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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핵심과제는 여성의 경제력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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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앞으로 핵심과제는 여성의 경제력 향상"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9/12]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태현 신임 원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요즘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해 지면서, 고위관리직 여성의 비율이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등 그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 분야에서는 남성보다 나은 실력을 발휘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하지만, 육아 문제 등.. 여전히 여성들의 사회 진출에는 걸림돌이 많아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입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우리사회 여성문제를 연구하고 여성들의 사회 활동을 지원하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태현 신임 원장을 초대해 신임 원장으로서의 포부와 계획을 들어보고 현재 우리나라 여성문제의 현주소와 관련 정책들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태현 신임 원장입니다. 김태현 원장은 1973년 이화여자대학교 가정대학을 졸업했고 82년 고려대에서 가족학 전공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82년부터 성신여자대학교 가족문화소비자학과 교수를 거쳐 심리복지학부 교수로 재직했으며 한국여성학회장과 한국노년학회장, 인문사회연구회 기획평가위원회위원을 역임했습니다. 현재 사단법인 한국가족상담교육단체협의회장과 한국가족관계학회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저서로는 <양성평등이 보장되는 복지사회>, <21세기에 만나는 여성의 삶>, <재중 북한이탈 여성들의 삶>과 <여성복지론> 등이 있습니다.

박인규 : 우선 취임 축하드립니다. 세상의 절반이 여자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절반에 해당하는 여성 관련 정책을 만드는 연구원의 원장이 되셨기 때문에 어깨가 무거우실 것 같은데요 신임 원장으로서 소감과 포부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태현 : 저희 연구원은 1983년 한국여성개발원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정부 출원 연구기관입니다. 시대변화에 따라 사회적 요구도 달라지면서 여성정책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연구기관으로 위상을 정립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능변화에 걸맞게 작년에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으로 명칭을 바꿨습니다. 워낙 오랜 기간 동안 한국여성개발원으로 알려져 있다 보니 저희 연구원이 개명된 걸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박인규 : 이름을 바꾼 이유가 특별히 있나요?

▲ ⓒ프레시안

김태현 :
이제 여성은 더 이상 개발의 대상이 아니죠. 현재 우리 사회는 새로운 여성정책환경의 변화를 맞고 있고 여전히 많은 여성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유엔 세계 여성의 해 100주년이기도 하고 본원 개원 25주년을 기점으로 굉장히 의미있는 해에 제가 부임하게 돼서 사실 더 어깨가 무겁습니다.
앞으로도 본원이 더 많은 연구성과를 만들어내서 실질적으로 생활 속에서 구현되고 체험될 수 있는 정책제안을 할 수 있도록 더 노럭하겠습니다.

박인규 :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창립 25주년에 원장으로 취임하셨는데 그렇다면 신임 원장으로서 여성정책연구원을 이렇게 끌어가겠다. 주력해야겠다. 그런 분야가 따로 있습니까?

김태현 : 우선 우리 사회 전반에 존재하는 남녀차이에도 불구하고 정확하고 체계적인 통계분석이 개발돼 있지 못한 듯합니다. 그래서 본원에서는 성별영향평가

박인규 : 여성들의 실태에 대한 여러 가지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마련하시겠다.

김태현 : 그리고 성인지예산, 성인지통계 등 성 주류화 분야에서 세계적 선도기관으로 위상을 정립하기 위한 노력을 하려고 합니다.

박인규 : 성인지예산이라는 건 어떤 겁니까?

김태현 : 정부 예산이 남성과 여성에게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고 이를 예산체계와 편성에 반영해서 성평등을 위한 정책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겁니다. 예를 들어 화장실 예를 많이 드는데요. 우리가 아주 공평하게 한다고 똑같이 만들면 여성한테 불리하고 여성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낮습니다. 그럼 그 이후에 더 화장실을 짓거나 이러면 예산이 더 많이 들잖아요. 처음부터 여성들의 태도와 행동, 가치, 방향 이런 것이 남성과 좀 다르거든요. 그걸 먼저 파악 분석하고 그 위에서 예산을 쓰면 나중에 그 효과는 더 효율적이죠.

박인규 : 그런 식으로 남성과 여성에 미치는 예산의 효과를 연구하기 시작한 게 언제부텁니까?

