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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경제의 회생, '집값 추가 하락' 여부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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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미국경제의 회생, '집값 추가 하락' 여부가 관건"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9/10] 대한생명 경제연구원 최성환 상무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세계경제의 기관차인 미국 경제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 여파 등으로 어려워지면서 장기 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최근 부실 모기지 업체에 대한 사상 최대 규모의 구제금융을 단행하면서 그 효과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우리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 미국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을 진단해보는 마지막 시간인데요. 대한생명 경제연구원 최성환 상무와 함께 현재 미국 경제의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비롯해 미국 금융 구제책 단행 배경과 기대효과 등에 대해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대한생명 경제연구원 최성환 상무입니다. 최성환 상무는 1980년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91년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80년부터 20년 동안 한국은행에서 근무했고 조선일보 경제 전문기자를 거쳐 현재 대한생명 경제연구원 상무로 재직 중입니다. 또한 한국경제학회 경제교육위원회 위원과 한국경제연구학회 이사로도 활동 중입니다. 주요 저서로는 <얼굴 없는 대통령>과 <직장인을 위한 생존경제학>, <고전과 논술> 등이 있습니다.

박인규 : 전 세계가 지금 경제가 어렵다고해서 한국경제, 중국경제, 미국경제를 알아보는 시간 마련했는데요. 이미 작년부터 경제가 어렵다. 가장 큰 원인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다. 우리말로 비우량주택담보대출이라고 하는데 지금 미국의 경제상황 어떤지, 배경을 설명해 주시죠.

▲ ⓒ프레시안

최성환 :
미국 경제가 나빠진 가장 큰 이유 하나를 들라고 하면 아무래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로 인한 금융 경색, 이어서 실물경제 부진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는데. 성장률을 보더라도 미국 경제는 IT거품 붕괴로부터 회복한 2003년 2.5% 성장했거든요. 2006년까지 3% 안팎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미국 같이 큰 경제가 3%면 굉장히 높은 성장률이고. 작년에는 말씀하신 대로 주택경기 하락과 그에 이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로 2.2% 수준으로 성장률이 낮아졌고 올해 성장률은 1%대로 더 떨어질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인규 : 작년부터 계속 나빠지고 있는 거군요. 저희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에 대해서 따로 말씀도 들었는데 지난 7일인가요? 미국 정부에서 페니메, 프레디멕이라는 굉장히 큰 모기지업체로 알고 있는데 거기에 200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넣기로 했다. 그 조치로 사태는 끝나는 겁니까? 우선 그 조치가 어떤 걸 의미하는지

최성환 : 프레디맥과 페니메는 미국의 2대, 양대 거대 모기지업체입니다. 이 업체가 중요한 것은 중소 모기지 은행들의 중앙은행 역할을 했거든요. 그 모기지 은행들이 개인들을 상대로 모기지를 팔아서 채권을 가져오면 다시 사주는 역할을 했어요. 그리고 이 모기지업체들이 발행한 채권 규모가 무려 5조3천억 달러 정도 됩니다. 이 채권에 문제가 생기면 금융시스템 자체가 잘 안 돌아가게 되는 거죠

박인규 : 그럼 우리 돈으로 5300조... 상상이 안 되네요.

최성환 : 우리나라가 올해 잘 해야, GDP... 국내총생산 규모가 1조 달러 정도 되니까, 우리나라 GDP의 5배 이상

박인규 : 그걸 채권으로 발행했는데 부실화돼가고 있다

최성환 : 일부 부실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그러다 보니 하는 수 없이 미국 정부에서도 국유화를 한 거거든요. 구제금융을 주는 대신 경영진도 다 바꿨습니다. 정부 기관이 들어가서 운영을 직접 하겠다고 했는데요

박인규 : 국유화라는 건 어쨌든 부실채권을 갖고 있어도 지불은 다 해준다. 나라에서 책임지고

최성환 : 네. 그래서 최근 한국은행하고 중국의 인민은행, 일본은행 이런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피해가 크다는 것도.. 사실 그런데 중앙은행들이 그렇게 부실위험이 큰 채권에 투자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일단 미국 정부가 나서서 암묵적으로 채권에 대해서 보증했으니까 유동성이라든지 채권의 값, 이런 부문에서 상당히 호전됐다. 그러다 보니 거래가 안 될 뻔한 채권들도 거래가 되니까 숨통을 튼 거예요

박인규 : 언론보도를 보니까 바로 다음날인 8일 주가가 급등하고 상황이 호전되는 것 같던데, 상황 끝난 겁니까?

