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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경제 살리려면 내수를 진작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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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서민경제 살리려면 내수를 진작시켜야"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9/09] 현대경제연구원 한상완 상무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어제부터 사흘 동안 한국, 중국, 미국 세 나라의 경제 상황을 진단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는데요 오늘은 그 두 번째 시간으로 한국 경제 상황을 점검해 봅니다. 금융시장의 혼란을 가져온 '9월 위기설', 그 '진원지'였던 외국인 보유 채권의 만기일이 다가오면서 과연 9월 위기설이 설로 끝날지 아니면 현실이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우리 경제 상황과 위기 요인을 살펴보고 금융 불안과 환율 급등을 비롯한 9월 위기설 논란 등 경제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현대경제연구원 한상완 상무입니다. 한상완 상무는 1961년 충남 태안 출생으로 1983년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했고 1991년 뉴욕시립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92년 현대경제연구에 들어가. 재무전략실장, 경영컨설팅본부장, 경제연구본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산업전략본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박인규 : 요즘 하도 위기설이 많아서, 우리나라 같은 경우 9월 위기설까지 나오고.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경제의 현 상황을 어떻게 보십니까?

▲ ⓒ프레시안

한상완 :
크게 한 세 가지 특징을 들어 말씀드릴 수 있는데, 이번 경기침체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다 한꺼번에 침체를 겪고 있다는 게 한 가지 큰 양상입니다. 우리만 경기침체에 들어가 있으면 빠져나오기도 쉽거든요. 그런데 우리뿐만 아니라 선진국... 미국, 일본, 유럽 다 들어가 있고 중국도 경기가 좀 안 좋아지는 것 같고 베트남, 이런 신흥국들도 다 안 좋거든요. 그 와중에 우리도 같이 들어가기 때문에, 전 세계 중앙은행장들이 어느 정도 공조를 좀 하고 벗어나려는 노력을 해야 되는데 잘못하면 굉장히 크게 깊은 경기침체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두 번째 특징을 보면, 실물과 금융이 한꺼번에 문제가 터지고 있습니다. 원래 실물과 금융이 따로 가는 건 아니거든요. 실물이 나빠지면 금융도 나빠지고 금융에 문제가 생기면 실물도 어려워지는데, 이번에는 특이하게도 실물 쪽에서도 문제가 터져 있고 금융 쪽에서도 문제가 터져 있습니다. 실물 쪽에서 보면 아무래도 미국 주택경기부터 시작해서 세계 경기가 전체적으로 어렵고 그런 와중에 국제유가 원자재가가 올라가 있고 실물 쪽에서 문제가 터졌고. 아까 말씀드린 미국 주택경기에서 어떤 문제가 터졌냐면 서브프라임 문제가 터졌죠. 우리도 지금 부동산 쪽과 가계대출이 연계돼 있어서 조금 불안한 양상이고요. 실물과 금융 문제가 한꺼번에 복합적으로 터지다 보니 침체의 골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마지막으로 말씀드리면 최근 우리 침체 원인이 국내보다는 주로 해외 쪽에 집중돼 있다고 보여집니다. 서브프라임도 해외에서... 원자재가격 올라가는 것도 해외에서... 그런 부분들이 다 터지면서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침체 원인이 해외에 있을 땐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습니다. 허리띠 졸라매는 거 말고는 별다른 대책이 없습니다. 그런 특징들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전 세계적 경기침체고 실물과 금융이 동시에 침체. 따라서 우리만의 노력으론 극복하기 힘든 위기다. 지금 당장 어려운 상황이기도 한데, 당장 초미의 관심사는 이른바 9월 위기설이다. 이미 8월 말부터 9월에 큰 위기가 온다. 10년 전 IMF를 능가하는 위기가 올 것이다. 굉장히 괴담 수준으로 많이 퍼져 있어요. 9월 위기설의 내용이 뭡니까?

한상완 : 괴담 수준이라고 말씀하셔서 받아 말씀드리면 괴담인 것 같아요. 9월 위기설이 내일 모레면 위기인지 아닌지 판명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만들어 퍼뜨린 사람들의 실체가 없거든요. 내용은 있습니다 일부...

