랄까

주홍미 : 그 어려움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데 선생님들 만나 뵙게 되면 여러 가지 말씀을 하세요. 첫 번째는 교육 통폐합 정책 때문에 선생님들이 열의를 가지고 학교 프로그램이나 운영에 참여하고 싶어도 본교에서 제한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본교에서 하지 말라고. 사실 이번에 저희가 투어를 하는 학교에서도 그런 경우가 있는 경우가 있어요. 분교 선생님들이 적극적으로 저희 공연을 초대해서 준비를 한참 하고 있는데 본교에서는 너무 그렇게 크게 하지 말아라. 너무 홍보 크게 하지 말라고 하고, 예를 들면 가면 아이들 급식이 있기 때문에 급식을 하는 김에 출연자들 식사를 대접해 주는 경우도 있고 그런데 하지 말라고

박인규 : 본교에선 어떤 점을 우려하는 건가요?

주홍미 : 교육 통폐합정책으로 합쳐야 되는데 살아나는 게 반갑지 않은 경우들이 있고. 작년의 경우에는 새로 오시게 된 교장 선생님이, 처음에 말씀하셨던 본교 교장선생님은 좋다고 하셨는데 저희가 추진하는 동안 교장선생님이 바뀌었어요. 그 교장선생님이 오셔서 하지 말라고 해서 캔슬된 경우도 있습니다.

박인규 : 폐교라든가 분교도 그렇고, 폐교를 어떤 문화적 거점으로 또는 분교를 활성화시키는 문화적 행사를, 물론 지금 하시는 연주회도 있겠지만 다녀보시면 여러 가지, 이런 활동도 하면 도움이 될 텐데. 혹시 그런 아이디어는 떠오르신 게 없던가요?

주홍미 : 제가 올해 모 언론 지면에서 봤는데, 어떤 기업의 사장님께서 학교에작은 도서관들을 만들어 주는 일을 하시더라고요. 물론 그 기업의 사회공헌에 해당되는 비용과, 주위에 그런 활동에 동참하시고 싶어 하는 여러 분들의 작게는 몇만원에서 많게는 몇천만원까지 기금을 다 모아서 총 10개 학교를 리노베이션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는데, 아마 서너 군데 했을 때 지면을 제가 접한 것 같아요. 이를테면 그게 꼭 기업이 아니더라도 일반인들이 참여해서 공간을 만들어주는 일을 한다든지. 아니면 아까도 잠깐 말씀드렸지만 미술 프로그램 같은 것. 미술이나 음악학교를 졸업하고 각자 자리에서 전문적으로 활동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그런 걸 또 가르치는 일을 전문으로 하시는 분도 있으니까 그런 분들의 인력풀을 만들어서 돌아가면서 순번을 짜서, 예를 들어 월요일은 미술, 수요일은 음악프로그램... 이렇게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면 학교 아이들에게도 아주 도움이 될 것 같고 그 학교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잘 자라서 나중에 좋은 성인이 되는 데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쉽더라고요.

박인규 :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도 있는데 계속 통폐합만 하자고 하니까 안타깝기도 하네요.
서른몇군데를 다니셨다니까, 다녀보신 중에 정말 이 학교는 아름답다. 살리고 싶다. 그런 학교가 많겠지만 딱 하나 꼽으라면 어디일까요?

주홍미 :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 학교인데, 처음에 인터뷰 시작할 때 말씀드렸지만 자연경관이 워낙 아름답고, 앞에 강이 흐르고 자연산수가 아주 좋은데 거기 정말 그림처럼 폭 들어가 있는 학교에요. 가평에 있는 가평초등학교 명지분교라고 하는 곳인데... 전교생이 7명이었어요. 아마 2년 전이었던 것 같은데 이 공연을 한다고 하니까 애들이 뭘 준비하고 싶어서 학생들이 막 고민하다가 선생님께 요청을 했대요. 우리가 모여서 뭘 하고 싶다. 그래서 그 어린이들이 뭘 했었느냐면 오카리나를 다 방과 후에 계속 배운 거예요. 그래서 오카리나로 비발디의 사계를 연주했는데 처음엔 떨어서 잘 못했는데 나중에는 너무 아름답게 잘, 모습 자체가 아름다우니까요.