최성환 : 아닙니다. 8일 증시를 보면 2.6%.. 290포인트나 올랐으니까 굉장히 많이 올랐는데 가장 큰 것은 일단 그간의 걸림돌이던 신용경색 또는 금융경색이 상당폭 풀리겠다. 그래서 오른 주식들도 보면 시티그룹이나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 이런 회사들이 많이 올랐습니다. 이런 회사들이 상대적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부실을 많이 갖고 있는 걸로 알려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가장 핵심은, 이번 조치가 1회성 아닌가 그런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좀 더 주택가격이 떨어진다고 하면 다시 부실이 생산되거든요. 현재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부실 규모가 전 세계적으로 1조 달러 정도 되는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각국의 글로벌 은행들이 우리가 부실을 털었다. 부실을 상각했다고 발표한 부분이 다 더해도 4천억에서 5천억 달러 정도밖에 안 됩니다.

박인규 : 그럼 나머지 5천억 달러는 못 받는 채권

최성환 :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채권이고, 앞으로 주택가격이 더 떨어진다고 하면 그 부실이 더 확대될 수 있는

박인규 : 주택가격이 더 떨어질 수도 있습니까?

최성환 : 케이스슐러 20대 도시, 미국 주택가격지수를보면 2006년 7월 고점을 쳤습니다. 그리고 지난 6월까지 하략률을 보면 18.8% 떨어졌습니다. 케이스슐러지수를 만든 로버트 슐러 교수는 뭐라고 하냐면, 대공황 직후 한 30% 떨어진 게 가장 많이 떨어진 건데 1930년대 아닙니까. 그 이후 현재가 제일 많이 떨어졌고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럼 지금 18.3%인데 앞으로 10%, 20% 더 떨어질 거다. 이런 비관론자들도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아까 말씀하신 비우량 뿐만 아니고 그보다 한 단계 높은 알트A라든지 프라임, 우량모기지까지 문제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박인규 : 미국이 양대 모기지업체인 페니메, 프레디맥에 구제금융을 하면서 발등의 불은 껐는데 앞으로 가격이 더 떨어지면 부실로 예상되는 약5,6000천억 달러의 부실이 나올 수 있다. 그걸 막기 위해서 미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까, 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해서

최성환 : 그래서 페니메, 프레디멕에 2천억 달러를 투입하면서 주택경기도 안정되기 바라는 거죠. 그리고 한편에서는 2006년 7월부터 주택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그러다 보니 작년 재작년에 주택공급이 상당히 적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하반기쯤에는 주택 가격이나 거래도 바닥을 치지 않을까, 이런 낙관적 견해도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 쪽에서는 이번에 2천억 달러는 투입했으니까 주택경기에도 좀 좋은 영향을 미쳐서 바닥을 치고 올라오기 바라는 경우가 아닐까 싶습니다.

박인규 :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주택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주택경기가 살아나면서 부실채권이 상환되고 그러기를 주시하는 거군요. 일각에선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때문에 미국이, 일본이 90년대에 겪었던 장기불황으로 갈 수도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많이 하는데 그 부분은 어떤가요?

최성환 : 그 부분은 뭐하고 엇물려 있냐면, 미국 경제가 제가 말씀드렸지만 2003년부터 3% 안팎의 성장을 해서 2007년까지 괜찮았다, 한 4,5년 괜찮았거든요. 호황이 4,5년 길게 갔다면 거기에 대한 반대급부

박인규 : 너무 길었나요 호황이

최성환 : 네. 그러다 보면 반대급부인 경기침체나 불경기도 좀 더 길게 가지 않을까. 저는 미국 학자들이 발견한 거긴 합니다만, 고용상황을 보면, 올 들어 지금 한 55만 명 정도의 일자리가 없어졌습니다. 매달 7만 명, 8만 명 이렇게 줄고 있어요. 8월에도 8만 명 정도 줄었는데 그 중 하나가 뭐냐면, 실업률이 한 달에... 전월에 비해서 0.3%포인트 이상 점프하는 경우가 늘어나면 그게 한 세 번 정도 되면 그 다음에는 성장률이 급락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1차, 2차 오일쇼크, 걸프전쟁이 있었던 1990년 91년, 최근에는 2001년 IT거품 붕괴시에도 그런 식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보면 실업률 저점이 언제였냐면 작년 3월의 4.4%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8월에는 7월의 5.7에서 6.1%로 점프했습니다. 1년 한 반 정도의 실업률이 1.7%포인트나 급등했고 그 과정에서 전월 대비 0.3%포인트 이상 점프한 경우가 네 번이었습니다. 과거 경험에 비춰보면 미국 경제가 급락할 일만 남았다고 보는데요, 사실 2분기에 전기 대비 3.3% 성장을 했는데 왜 갑자기 3,4분기 가면 특히 4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하느냐면 1,2분기 성장률이 좋았던 건 작년부터 금리를 공격적으로 계속 인하했고 경기부양책으로 감세안을 1600억 달러를 내놨지 않습니까. 그것이 5,6월에 실제로 감세 부문 환급을 했습니다. 그래서 일시적인 현상 아니냐 이렇게 보는 겁니다.