박인규 : 내용은 9일 10일이면 외채가 한꺼번에 만기가 도래해서 우리가 갚지 못할 것이다

한상완 : 자세한 얘기를 말씀드리겠는데, 얘기가 그렇게 되다 보니까 요즘은 11월, 12월 위기설도 나오거든요. 이런 괴담들이 실체가 별로 없고 가능성은 별로 없는데 만들어지는 괴담들이 계속 속편들이 나오는 게 특징입니다. 속편으로 갈수록 아무래도 파괴력은 적어집니다. 실체를 한 번 뭐 때문에 9월 위기설이라고 하는지 말씀드리면, 오늘과 내일 이틀 동안 외국인들의 우리나라 국채 보유분, 만기 물량이 달러로 치면 한 67억 달러라고 하고 원화로 치면 6에서 7조 된다고 하거든요. 그 정도 되는 금액의 국채가 한꺼번에 만기가 몰림으로써 외국인들이 이 돈을 한꺼번에 달러로 역송금을 해버리면 우리나라 외환시장에서 외환수급에 문제가 생긴다.

박인규 : 달러가 바닥난다.

한상완 : 일시적으로 외환수급 문제가 생기면서 환율이 크게 뛰어오르고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금융시장이 제대로 작동 안 할 수 있다는 게 위기설을 주장하는 사람들 얘긴데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지난 8월 말 현재 외환보유고를 보면 2400억 달러가 넘고 일각에선 그 중 한400억, 500억 달러가 미국의 패니메 프레디맥에 몰려 있어서 우리나라의 가용 보유고가 얼마 안 된다고 얘기하는데 그래도 여전히 이 정도 금액은 우리가 버는 돈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거든요.

박인규 : 말씀은, 67억 달러 정도의 외환이 필요한데 그것은 사실이지만 그것 때문에 위기가 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시는 거군요.

한상완 : 그것 때문에 위기가 날 가능성은 거의 없고요. 다음에 이 사람들도 60억 70억 달러 되는 돈을 한 번에 빼갈 사람들은 아니거든요. 한 번에 빼가면 1100원 하던 게 1200원 1300원으로 뛰어버리면 자기들이 갖고 갈 수 있는 돈이 적어지거든요. 어차피 원화로 받는 돈이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그렇게 할 리도 없고. 또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상당히 진정되다 보니까 이번에 공적 자금을 집어넣기로 했기 때문에 외국의 금융시장의 위기가 안정되면 그 사람들도 돈을 빼갈 이유가 많지 않거든요. 그래서 제가 아까 말씀드렸듯이 이건 거의 괴담 수준 아닌가...

박인규 : 11월 위기설, 12월 위기설은 내용이 있는 겁니까?

한상완 : 내용은 없고 말만 그렇게 나오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럼 9월 위기설이 전문가들이 보시기에 근거 없는 그야 말로 설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경제에 문제가 없는 건 아니죠?

한상완 : 여전히 문제는 있죠. 이런 조그만 거 하나가 나라가 무너질 정도의 큰 문제라고 할 순 없는데, 대신에 금융시장 쪽에서 보면 여전히 경상수지가 안정적으로 흑자로 돌아서지 못해서 외환수급이 펀더멘털 측면에서 좀 안 맞는 부분이 하나 있고

박인규 : 달러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고 있다

한상완 : 그렇죠. 그런 부분이 하나 있고, 우리 부동산 시장 쪽을 보면 가계부채와 맞물려 있는데 가계부채가 660조라고 하는데 그게 거의 대부분 우리는 다 부동산 관련... 그런 건데 지금 부동산이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가 있어서. 조금 가격이 떨어지긴 했지만 부동산에서 만약 버블해소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가계부채도 같이 부실화되지 않겠느냐. 그런 부분에 대한 우려가 좀 있고. 또 건설시장이 확 죽으면서 PF대출이 우리나라 전체가 85조쯤 되는데 그 중 한 40조 이상이 신용등급이 안 좋은 트리플B- 이하의 건설업체들이 40조 이상을 걸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그쪽에서부터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고. 그 외에는 우리 일부 기업들이 자금위기설 이런 얘기들이 돌고 있는데, 이런 것들이 증폭돼서 현상보다 훨씬 부풀려져 보이는 측면이 있긴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문제가 있는 부분들이 조금씩은 있거든요.

박인규 : 지금 말씀하신 건 경상수지나 부동산시장, 건설시장, 기업자금위기, 그런 것들이 위기요인이 될 수 있다고 하셨는데. 서민들 입장에서는 이런 것들은 사실 체감되기보다는 물가가 너무 올랐다, 물가 부분이 10년 만에 최고가 됐다고 하는데, 물가가 왜 이렇게 오를 수밖에 없었는지. 물론 국제원자재가 상승 같은 게 있었겠지만,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겁니까?