박인규 : 그 학교 아직 남아있나요

주홍미 : 남아있습니다

박인규 : 분교 다니는 학생들은 좀 더 큰 학교를 다니고 싶어 합니까, 그냥 다니고 싶어 합니까?

주홍미 : 얘기를 항상 해보는데요, 분교 다니다가 본교로 옮겨간 아이들도 다시 분교로 오고 싶어 해요. 그리고 큰 일 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이들 스스로도. 없어지면. 그래서 없어지지 않게 해달라고 개인적으로 부탁을 하려고 와서 우리 없어지지 않게 해주세요 하고 말하는 아이들도 있고요. 이 학교가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전국 어린이 수영대회가 열렸어요. 저희 공연 전에 이미 지나갔던 일이긴 한데, 전국 수영대회를 나가고 싶은데 그 앞에 수영장까지 가려면 한 시간을 버스를 타고 나가야 수영장이 있어요. 그리고 재정적으로도 어렵고 하니까 수영장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그 앞에 개울이 흐르는데 거시서 몇 달 동안 연습을 계속 한 거예요. 그런데 그 개울이 헤엄쳐서 갈 수 있는 방향이 역방향이었던 거예요. 거기서 계속 훈련하고 전국대회가 열리기 하루 전날 가까운 시내 수영장에서 연습을 마지막으로 한 번 하는데, 역류로 연습하다가 그냥 순방향으로 가니까 쫙쫙 나가는 거죠. 아이들이 자신감을 얻은 거예요. 그래서 이튿날 열린 전국대회에서 명지분교가 1위를 했어요

박인규 : 박태환이 딴 데서 나오는 게 아니네요

주홍미 : 네. 좋은 환경이 좋은 재능과 좋은 사람을 만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박인규 : 주홍미씨는 15년 가까이 많은 공연을 해오셨으니까, 서울은 문화공연이 많지 않습니까. 일부에서는 공연물가가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말도 하는데. 또 지금 작은 학교나 폐교에서는 또 어떻게 보면 문화적인 혜택을 못 받고 있고. 이런 걸 좀 평준화할 수 있는 방안은 없나요?

▲ ⓒ프레시안

주홍미 :
무료로 하는 큰 공연이든 작은 공연이든 이런 경우는 국가의 지원정책과 그걸 후원하는 기업의 지원제도가 필수적으로 있어야. 이를테면 작은 학교 혹은 무료공연이고 작은 공연이라고 해서 그 퀄리티가 떨어지면 안 되거든요. 퀄리티는 오히려 더 높아야 하고 더 좋은 공연을 보여줘야 하고. 그러려면 사실 지원정책이나 스폰서 제도가 확립돼야 하는 측면이 있고. 또 하나는 유료공연인 경우에는 지원정책도 중요하지만 관람을 위해서 티케팅을 하는 일반 관객들이 얼마나 많이 양적 질적으로 팽창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젠데 어느 날 갑자기 되는 문제가 아니고 어려서부터 교육을 많이 받아와야 가능한 거거든요. 외국 프랑스 같은 경우는 어렸을 때 교육프로그램에 공연 관람을 하는 프로그램이 정해져 있습니다. 공연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어려서부터 알고 있기 때문에 어른이 돼서도 전체 수입의 몇 퍼센트 정도는 문화 관람을 위해서 쓴다. 이게 정말 나를 위한 길이다 하는 기본적인 인식이 돼 있는 거죠.

박인규 : 작은 학교 콘서트는 언제까지 하실 계획입니까?

주홍미 : 제가 올해로 5년째를 맡고 있는데 처음 시작할 때 10개년 계획을 가지고 10년 동안 저 말고 맡아서 하는 사람이 안 나온다면 제가 10년간 계속 하고. 10년이 지난 이후에도 아무도 없으면 계속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이번 공연 잘 하시고 10년 계획도 잘 하시고. 더 좋게는 주홍미씨 같은 공연기획자가 많이 나와서 시골 마을에서도 많은 공연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홍미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찾아가는 가족 콘서트' 주홍미 추진위원장과 함께 내일부터 열리는 전국 순회공연 내용과 작은 학교에서 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가을밤 낭만,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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