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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뉴스 생방송 중 '낙하산 반대' 팻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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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뉴스 생방송 중 '낙하산 반대' 팻말 등장

YTN 노조 오픈 스튜디오서 '기습 시위' …배지·리본 투쟁 '예고편'

16일 오후 1시 YTN <뉴스의 현장> 생방송 중에 앵커의 어깨 위로 '공정방송' 팻말이 나타났다.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지부장 노종면)가 생방송 중 스튜디오 뒤 사무실로 들어와 카메라에 잡히도록 팻말을 들고 서 있었던 것.

YTN 1시 뉴스는 앵커의 등 뒤로 투명 유리벽을 통해 사무실과 부조종실이 보이는 구조의 스튜디오에서 진행된다. YTN 노조는 이 점을 이용해 1시 뉴스 시작 직전부터 스튜디오 뒤 사무실로 들어와 부조종실 앞에서 팻말을 들고 서서 피케팅을 시작했다.

노종면 위원장이 '낙하산 반대' 그림이 그려진 "공정방송" 팻말을 들고 섰고 그 옆에 검은 테이프로 'X' 표시를 한 마스크를 쓴 노조원들이 "YTN 접수기도 낙하산은 물러가라", "논공행상 인사는 YTN 사장 될 수 없다"는 등의 팻말을 들었다.

이들은 화면의 여백에 '공정방송' 팻말이 잘 잡히도록 주의를 기울였고 카메라의 각도에 따라 자리를 바꿔가며 '공정방송' 팻말이 늘 앵커의 어깨위에 비치도록 했다. YTN 노조가 사전 보안을 위해 극소수를 제외하곤 사원들에게도 비밀로 한 터라 현장에 있던 뉴스팀과 앵커들도 뉴스 직전까지 피케팅을 모르고 있었다.
▲ YTN 1시 <뉴스의 현장> 방송 화면. 앵커의 등 뒤로 "공정방송" 팻말과 "YTN 접수기도 낙하산은 물러가라" 라는 팻말이 보인다. ⓒYTN

▲ YTN 카메라에 잡힌 "공정방송" 팻말 모습. ⓒYTN 노동조합

1988년 손석희 당시 MBC 아나운서가 MBC 노조의 지침에 따라 "공정방송 쟁취"가 적힌 검은 리본을 달고 9시 뉴스를 진행하는 등 앵커와 기자들이 '리본 투쟁'을 벌인 적은 있었지만 앵커의 뒤에서 손팻말 시위를 벌인 것은 방송 사상 처음이다. YTN 노조로서는 사상 최고 수위의 투쟁을 벌인 셈.

YTN 노조는 "내일부터 있을 배지·리본 패용 투쟁에 앞서 집행부가 먼저 결의를 보인다는 차원에서 피케팅을 결행했다"며 "내일부터 제작되는 모든 리포트에 배지와 리본 패용 화면이 삽입될 수 있도록 조합원 여러분의 결연한 동참을 기대한다"고 했다.
▲ 공정방송 팻말을 든 노종면 노조위원장의 모습. ⓒ프레시안

"양심에 따라 보도하겠다"

이들이 피켓 시위를 시작한 지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 정영근 편집부국장이 화가 난 표정으로 20층 스튜디오로 나타나 피켓을 내릴 것을 요구했다. 그는 "이것은 아니다", "방송 가지고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연신 소리치면서 피켓을 내릴 것을 요구하다 부조종실의 사원들에게 앵커 뒤 유리벽을 불투명하게 만들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피켓을 들고 있던 노조 집행부는 "노조의 제작 투쟁 지침을 따라야 한다"며 맞섰고 사원들도 국장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

정 국장이 노종면 위원장에게 연신 피켓을 내릴 것을 요구하는 가운데 10분 여가 더 지났고 이홍렬 보도국장 직무대행, 문종선 방송심의위원 등 너댓명의 중간간부가 올라와 이에 가세했다. 이들은 노조위원장의 이름을 부르며 반말로 "이것은 아니다", "다른 방법으로 투쟁하면 되지 않느냐, 방송 가지고는 안된다"고 소리치며 물리적으로 팻말을 끌어내리려했다.

이에 조합원들은 "노조가 파업까지 결의할 때까지 선배들은 무엇을 했느냐","회사에서 조합원 12명 경찰에 팔아먹을 때 선배들은 왜 막지 못했느냐", "우리는 양심에 따라 보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등으로 맞섰다.

곧 중간 간부들은 욕설을 쏟아내면서 이들과 몸싸움을 벌였고 노조원들은 이들에게서 등을 돌리는 등 최대한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려 했으나 다툼이 격해지자 "이제 그만하자"는 노조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스튜디오 밖으로 나갔다.

이로써 YTN 1시 뉴스에는 "공정방송 사수" 팻말이 20여 분간 노출됐다. 이는 17일부터 시작될 기자들의 '공정방송 사수' 뱃지와 리본 달기 투쟁의 '예고편'인 셈.
▲ 부조종실에서 스튜디오 뒤 유리벽을 불투명하게 만들라고 지시하는 편집부국장. ⓒ프레시안

▲ "공정방송" 팻말을 내릴 것을 요구하는 중간 간부와 이를 저지하는 YTN 노조원들. ⓒ프레시안

이미 경영진은 이날 오전 사내게시판을 통해 "회사는 기자나 앵커가 방송에서 배지나 리본을 패용할 경우 회사가 해당기관으로부터 시정명령 등 처분을 받을 수 있음을 우려하며 실제로 제재를 받는다면 사규에 따라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측은 추석 직전인 12일 오후 임장혁 <돌발영상> 팀장을 비롯한 사원 6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추가 고소했다. 이로써 사측이 고소한 사원은 12명이 됐다. 또 사측은 17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구본홍 사장 출근저지 투쟁에 동참한 사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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