박인규 : 그 말씀은 구제금융으로 주택경기를 주목해야겠지만 그것 말고도 굉장히 미국 경제에 악재가 있다는 말씀이네요. 그렇다면 이런 식의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미국 경제의 침체 얼마나 갈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 ⓒ프레시안

최성환 :
그래서 아까 말씀드린 대로 하반기에 나빠졌다가 내년 상반기까지 안 좋을 것으로 봅니다. 그러다가 내년 하반기쯤 돌아서지 않을까 보고 있거든요. 그렇더라도 주택가격 하락,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계속 이어지면서 회복 강도는 강하지 않을 거다, 이렇게 보거든요. 왜 제가 자꾸 주택경기를 강조하느냐면 미국 주택시장규모가 23조 달러입니다. 미국의 국내 총생산이 작년에 13조8천억 달러였거든요. GDP의 두 배 가까이 되니까 주택가격이 쭉 올라갈 땐 부의 효과가 있어서 내가 집값이 올랐으니까 냉장고도 한 대 사고 차도 갈고 이러다가 거꾸로 집값이 떨어지게 되면 소비에 굉장히 악영향을 미치게 되거든요. 안 쓰고 차도 1년 더 쓰고, 무슨 냉장고야, 무슨 여행이야, 이렇게 될 거거든요. 특히 또 미국 경제는 소비가 한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형 구조를 갖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주택경기가 악화되기 시작하면 소비가 나빠지고, 소비가 나빠지면 성장률이 떨어지고. 그렇게 되면 또 미국이 한 해 수입이 2조 달러입니다. 2조 달러가 미국인들이 소비를 않게 되면 아무래도 2조 달러가 줄어들게 되겠죠.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이나 인도, 남미,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미국으로의 수출이 둔화되게 되니까 전 세계 경제가 둔화되지 않을까 우려가 있는 거죠.

박인규 : 그런 우려가 내년까지는 상존하고 있다. 그렇지만 일각에선 한국 같은 경우 가장 큰 무역상대국이 중국이고 미국은 사실 2,3등인데. 미국이 세계 경제의 기관차다, 일각에선 최후의 소비자라고 말하는데, 미국 경제의 회생이 세계 경제에 왜 그렇게 중요한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최성환 : 미국 경제가 지금도 차지하는 비중이 25%입니다. 전 세계 GDP의 4분의 1을 미국이 차지하고 있고. 수입 비중을 보면 전 세계 수입의 한 1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경제규모는 25%나 되는데 왜 수입규모는 적냐면, 원유나 곡물, 광물, 원자재를 제외하면 또한 최종소비재를 예를 들어 LCD, TV, 휴대폰, 우리가 주로 생산하는 물품 기준으로 보면 30% 정도 됩니다. 그런 데다가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부분 40에서 50. 또 전 세계 외환보유액의 60% 이상이 달러거든요. 우리나라도 60% 넘습니다. 그러다 보니 미국 경제가 한 번 주춤하게 되면 전 세계가 주춤하게 되는데 아까 말씀하신 대로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대미수출 비중이 중국의 거의 절반 밖에 안 되고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12% 밖에 안 되는데 뭐 그렇게 크겠느냐 하지만, 우리나라 수출도 결국 보면 중국을 통하고 아세안을 통해서 또 미국으로 가고. 그 나라들 경제가 나빠지면 우리 수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으니까요. 여러 가지로 우리는 수출이 좀 주춤하지 않을까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

박인규 : 여전히 미국 경제는 한국과 세계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제다. 주택경기 침체, 미국 내 고용악화 외에 앞으로 미국 경제의 진로를 볼 때 주목해야 할 만한 부정적인 부분,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 수 있을까요

