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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칼테러' 보도 안한 KBS, '땡전뉴스'로 돌아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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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칼테러' 보도 안한 KBS, '땡전뉴스'로 돌아가나"

범국민행동 등 "KBS 벌써부터 정권 눈치보기?"

9일 새벽 서울 종로 조계사 앞에서 벌어진 '식칼 테러' 사건을 지상파 방송사들이 축소보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한국방송(KBS)는 9일 <뉴스9>에서 이 사건을 단신으로도 다루지 않아 '정권의 눈치보기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높다.

방송장악·네티즌탄압저지범국민행동과 광우병대책회의는 1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사회의 최대 이슈였던 미국 쇠고기 문제로 시민 3명이 '회칼테러'를 당했는데도, 이를 보도하지 않은 것은 공영방송으로서 직무유기"라며 "공영방송 KBS의 보도태도에는 실망을 넘어 분노마저 느낀다"고 비판했다.

"KBS 눈치보기 이어지면 수신료거부 운동 나서겠다

사건 당일인 9일 KBS가 이 사건을 다룬 것은 이날 아침 6시에 방송되는 <뉴스 광장>에서 12번째 꼭지 "흉기 난동 …3명 부상"에서 간단하게 보도한 것이 전부다. 그 이후 KBS는 <뉴스12>, <뉴스라인> 등 어떤 뉴스 프로그램에서도 다시 다루지 않았고 메인 뉴스인 <뉴스9>에서도 마찬가지 였다.

이에 대해 범국민행동 등은 " 이날 KBS는 뉴스가 끝난 후 방송될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와 관련해서는 "최대 관심사 '경제'", "잠시 후 생중계" 등 두 꼭지나 다뤘다"면서 "특히 뉴스 후반부에 나온 <잠시후 생중계>는 대통령이 KBS에 도착해 이병순 사장 및 임원진과 인사를 하고 방송 준비에 들어갔다는 내용이 전부였다. 국민들의 생명이 위협받은 사건이 이 보도보다 뉴스 가치 없는 것인지 KBS에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공영방송 KBS가 이명박 정권의 눈치를 보며 '땡전뉴스'로 회귀할 것인지 지켜보고 있다"며 "'국민의 방송' KBS가 끝내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정권 눈치보기'로 나아간다면 그에 상응하는 심판이 뒤따를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어젯밤 방송3사 뉴스를 보며 KBS에 단신으로라도 나오겠지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면서 "사장 교체 직후엔 화면에서 어청수 경찰청장의 퇴진구호를 삭제하더니 이제는 국민을 시험에 들게 하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KBS와 이명박을 하나로 두고 싸워야 하느냐"며 "KBS가 계속 이런 식으로 정권의 눈치를 보면 (시민과) 갈등할 수밖에 없다. 시민이 KBS를 버리는 순간 KBS 구성원들은 독재정권 시절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원석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도 "이번 사건은 촛불에 대한 정치적 테러"라며 "KBS는 사장 교체 전후로 벌써부터 보도와 편성에서 정권의 의중을 따르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식의 보도가 계속되면 후에 시민들이 KBS를 지키기 위해 더이상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상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벌써부터 정권 눈치를 보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며 "기계적 중립이나 정권 눈치보기 식으로 모호한 보도를 계속하면 수신료 거부, 구독 거부 운동을 펼 것이다. 양심적 기자·PD들은 부디 이 사건의 진실을 제대로 보도해달라"고 당부했다.
▲ 범국민행동, 광우병국민대책회의의 촛불시민 테러 언론보도 규탄 기자회견. ⓒ언론노보

"MBC는 어떤 기준으로 뉴스 가치를 정하나"

또 MBC와 SBS의 보도 역시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이날 MBC <뉴스데스크>는 이 사건을 "흉기 휘둘러 중태"라는 제목으로 15번째 꼭지에서 전달했고 SBS <뉴스9>은 9번째 꼭지로 "쇠고기 논쟁'..중상"이라는 제목으로 다뤘다.

범국민행동 등은 MBC의 보도에 대해 "이 보다 앞서 나온 보도들을 살펴보면 "서울에 열대과일"은 한반도 온난화로 작물재배지도가 바뀌고 있다는 소식이고, "내일 남북대결"은 10일 중국에서 열릴 월드컵 축구대표팀이 북한과 경기를 치른다는 안내였다"며 "MBC가 어떤 기준으로 뉴스가치를 정하는지 궁금한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MBC의 보도 내용도 실망스러웠다"며 "사건정황을 보도하며 피습당해 중상을 입은 윤 모씨의 주장과 가해자 박 씨의 주장을 나란히 실었다. 사건의 의문점 등을 제기한 광우병국민대책회의와 피해자의 기자회견은 보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SBS의 보도에 대해선 "이 역시 박씨의 주장과 피해자의 반박을 나란히 실었으나 안티이명박카페와 광우병대책회의 등이 경찰의 행태를 비판하고 이번 사건을 '공권력의 방조아래 일어난 정치테러'로 규정했다는 등의 내용을 담아 다른 방송사와 차이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가 방송장악 시도를 노골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들은 지상파 방송사들의 보도 태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지금이라도 이번 사건의 의미와 의문점 등을 제대로 보도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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