한상완 : 물가는 상당히 올라와 있는 상태고요 이렇게 올라와 있는 정도 선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지 않겠나.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이렇게 판단되고요. 그 이유를 말씀드리면

박인규 : 지금 말씀은 오를 만큼 올랐다는 말씀이신가요?

한상완 : 지금보다 조금은 더 올라갈 수는 있겠지요. 그런데 지금 한 단계 올라간 물가 수준으로 자리를 잡을 것 같다는 말씀인데, 그게 물가가 올라가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공급 쪽에 요인이 있고 수요 쪽에 요인이 있는데 수요 쪽 요인은 경기가 과열되면 물가가 끊임없이 올라가게 만들죠. 수요 쪽은 물가가 올라가기 시작하면 상승폭에 제한이 없습니다. 계속 올라갑니다. 지금은 공급 쪽 요인이거든요. 그럼 원자재가가 오르면서 물가가 뛰기 시작한 건데 원자재가 올라간 만큼만 물가가 반영되면 끝나거든요. 그래서 올해 우리 물가상승률이 이렇게 높은 게 올해 정도까지. 우린 계속 물가를 전년 동기 대비로 놓고 보니까요 올해 정도까지 높은 상승률이 나올 것이고 내년쯤 되면 높아진 물가 수준이긴 하겠지만 상당히 안정적인 수준

박인규 : 더 올라가지는 않지만 내려가지도 않고

한상완 : 그렇죠. 안정적인 수준으로 갈 것 같습니다. 성장률은 지난 1/4분기가 최고점을 찍었는데 5.8%, 2/4분기가 4.8%로 떨어지고 3/4분기와 4/4분기는 그보다 좀 더 떨어질 것 같아요. 우리가 한 3%, 2% 성장률을 보게 되면 우리가 그동안 상상하기 참 어려운 성장률이죠. 외환위기 이런 때 아니면 보지 못했던 성장률이 나오는 것 같고, 물가상승률 보면 우리가 5.8% 물가 이런 건 한 10년 전만 해도 늘상 있던 물가였는데 지난 한 5년 동안은 2% 초반에서 꾸준히 안정돼 왔거든요. 그런 물가로 우리가 꾸준히 살다가 갑자기 5%, 잘못하면 6%대 물가도 나올 것 같은데 이렇게 올라가게 되면 스태그플레이션... 완전히 그 상태로 간 건 아닌데 초기 상태까지 와 있다고 보여지고요. 여기에 따라서 앞으로 우리 정부나 경제 주체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심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갈 수도 있고 잘하면 조금 어려운 정도로 겪고 넘어갈 수도 있고.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이명박 정부 초기에 환율이 오르면서 일부에서 수출을 늘리기 위한 방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최근에 환율이 계속 오르는데 수출도 별로 늘고 있지 않다. 환율에 대해서 굉장히 관심이 많아요. 환율의 움직임 어떻게 보십니까?

▲ ⓒ프레시안

한상완 :
환율의 움직임은 지금 현재 적정환율이 얼마다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고, 환율을 결정하는 요소가 크게 세 가지 정도 있습니다. 하나는 경상수지를 균형으로 만드는 게 사실 제일 적정한 일입니다. 우리 경상수지가 아무래도 원유가, 원자재가, 중국의 수입물가 이런 것 때문에 안전하게 균형이다 또는 흑자라고 말씀드릴 수 없거든요. 그 부분에서 환율이 좀 올라가야 하는 부분이 있는 건 확실하고, 그 다음 자본수지입니다. 최근 들어 외국인들이 투자자금 빼나가고 직접투자도 외국에서 우리나라로 오는 것보다 우리나라에서 외국으로 나가는 투자가 늘어나 있고. 이런 부분들 때문에 외환시장에서 달러 수급이 맞지 않는, 사실 그게 거의 제일 큰 부분입니다 요즘은. 요즘 달러가 많이 나가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투기적인 가수요가 있는데, 이건 우리나라가 환투기꾼들이 본격적으로 붙어있는 상태는 아닌 것 같은데 그래도 기업이든 가계든 약간 투기적인 요소가 가미된 투자를 할 수 있거든요. 기업은 해외에서 달러 네고 물량이 들어오면 환율이 올라갈 것 같으면 안 팔고 기다리는 거죠. 반대로 가계에서는 환율이 올라간다고 하니까 외화예금 사 두자 해서, 이런 수요들이 좀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환율이 어느 정도 상승세에서 고비는 넘은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이런 투기적 가수요들은 금방 사라지거든요. 일시적우로 붙는 거니까 그런 측면에서 전체적으로 놓고 본다면 앞으로도 당분간 상승세가 조금 더 가긴 갈 것 같습니다. 자본수지 측면에서 좀 안정돼야 되는데. 그렇다고 해서 1200까지 갈 일은 없을 것 같고, 다만 한 가지 긍정적인 측면은 이런 자본수지 측면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돈을 빼가는 게 본국의 금융시장이 안 좋기 때문에 빼가는 경향이 크거든요. 그런데 미국에서 금융시장 구조개혁을 위해서 공적자금을 투입하기로 이번에 결정했기 때문에 미국 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달러를 송금해갈 수요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는 겁니다.