최성환 : 다행인 것은, 미국이 굉장히 선제적으로 경제정책을 펼쳐나가면서 도대체 어디에 문제가 있는가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겁니다. 작년 9월부터 금리를 5.25에서 2.0%로 낮췄고 아까 제가 1600억 달러 감세를 했다고 했는데 그러면 미국 GDP 13조8천억 달러의 1%가 넘는 돈이지 않습니까. 요즘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는 것도 상대적으로 미국 성장률은 3.3%지만 유럽과 일본의 성장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황이기 때문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거거든요. 물론 미국 경제가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까지 나쁘긴 하지만 최악의 공황이라든지 아주 큰 불황이라든지, 그런 것은 없을 거다. 특히나 이번에도 굉장히 비난이 많지 않았습니까. 페니메와 프레디맥에 어떻게 2000억 달러를 국민의 세금을 투입해서

박인규 : 이른바 도덕적 해이다

최성환 : 우리로 치면 대마불사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올 텐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투입해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그걸 발판으로 주택경기도 좀 안정시키고. 또 필요할 경우에는 더 경기부양을 해서라도 경기를 이끌어가겠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조금 어렵다곤 하지만 잘 헤쳐나가지 않을까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박인규 : 미국 경제의 침체에 따라서 앞으로 한 1년 남짓 동안은 어렵겠지만 파국은 오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1년 동안 한국 경제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겠는가, 이게 또 중요하겠네요.
미국은 일단 사상 최대 구제금융을 해서 일단 주택금융 관련된 급한 불은 껐다는 게 지금까지의 말씀인데요. 우리나라도 9일, 10일. 이른바 9월 위기설, 영국의 타임지 같은 경우는 검은 9월이 된다는 말도 했는데 물론 저희가 어제 말씀 나눈 전문가께서는 그건 약간 괴담 수준이다. 최성환 상무님도 똑같이 보십니까?

최성환 : 저도 비슷하게 보는데요. 9일 10일 양일간 60억 달러의 국채 만기가 외국인 보유한 부분이 돌아와서 이걸 다 팔고 나가면 외환시장도 안 좋고 불안해지고 채권금리도 올라갈 거라고 얘기하는데, 우리나라의 하루 서울 외환시장에서 외환거래 규모가 600억 달러거든요. 그런데 5,60억 달러가 들어온다고 해서 어느 정도 영향은 미칠지 모르지만 큰 여파가 있을 것으로는 생각지 않고요. 또 외국인들이 만약 60억 달러를 바꿔서 나가겠다고 하면 당일에 하지 않습니다. 그 전부터 부지런히 바꿔서 있다가 나가지 그날 딱 팔아서 외환시장 나가서 달러로 바꿔서 나가는 경우는 없고요

박인규 : 어쩌면 외환시장을 잘 모르는 분들이 생각하는 걸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일각에서는 괴담 수준이긴 하지만 그런 식의 위기설이 널리 유포된다는 것 자체가 문제 아니냐는 말도 하시던데요.

최성환 : 그렇습니다. 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느냐, 배경이 중요할 것 같은데, 저는 기업으로 보면 어느 기업이 10년 동안 꾸준히 흑자를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해 들어서 적자로 돌아서게 되면 그 회사 직원들도 불안하지만 바깥에서 보는 분들도 이 회사 뭐 좀 잘못되는 거 아냐? 이렇게 보거든요. 우리나라의 대외수지를 보면 경상수지가 1월부터 7월까지 78억 달러의 적자고 자본수지, 이건 우리나라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돈을 갖고 들어오고 우리가 갖고 나가는 건데 그건 110억 달러의 적잡니다. 작년에는 경상수지가 60억 달러의 흑자였고 자본수지가 62억 달러의 흑자였습니다. 상품과 서비스를 내다 파는 것이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서고 돈들이 왔다갔다 하는 것도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서니까 한국 경제에 문제 없나, 이런 생각이 들고요.