김태현 : 2000년대 들어서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고 원래는 1995년에 북경 여성대회에서 이것이 참 중요하다고 언급되기 시작했는데, 우리나라는 본격적으로 2000년부터 시작돼서 지금 현재 2010년도에는 우리나라 각 부처, 정부부처가 모두 성인지예산에 의해서 예산을 집행하게 돼 있습니다.

박인규 :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경제 참여율이 50%를 넘었다고 해요. 예를 들면 사법시험이라든가 여성들이 굉장히 많이 진출하고 국회의원도 많이 늘어서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는데, 한국 여성의 사회적 지위 어떻게 보십니까? 만족할 만합니까?

김태현 : 아직은 만족 못할 수준입니다. 진행자께서 경제 참여율이 높아졌다고 말씀하시는데 실제를 들여다보면 아직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면 2007년 말 현재에 의하면 50.9%가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입니다. 이 숫자는 OECD 30개국 중에서 우리나라가 27위, 최하위 수준입니다. 이 최하위 기록에서 우리가 더욱더 주목해야 될 점은 우리나라가 특히 다른 나라에 비해서 대졸 이상 고학력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59% 밖에 안 됩니다. OECD 평균이 82%입니다. 그에 비하면 크게 미달하고 있죠. 그리고 또 하나 특징은 자녀 출산과 양육기에 노동시장을 이탈하는 현상입니다. 우리가 흔히 이걸 M곡선이라 부르는데요, 다른 나라에 비해서 우리나라가 이탈현상이 심각합니다.

박인규 : 20대에는 열심히 활동하다가 아이를 낳는 30대쯤 되면 그만 두는.
그런데 M자형 곡선 말씀하셨지만 실제로 가장 큰 걸림돌이 역시 육아문제 아닙니까?

김태현 : 맞습니다. 2006년도 조사에 의해서도, 여성 취업에 가장 장애요인이 뭐냐고 물었을 때 45.9%... 가장 높은 비율이 육아부담이라고 지적했거든요. 육아비용도 너무 많이 들고 안심하고 맡길 곳이 걱정이고, 또 좀 더 좋은 곳에 맡기고 싶은데 생각은 그렇지만 그 생각에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 이런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그런데 또 큰 문제는 우리나라 물론 육아휴직제도가 있죠. 하지만 남녀 근로자가 마음 놓고 사실 사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비스 면에서도 시설과 가정 내 보육의 이용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있고, 전반적으로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질 높은 충분한 공적 보육시설이 부족한 상탭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에 불구하고 육아가 여전히 여성의 주된 역할이 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직장문화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지금 말씀은 아직까지도 육아가 여성만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게 문제라는 말씀이신가요? 쉽게 고쳐질 수 있을까요 남성들이?

김태현 : 그래서 저희가 일과 가족생활 양립 지원정책이 맞물려 가지 않으면 아무리 보육시설을 늘리고 이용료를 지원하더라도 해결이 어렵습니다. 일 가족 양육정책은 여성들의 경제활동이 증가하면서 여성노동에 대한 사회적 수요와 여성 자신의 취업욕구에 부응해서 가족과 직업생활을 조화시킬 수 있는 노동구조, 그리고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거든요. 이미 세계 각국들은 일과 가족생활의 조화로운 양립을 가능하게 하고 이를 지원하는 제도와 환경의 조성을 상당히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번에 스웨덴, 프랑스를 비롯해서 6개국 학자들을 초빙해서 우리 원에서 일 가족 양립 국제심포지엄을 가졌습니다. 그때 나온 이야기들이 한국 남성 귀가시간이 가장 늦고 근무시간도 길고, 이 긴 것이 또 한국 남성의 음주문화와 연결돼 있습니다. 그래서 때론 집에 들어가서 자녀와 부인하고 대화하고 싶어도 시간이 없어서 못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양육도 결국 함께 참여하지 못하는 거죠.

박인규 : 남성들 입장에선 사실 내가 술 먹고 싶어서 먹냐, 다 일 때문에 먹는 거다 그러는데.

김태현 : 바로 그겁니다. 그래서 결국 그 문화가 여성만이 아닌 남성과 자녀 모두에게 피해로 돌아갑니다. 왜냐면 이렇게 대화시간이 없다 보면 가정에선 자녀와 엄마는 뭉치게 돼요. 그리고 아버지는 왕따 되기 쉽습니다. 그러니 모든 사람이 사실 피해자가 되는 거죠.