박인규 : 말씀 듣고 보면 환율이나 물가가 거의 오를 만큼 올랐고... 문제는 이런 것 같아요. 일반인들 입장에서 보면 물가가 10% 가까이 5,6% 올랐고. 더 중요한 건 신규 취업자 수가 월별 20만 명이 안 된다고 해요. 이른바 서민들의 고통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는 거네요. 어떻게 봐야 됩니까 이런 부분들은?

한상완 : 경기침체나 스태그플레이션이나 물가, 고용, 이런 얘기들이 쭉 나오는데요, 경기침체 자체는 심각한 문제는 아니거든요. 경기는 상승도 하고 하강도 해야 됩니다. 경기침체가 사람들이 다 나쁘다고 알고 있는데 실제론 침체가 좋은 거거든요. 경기가 좋을 때 기업들이 투자를 확 늘렸다가 침체기가 오면 좀 닫히죠. 그래서 또 다시 올라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게 침체기인데, 경기침체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내수경기에 침체가 집중돼 있다는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수출은 그런대로 잘 되거든요 아무리 해외 경기가 안 좋아도. 20% 수출증가율도 보이고 있고. 지금 최근 우리나라 고용을 유발하는 사업은 수출이 아니고 내수거든요. 내수 쪽에서 성장해 줘야 고용이 같이 늘어납니다. 요즘 들어 보면 내수는 거의 정체상태에 와 있는 것 같고, 일각에서는 외환위기 때보다 더 힘들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고, 그렇다 보니 경제성장률이 여전히 4%, 5% 이렇게 나와도, 우리가 보통 1% 정도 성장하면 일자리가 6만 개 정도 창출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4.8% 2/4분기.... 4.8%만 따져 봐도 한 5x5=25. 25만에서 30만 개 정도 나와야 되거든요. 그렇게 나오던 일자리가 갑자기 절반 15만 개 이하로 뚝 떨어졌거든요. 그건 뭘 의미하냐, 성장은 하지만 내수는 성장을 안 하고 있다는 거죠. 주로 수출에 의한 성장이지 내수에 의한 성장이 안 되고 있기 때문에 일자리가 창출이 안 되고 있고, 그렇다면 결국 서민들이나 국민들 입장에선 일자리가 늘지 않고 있고 물가는 오르고 있는데 지금 국민소득은 정체상태거든요. 경제성장을 해도 국민소득은 침체고. 그러니까 완전히 삼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박인규 : 그렇지 않아도 제가 많은 분들이 IMF때보다 더 어렵다고 해서 그 말씀 여쭤보려고 하는데 수출은 웬만큼 된다는 거 아닙니까. 대기업들은 웬만큼 괜찮고, 내수를 살리기 위한 비책 같은 게 있는 겁니까?