박인규 : 외국 투자가들도 조금 걱정하기 시작했다

최성환 : 그러다 보니 위기를 촉발할 수 있는 점화플러그가 없나 찾아보니 9일, 10일에 국채 외국인 보유 만기가 67억 달러더라. 그것이 증폭되지 않았나. 그래서 그런 부분을 우리가 좀 조심스럽게 볼 필요가 있고요. 무조건 위기가 아니라고 얘기하기보다는

박인규 : 뭔가 하여튼 문제있는 부분은 있다. 작년에는 자본수지 경상수지가 120억 흑자였는데 올해는 190억 정도가 적자다. 심각하긴 하네요. 일각에선 그런 부분과 함께 이명박 정부의 경제운용에 대해서, 좀 시기를 놓치고 있는 거 아니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하시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최성환 : 아까 미국 같은 경우는 선제적으로 정책들을 펴가면서, 상황을 파악하면서... 경제정책이라는 게 이렇습니다. 논에 물을 댈 때 갑자기 비가 오는 것도 아니고 논에 물을 한쪽에서 대면 저쪽 끝까지 가려면 상당히 시간이 걸리죠. 경제정책도 가뭄이 있다든지 하면 미리미리 물꼬를 터줘야 되는데 우리는 지금도 감세안이 아직 될지 안 될지 모르고요. 금리는 오히려 올렸습니다. 금리는 8월 7일에 한국은행이 0.25%포인트 인상했고 한 달도 안 된 9월 1일에 정부는 대규모 감세안을 내놨죠. 엇박자죠. 물론 한국은행이 독립된 기관이긴 하지만 경제를 읽는 흐름에서 지금 다 내리려고 하는 와중에. 물론 물가를 가장 최우선으로 하는 중앙은행으로서 물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런 부분에서 엇박자를 보이는 부분도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주고. 여러 가지 면에서 정부가 정책신뢰를 국민들로부터 얻지 못했다고 봅니다.

박인규 : 또 다시 미국 경제 얘기로 돌아가서, 11월에 공화당의 매케인 후보와 민주당 오바마 후보가 대결하는데 어떤 후보가 되느냐에 따라서 미국 경제의 진로도 달라지는 거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최성환 : 그런데 경제정책을 보면, 특히 국내 경제정책에서 보면 민주당 공화당 별 차이가 없습니다. 물론 큰 정부냐 작은 정부냐 세금을 얼마나 깎아주냐, 이런 부분이긴 하지만 지금처럼 미국경제가 안 좋을 것으로 보면, 오바마도 부유층 세금 폐지를 연기하겠다 경제가 더 나빠지면. 그렇게 해서, 문제는 대외경제정책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상당히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공화당이 좀 더 개방적이고 자유무역주의라면 민주당은 좀 더 폐쇄적이고 보호무역에 가깝습니다. 만약 공화당이 집권하게 되면 전임 공화당 정부를 받아서 한미FTA라든지 콜롬비아와FTA를 적극적으로 의회의 비준을 이끌어내려고 노력하겠지만, 만약 오바마... 민주당 측이 집권하게 된다면 한미FTA를 원점부터 다시 재협상하자 이런 얘기가 나올 수 있고. 좋은 꼬투리를 우리가 쇠고기 부문에서 만들어 줬고 그런 부분은 있지만. 어차피 전반적으로 경제를 살리자 이런 쪽은 다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인규 : 미국이란 나라는 사실 우리나라 정치, 경제, 안보 중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인 건 사실이고, 한때 미국경제가 재채기를 하면 우리는 감기몸살 걸린다는 말이 있었는데. 앞으로 경제관계를 어떻게 끌어가는 게 좋을지 마무리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최성환 : 제일 중요한 건 미국 경제가 어떤 흐름으로 갈 것인가 계속 주시해야 합니다. 미국경제가 좀 나빠질 것 같다고 하면 우리는 내수 부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최근 한 7,8년 동안 계속 수출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 왔습니다. 비행기로 치면 단발엔진이죠. 비행기가 안전한 비행기가 되려고 하면 엔진이 여러 개 있다가.

박인규 : 수출하면서 내수도...

▲ ⓒ프레시안

최성환 :
엔진 하나가 부진하거나 고장나면 다른 엔진을 스페어로 돌려야 되는데 소비도 2분기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건설, 설비투자 다 부진하거든요. 이번에 감세안을 정부가 내놓기도 했지만 좀 더 소비부양, 투자부양 이런 쪽으로 정부가 나서서. 미국 경제만 쳐다볼 수는 없지 않습니까. 우리도 세계 13위권 경제로서 내수를 좀 키워서 외풍의 영향을 좀 덜 받는 경제로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인규 : 외부에서 다가오는 위기를 우리가 우리 힘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런 위기나 장애요인이 온다는 걸 잘 안다면 대응을 잘 할 수 있다는 말씀이군요. 앞으로도 1년간은 어렵다고는 하는데 잘 준비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최성환 : 고맙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우리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 미국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을 진단해보는 마지막 시간으로 대한생명 경제연구원 최성환 상무와 함께 현재 미국 경제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자세한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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