박인규 : 남성도 육아를 비롯한 가정일에 참여해야 된다. 어떻게 하면 유도할 수 있을까요

김태현 : 우리 사회가 그야 말로 가족 친화적인 문화가 돼야 하고 기업에서도 가족 친화적인 기업문화를 만들어가야 되고, 정부에서는 남성들이 육아휴직제도를 사용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그런 적극적인 지원 없이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좀 어렵습니다.

박인규 : 지금 말씀하신 것도 굉장히 중요한 일이고, 장기적인 과제인 것 같고, 당장 어린아이를 키워야 하는 입장에서는 아까 말씀하신 마땅한 보육시설이 없다. 정부에서 상당히 많은 예산을 지원해주는데 아기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시설이 마땅치 않다. 이런 불만이 많은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까?

김태현 : 지금까지 보육정책이 주로 보육시설 중심으로 이뤄져왔거든요. 0~2세 아이들의 경우는 거의가 정부쪽에서 보육지원을 해주겠다, 이런 여러 가지 정책이 쏟아지는데, 이 외에 우리 사회가 병행해서 추구해야 될 부분이 지역사회의 어떤 공동체적으로 육아를 양육하는 문화도 생각해야 되고, 그리고 지역사회가 다 같은 마음으로 아이를 양육하는 공동체 육아문화도 정착돼야 하고. 또 하나는 우리나라에서도 지금 시행하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 제가 가족건강복지센터를 운영했었습니다. 그때 일본에서 성공한 패밀리서포트센터가 있습니다. 이게 뭐냐면 거기서는 노인들 50. 60, 70대 노인들을 교육시켜서 맞벌이를 하는 집에 파견을 시킵니다. 그런데 젊은 사람들의 일터를 빼앗는 게 아니라 틈새를 겨냥하는 겁니다. 아침 일찍 7시에 그 집에 출근해서 아이를 돌보다가 엄마는 출근하고 그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 줍니다. 그럼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돌아올 때 손잡고 아이를 집에 데려와서 7,8,9시까지 아이를 봐줍니다.

박인규 : 노인들이 어린 아이 도우미, 돌보미 역할을 하는 군요

▲ ⓒ프레시안

김태현 :
네. 그러면 세대간 교류도 이뤄지고 세대간 이해도 돕는데요. 그런 것을 제가 가족건강복지센터에서 우리나라 노인들을 교육시켜서 현장에 보냈습니다. 그 분들이 아직까지도 유치원에 파견돼서 특별활동 시간에 아이들을 돌보는 할머니교사 역할을 하는데요. 굉장히 유치원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합니다.

박인규 : 각 지역사회에 사실 능력있는 나이 많으신 분들이 많은데요, 이 분들을 활용한달까... 본인도 일을 하시면 좋겠고, 그런 것들이 많이 개발됐으면 좋겠네요. 약간 다른 문제긴 한데요, 어떤 언론보도를 보니까 1인가구가 세상을 바꾼다. 그런 제목도 보이고, 한부모가족, 할아버지 할머니나 손자 손녀가 같이 사는 조손가족, 1인가구, 비혼가족 가족형태가 굉장히 달라지고 있는데 이런 것들이 여성정책과 관련이 있지 않습니까?

김태현 : 관련이 많습니다. 우리나라가 1990년대 이후에 한국 가족이 그 형태에서 다양성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가족형태의 다양화는 어떤 사회환경적 요인, 사회구성원, 특히 여성들의 가치관이나 결혼에 대한 생각, 가족의 의미 등에 기인하거든요. 또 더욱이 정보화사회의 빠른 속도 속에서 가족의 형태, 가치, 관계는 더욱 변화될 전망입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전형적인 핵가족, 즉 남성과 여성이 법적으로 결혼해서 자녀를 낳은 가족. 이런 가족은 57.8%밖에 안 됩니다. 그리고 독신가구가 20%를 차지하고요. 한부모가족이 9.4%를 차지하고. 또 조손가족... 서구사회에서도 이런 가족이 skipped-generation family라고 해서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가고 있거든요. 이 가족도 0.4%. 그 이외에 통계는 안 잡히지만 동거가족, 소위 말하는 계약결혼, 공동체가족, 성적소수자가구, 이런 다양한 가족이 출현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이 분들을 지원하기 위해서 여성정책연구원에서 준비하시는 게 있습니까?