한상완 : 지금 현재 내수가 안 좋은 이유는 경기가 아까 말씀드렸듯이 스태그플레이션 상태에 진입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소비를 확 줄이거든요. 그럼 제일 먼저 도소매, 음식, 숙박이 확 줄고. 다음 부동산 가격이 너무 뛰다 보니 건설경기를 몇 년째 계속 묶어놓고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 건설업종이 심각한 침체입니다. 그 중에서도 중소 건설업체가 더 어려운 게 대형 건설업체는 고용도 늘리고 있어요. 왜냐면 해외 중동 쪽 건설경기가 좋거든요. 그런데 국내 건설업들은 대부분 일자리를 다 줄여가고 있거든요. 그런 쪽 경기가 워낙 안 좋다 보니 경기가 전체적으로 어려운 건데, 내수를 살리는 방법은 그렇다고 건설경기를, 우리나라 건설경기가 좀 큰 편인데 그걸 막 키워나가는 건 장기적으로 봐서 좋은 일은 아닙니다. 단기적우로는 건설업을 어느 정도 SOC건설을 좀 살려서 일자리를 창출해 주고 거기에 따라서 소비나 이쪽이 늘어갈 수 있게 해주되, 장기적으로는 관광서비스업이나 사업서비스업이라든가, 고용의 비중이 큰 이런 서비스업 쪽으로 우리 경제를 키워나가는 게 우리 내수를 살리기 위한 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인규 : 단숨에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내수, 특히 고용이 동반되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내는 게 필요하겠군요.
경제가 참 눈에 띄게 어려워진 게 어떻게 보면 공교롭게도 올해부터인데, 그러다 보니 일각에선 이명박 정부가 경제정책을 잘못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하고. 정부 쪽에선 아니다. 워낙 대외 요인이 나쁘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고 하시는데, 전문가로서 보시기에 이명박 정부의 지난 6개월 동안의 경제정책을 어떤 성적을 매길 수 있을까요

한상완 : 성적을 잘라서 A,B,C,D,E,F 이렇게 매기라고 하신다면 저도 참 답이 없고. 다만 여건을 좀 보면 이명박 정부에서도 항변할 수 있는 충분한 소지는 있다고 보여집니다. 첫째는 대외 여건이 너무 안 좋았죠. 취임하고서 서브프라임사태를 안고 취임했고. 취임하기 전부텁니다만 국제유가가 폭등했고, 세계경기침체로 들어갔고, 대외적인 여건은 그렇고. 대내적인 여건을 보면 취임하자마자 총선 국면으로 들어갔잖아요. 총선 끝나자마자 여야 간에 다툼이 있어서 국회가 개원된 게 불과 며칠 안 됐단 말이죠. 그 모든 게 대통령이 정책을 펴도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정책을 만들면 국회로 가야 되고 국회에서 도장을 찍어줘야 실시되는 건데 국회가 계속 놀고 있었으니까, 지금까지 6개월을 논 상태기 때문에 경제정책을 제대로 펴려고 해도 펼 수 없었던 여건 아니냐, 이렇게 보여지고요. 그렇게 본다면 이제부터 유가도 좀 안정됐고 서브프라임사태도 진정국면으로 들어갈 것 같고 국회도 정상화돼서 돌아가고 있으니까 지난 6달을 잘했느냐 잘못했느냐를 따질 게 아니라 앞으로 얼마나 경제를 잘 만들어가느냐를 가지고 평가하는 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지금 경제를 살리자는 건 여야를 막론하고 다 동의하는 과제인데, 감세를 많이 얘기하세요. 한나라당에서도 민주당에서도 나름대로 감세를 준비하고 있고. 감세라는 게 경제를 살리는 데 얼마나 효과적인 정책이라고 보십니까?

한상완 : 일단 재정정책 중에 예산을 확장하는 정책과 감세를 해주는 정책이 있는데 그 두 가지의 효과는 다 비슷비슷하다고 봅니다. 확장하는 정책은 기본적으로 SOC라든지 뭘 하든지 해서 일자리를 늘려주고 이렇게 함으로 해서 경제적 효과를 보는 반면, 감세는 해주는 만큼 소득이 늘어나니까 소비로 연결되거든요. 효과는 소비를 해주는 게 경제를 키우는 데 훨씬 크다고 하는데 문제는 감세를 해줄 때 그게 다 소비로 연결되느냐, 아니면 일부는 빚 갚는 데 쓰고 일부만 소비하느냐. 이런 차이가 있어서 양쪽의 효과는 거의 비슷하다고 보는데 한 가지 차이점은, 이번 감세의 전반적인 특징을 보면 기업들의 사업의욕을 꽤 높여줄 수 있는 형태로 감세정책이 나온 것 같아요. 그럼 우리나라 기업들만 사업하고 싶은 의욕을 키워주는 게 아니라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사업할 수 있는 여건도 만들어주는 거거든요. 작년과 올해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가 거의 완전 정체돼 있는 상태로 가는데 이런 것들이 비단 세금 문제뿐만이 아니겠습니다만 여러 가지 투자하기 어려운 여건이겠죠. 그 중에 세제도 투자하기 어려운 요건 중 하납니다. 그래서 이번 세제정책을 전반적으로 보면 다소 세제상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세제를 만들어 놨다 하는 게 저의 경제 쪽에서 보는 관점에서는 그런 답이 나올 수 있겠습니다.

