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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사태 운운 말고 北주민 민심부터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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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사태 운운 말고 北주민 민심부터 잡아야"

정세현 "붕괴론 입각한 흡수통일론은 환상"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3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유고를 기다리고 있다는 듯 우리 정부가 중계방송하듯 상황을 설명하는 것은 남북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북한 당국이 공식 발표할 때까지 '할 말이 없다'고 하는 미국의 태도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고 "한미동맹을 강화한다는데 미국이 외교 문제에서 처신을 어떻게 하는지 배우는 쪽으로 정부가 자세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관할권 자동으로 주어지지 않아"

정 전 장관은 정부가 김정일 건강이상설 뒤 추진하고 있는 개념계획 5029의 작전계획화(化)에 대해 "5029의 대상은 일차적으로 북한이지만 그 배후에 있는 중국을 자극해 중국의 군사적 개입을 정당화하는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념계획 5029는 북한 급변사태시 한미 연합사령부가 북한에 침투해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를 장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상희 국방장관은 최근 이 개념계획을 구체적인 병력의 이동까지 명시한 작전계획으로 승격시키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는 "급변사태 플랜이다, 플랜B다 하는 것은 내밀하게 발전시켜 나가면 되지 이렇게 터뜨리면 그 자체가 위력을 상실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정부의 이같은 성급한 움직임에 대해 "붕괴론에 입각한 흡수통일을 생각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앞서나가는 얘기를 하면서 마치 북한에 커다란 일이 벌어지고 우리가 북한에 대해 군사적.정치적 조치를 할 수 있는 것처럼 국민들에게 환상을 심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만약에 북한 붕괴와 같은 문제가 생기더라도 우리 관할권이 자동적으로 북한에 적용되지 않는다"라며 "그럴수록 북한 주민의 민심을 사는 것이 중요하고, 그걸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체제의 변화나 통일은 북한의 민심이 결정적 변수다. 북한 민심을 장악하는 쪽이 우월적 지배권을 행사한다"라고 거듭 강조하고 "북한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만큼 식량 지원 등을 강하게 추진해 북한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어들일 것인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일 "3대 세습, 내 대에 되겠나"

김정일 건강이상설 이후 추측이 무성한 후계구도에 대해 정 전 장관은 2004년 12월 자신이 중국에 갔을 때 중국의 북한문제 전문 연구자들이 북한 고위층에서 흘러나온 얘기라면서 "김 위원장이 '그게 내 대(代)까지 되겠나'라고 말했다"며 3대 세습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지금은 김정일 위원장이 후계수업을 받던 70~80년대 경제보다 훨씬 나쁘고 국제상황도 안 좋아 빚도 못 얻어 쓴다. 이것을 20~30대 자식에게 무려 주는 것은 굉장히 불안할 것"이라며 "김정일 위원장의 말이 본심으로 보이고, 그렇다면 집단지도체제로 가고 거기서 문제해결 능력, 김정일 이후 시기에 제기되는 문제에 대한 능력 있는 집단이나 개인 지도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김정일 위원장이 쓰러졌다고 추측되는 8월 14일 이후 북한의 불능화 중단 선언이 나온 것을 두고 북한 내부의 권력투쟁설을 제기하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이에 대해 정 전 장관은 "그렇다면 북한 5개 권력기관이 충성서약을 했다는 얘기가 의미가 없어진다. 너무 앞서가는 추측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불능화 중단 선언은 권력투쟁과 무관하게 미국이 약속을 안 지키고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도 일종의 경고를 내보내야 하는 주장이 탄력을 받았을 것"이라며 "건강이상설과 불능화 중단 조치는 우연의 일치일 뿐 전략적으로 연계된 건 아니다. 미국의 대북 조치가 불능화 중단 조치를 촉진시켰다"라고 강조했다.

북한 정권 수립 60주년(9.9) 때 정규군이 아닌 민간무력인 노농적위대 열병식이 열린 데 대해서도 그는 "첨단 공격성 무기를 들고 나오는 것보다는 비군사적인 사람들을 동원해 퍼레이드를 벌임으로써 핵문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북한사회에 대한 이미지를 순화시키려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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