김태현 : 저희들은 이런 분들에 대해서는 결혼과 가족형성 혹은 선택은 그 자체가 인간의 기본적 권리거든요. 따라서 아버지 중심 가족형태가 아닌 어떤 형태의 가족이든 안정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배려와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법제도의 지원, 가족법이나 사회보호법을 개정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한부모 지원, 독신가구 ,조손가정 지원도 경제적 심리적으로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박인규 :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게 우리나라에 국제결혼이 많아지면서 동남아나 중국 등에서 온 외국인 신부들이 많지 않습니까? 이른바 다문화가족이 생기면서... 사실 집안에서 여성, 어머니 역할이 큰데 외국에서 우리나라로 시집온 여성들이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어려움이 많지 않습니까. 다문화가족을 위한 복안 같은 게 있으신가요?

김태현 : 우리나라 국제결혼이 전체 결혼의 10%를 넘어섰거든요. 그리고 2007년도 조사를 보면 혼인한 농업, 어업에 종사하는 남성의 40%가 외국여성과 결혼합니다. 그래서 다문화가족이 거의 일반적인 가족형태로 앞으로 자리잡아갈 것 같은데요. 현실은 정말 굉장히 빠르게 변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국제결혼을 하는 한국인 가족들이나 일반 시민들, 외국인, 특히 개도국 출신자들에 대한 태도나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인식은 그리 빠르게 변화하지 않고 있어서 이런 과도기적 상황에서 문제가 사실 많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국제결혼 관련해서는 어떤 상업적 결혼구조에 대해서 많은 문제가 제기돼 왔고. 이외에도 일상을 함께하는 가족들이 문화적 차이로 인해서 크고 작은 갈등에 직면하고 있지만 차이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사실 갈등이 곪아가는 경우가 적지 않거든요. 그래서 우리 연구원에서 이와 관련한 연구과제들을 많이 수행했습니다. 중요 정책과제로 가족구성원 상호이해교육, 임신출산 및 양육 관련 교육, 상담서비스, 개별가족지원을 위한 찾아가는 서비스, 또 한국어교육, 한국문화이해프로그램 등을 이미 관련부처에 제시했고, 이에 기반해서 보건복지가족부에는 다문화가족과가 있습니다. 이 과에서 다문화가족 생애주기별 맞춤형 서비스 지원시책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결혼이민자, 배우자, 시부모, 부부관계, 부모, 자녀 등 가족관계 증진을 위한 가족통합교육 추진은 문화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가정 내 자녀교육의 어려움을 해소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인규 : 여러 가지 정책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구도 하고 그것이 실제 도움이 되려면 집행돼야 하는데, 여러 가지 정책에 비해서 실제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예산이나 인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김태현 : 저희들이 정책을 많이 쏟아내놓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 그래도 많이 정부의 정책화 되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예산은 조금 더 많이 배정받아서 더 잘했으면 좋겠다는 언제나 그런 바람은 있죠.

박인규 : 언제부턴가 우리나라 출산율이 낮다는 우려가 많이 나오는데 그것 관련해서 자녀가 셋 이상인 가정에 대해서는 많은 혜택이 주어지고 있는데 불임부부에 대해서는 지원이 너무 없다는 불만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김태현 : 2006년에 우리가 불임부부에 대해서 지원을 하고 있는데요... 2006년 시행 이후 한 2년간 26000가정에서 33000건의 시술을 받은 결과 2007년에 사실 6530명의 아기가 태어났어요. 금년에도 약 3천여 명의 아기가 더 태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금년에도 1만여 불임가정에 체외수정시술비 약 150만원씩, 기초생활보호대상자에게는 255만원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최대 2회 지원하고 있고, 또 1월부터는 거주지 보건소에서 연중 신청을 받고 있으므로 지원하고자 하는 가정에서는 신청을 하고 지원을 받도록 해야 될 것입니다. 이외에도 민관 협력을 통한 인공수정 시술비 지원사업도 계속 추진하고 있고, 정부가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임부부 지원사업은 저출산 극복과 불임가정의 행복권을 목표로 시행되고 있고 향후 보다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박인규 : 앞으로도 불임부부에 대한 지원은 계속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여성계의 가장 큰 화두랄까 과제는 뭐라고 보십니까?