박인규 : 과연 외국인투자가 이번 세제개편으로 늘어날지 주목해봐야겠군요. 또 하나는 아까 잠깐 말씀하셨지만 SOC라든가 건설경기를 통한 경기부양효과 말씀하셨는데 최근 이명박 대통령도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를 통해서 경기를 살려야 된다. 심지어 경부대운하도 다시 할 수 있다 이런 말이 나와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 부동산경기부양책은 바람직한 겁니까?

▲ ⓒ프레시안

한상완 :
이건 사실 조금 딜레마거든요. 부동산경기 살리다가 잘못해서 집값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그건 너무 과열로 가다가 버블이 해소되면 문제가 커지고. 간신히 잡아 놓은 집값이거든요. 집값을 건드리는 정책이 나와선 안 될 것 같고. 그렇다고 그쪽이 지금 침체가 워낙 심각한데 일자리가 30만 개 가까이 나오다가 15만 개 나올까 말까 하는 게 보면 상당 부분이 건설업 침체 때문에 그렇거든요. 이걸 이 상태로 놔둘 수는 없는 거고. 그래서 부동산 정책이 좋은 방향으로 가려고 하면 주택정책을 가지고 가면 효과가 상대적으로 덜할 것 같아요. 주택정책보다는 정부의 SOC투자를 늘려서 그쪽으로 우리 건설인력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좋은 것 같고. 그렇게 본다면 대운하 얘기가 또 다시 나온다고 하는데 대운하라고 하기보다는 지금 우리나라 4대 강 유역의 하천 정비가 굉장히 시급하거든요. 운하는 뚫든 안 뚫든 간에 하천정비라도 지금 빨리 하면 그게 SOC쪽에서 일자리도 많이 창출해 주고, 낙동강 쪽 문제를 빨리 개선해서 지역 주민들의 생활여건을 개선해 주고 이런 쪽의 일만이라도 우선 했으면 좋겠다. 그걸 운하로 연결할 거냐 말거냐는 국민적인 합의를 얻어서 추진하든 말든 하면 될 것 같고요

박인규 : 주택경기보다는 SOC투자를 통해 건설경기를 부양하는 게 부작용이 덜하다. 바람직하다. 어쨌든 한국 경제의 앞날과 관련해서 이명박 정부가 할 일이 많을 것 같은데 민간경제전문가로서 이명박 정부에 부탁을 하신다면. 마지막 마무리말씀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한상완 : 저는 말씀드린다고 하면, 우리가 힘든 문제가 아니잖아요. 전 세계적으로 힘든 문제고 그러다 보니 다 같이 허리띠를 졸라 매고 이걸 이겨나가자 해서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해가는 게 좋을 것 같고. 그것보다는 우리나라의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정책들. 이미 몇 가지 나왔습니다만 R&D 투자 577로 하겠다. 또 감세정책도 나왔고, 여러 가지 규제개혁안들 나올 거고, 그런 것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장기성장잠재력을 키우는 정책을 지금부터 꾸준히 해서 앞으로 경기회복기로 들어섰을 때 본격적으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그래서 우리나라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수 있도록. 당초 대통령선거 때도 공약이 성장잠재력을 키우겠다는 게 공약이었거든요. 그걸 꾸준히 추진해서 우리나라 경제가 앞으로 5년 후에는 세계 7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갈 수 있는 기반을 탄탄하게 다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박인규 : 사실 지난번 대선에서 압도적 표차로 국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을 뽑은 건 경제를 살리겠다. 그 말을 믿고 한 건데 아직까지는 좀 그걸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고. 아직 시간이 많으니까 우리나라 경제를 선진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한상완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한국, 중국, 미국 세 나라의 경제 상황을 진단하는 기획 인터뷰 그 두 번째 시간으로 현대경제연구원 한상완 상무와 함께 현재 우리 경제 상황과 위기 요인을 살펴봤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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