김태현 : 올해가 유엔 세계 여성의 해 100주년이 됐어요. 그 화두가 여성 경제력 향상으로 설정되면서 여성정책이 가족, 노동, 복지 등과 시너지가 돼야 실질적으로 달성될 수 있다는 차원에서도 세계적으로 여성정책 기조가 변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적 상황들이 여성권리쟁취를 좀 더 넘어서서 남성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즉 양성평등사회가 실질적으로 생활 속에 구현되고 체험될 수 있도록 하는 변화를 갖고 있습니다.

박인규 : 보다 많은 여성들이 실질적으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해서 경제력을 늘려줘야 된다. 이것이 현실적인 과제다. 그것과 관련해서 보면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여성부 폐지 논란도 있었고 실제로 여성 관련 예산이 삭감됐다는 지적도 많이 있어요. 현 정부의 여성 관련 정책 어떻게 보십니까. 만족할 만하십니까?

김태현 : 여성가족부에서 여성부가 되면 숫자로 5에서 3으로 줄어드니까 줄어든 것 같죠.실제로 보육예산도 삭감된 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오히려 여성을 특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집중하고. 모든 부처가 성영향평가를 통해서 그에 합당한 성인지예산을 책정할 수 있도록 조정역할만 잘 하면 성평등확산효과가 과거보다 커질 겁니다. 이걸 우리가 기대하고 있고요. 이명박 대통령께서 여성문제에 대해서 핵심 내용은 잘 파악하고 계십니다. 이해력이 높기 때문에 여성정책을 후퇴시키지 않으실 거라는 바람은 갖고 있습니다.

박인규 : 바람대로 잘 되겠지요. 예전에는 여성의 지위 향상... 하면 국회의원, 장관이 몇 명 나왔느냐... 그랬는데 그건 약간 상징적인 측면이 많고 여성들의 경제활동을 늘린다는 것이 보다 더 보편적인 여성활동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여성정책연구원장으로서 앞으로 3년 임기 동안 어떻게 여성지위향상을 위해 일하실 건지 마지막 마무리말씀 부탁드립니다.

▲ ⓒ프레시안

김태현 :
우리 사회는 몇 가지 신화에서 벗어나야 되는데요. 그 신화를 벗기는 일을 열심히 하고자 합니다. 하나는 정상가족 신화. 남녀가 법적으로 결혼하고 자녀를 낳는다. 그걸 넘어서 다양한 가족을 끌어안아야 됩니다. 그래야 그들에 대해서 지원할 수 있고 그들에 대해서 고통받고 차별받는 사람들이 줄어드는 사회가 되거든요. 또 하나, 단일민족 신화입니다. 이걸 벗어나야 다문화가족에 대해서 관심도 갖고 그에 대한 지원이 있을 겁니다. 또 하나 벗어나야 될 신화가 장시간 일해야 이상적인 노동자다, 하는 신화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래서 일과 가족생활을 양립해야만 우리가 즐거운 사회가 될 수 있다는 거죠. 그리고 또 하나는 저출산고령화시대에 여성인력의 활용은 아주 필수불가결한 국제적 과젭니다. 정말 국가적 국제적 과제거든요. OECD국가에 비해서 현저히 낮은 여성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기 위해서 일과 가족 양립정책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요. 또 여성이 전 생애를 통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그리고 미래가 희망이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사회. 그야 말로 지속 가능한 성평등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여성과 남성이 상생하는 사회. 그래서 여성의 성장이 곧 사회의 성장을 가져온다는 믿음을 우리 사회에 자리잡게 하고 싶습니다. 성평등을 통해서 선진국가로 갈 수 있다는 꿈을 갖고 이를 향해서 실천해가려고 합니다.

박인규 : 가족의 다양성, 민족 구성의 다양성이 인정되고 일과 가족의 양립이 보장되는. 그렇게 해서 지속 가능한 성평등사회를 이룩하겠다. 여성정책연구원에서 많은 활약을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태현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태현 신임 원장을 초대해 신임 원장으로서의 포부와 계획을 비롯해 현재 우리나라 여성문제의 현주소와 관련 정책들에 대해 자세한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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