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문제는 우리 원화에 대한 달러 가격의 변동이 만들어내었다. 원화 대비 달러는 2004 년 8월 입추를 고비로 그 이전의 바닥이었던 1164.30 원을 깨고 내리기 시작했다. 甲申(갑신)년 壬申(임신)월이었다.
1164.30 원이라는 숫자와 '임신'월이라는 기호가 이 글에서는 대단히 중요하다.
2004 년 8월 초, 달러가 내리자 상대적으로 유리한 원화 쪽으로 외국인의 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우리 증시와 부동산이 급등을 시작했다.
외환위기 당시 국내에 투자하여 재미를 본 외국인들은 달러가 상당 기간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판단 아래, 우리 증시에 장기 투자하기로 작정했던 것 같다. 환투기를 곁들인 투자였다.
외국인의 자금유입은 2004 년 8월초 종합주가지수 730 포인트를 2006 년 4월 壬辰(임진)월에 1460 포인트까지 정확하게 두 배 상승시켰다. 기간은 20 개월이었다.
그리고 그 돈은 다시 국내 자금시장에서 순환되면서 부동산 가격을 앙등시켰다. 돈은 인체의 혈액과 같아서 혈액이 많아지면 고혈압이 되듯이, 자금유입은 주식과 부동산을 상승시킨 것이다.
주식이야 있는 사람들의 놀이이니 그렇다 치지만, 부동산 가격 앙등은 바로 전 국민적 관심사가 되었고 원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 바람에 노무현 정부의 개혁 드라이브는 이로 인해 사실상 끝을 맺었다.
그 이후 노무현 정부는 인기를 급속도로 잃었고 발표되는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은 더욱 치솟았다. 계속 돈이 불어나는 까닭에 오르는 부동산을 정부조치로 막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 대목에서 기억해야 할 것은 2004 년 여름부터의 증시와 부동산의 앙등은 그 원인이 달러가 싸지면서 들어온 외국인 자금이 원인이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그런 상황이 종료되면 달러 자금은 빠져나가고 증시와 부동산은 내릴 것이라는 얘기이다. 원인이 사라지면 그에 따른 현상도 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니.
외국인들은 2006 년 4월까지 매수했고 그 이후 증시를 상승시킨 힘은 국내 투자자들의 펀드 열풍이었고, 결과 2085 포인트까지 밀어 올렸다.
증시의 상승 구조를 간략하게 정리해보자. 종합지수 730에서 1460 까지는 외국인 매수가 원인이고 20 개월 상승이었다. 다시 2085 까지는 국내 펀드 자금이었고 그 또한 20 개월 상승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달러는 2004 년 8월부터 40 개월을 하락하다가 작년 12 월 壬子(임자)월을 고비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음양오행의 기호로 정리하면 2004년 8월 임신월에서 2006년 4월 임진월까지 20 개월간 외국인 매수, 그 이후 2007 년 12월 임자월 전까지 20 개월은 국내매수였다. 계속 壬(임)이라는 기호가 나오고 있음을 주목해주시기 바란다.
2006 년 4월부터 외국인들은 줄곧 주식을 팔아왔고, 마침내 미국 경제가 서브 프라임으로 휘청대자 달러가 반등하는 시점에서 우리 증시도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작년 달러가 오르기 시작한 시점부터 하락한 증시는 외국인들이 밀어올린 1460 포인트를 하회하자 정부가 사실상 개입하고 나섰다. 달러 역시 앞서 말한 1164.30 원까지 근접한 1158 원까지 상승하자 다시 시장에 개입해서 일단 기세를 꺾어놓았다.
달러 가격 1164.30 원, 종합지수 1460 이라는 숫자는 결정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 수치는 일종의 분기점, 우리 경제가 어려운 길로 들어서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이라고 하겠다.
부동산 문제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얘기이다. 다만 앞으로 어떻게 되느냐 하는 것이 궁금할 것이다.
정부의 개입으로 반등한 종합지수가 다시 1460을 깨고 밑으로 내려오고, 달러가 1164.30 원을 넘어가면 부동산 가격의 하락이 본격화된다는 것이다.
부동산 가격은 2006 년 10월말을 고점으로 해서 자금이 주식 펀드로 몰리는 바람에 보합상태에 들어갔다. 그러나 금년 상반기 중에 강북 뉴타운 아파트들은 대거 올랐다. 일종의 치고 빠지기였기에 가장 먼저 하락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시금 하는 얘기지만 지금 우리 경제는 하나의 분기점에 서 있다. 그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은 바로 원화 대비 달러 시세이다.
미국 경제 침체나 서브 프라임 문제라든가 전 세계 경제 전반을 골머리 아프게 분석하지 않아도 달러 시세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9월 위기설이라는 설이 등장해서 분위기를 흉흉하게 했다. 설은 설로 끝나겠지만 이런 설이 등장한 배경을 살필 필요가 있다.
지금의 문제는 일부 원인을 우리 스스로가 제공했다. 무슨 원인이 있었을까?
달러가 싸지면서 우리는 외환위기 이후 재기하는 과정에서 벌어들인 무역흑자 누적 분을 최근까지 모조리 소진해버렸다는 점이다.
2004 년 8월 달러가 내리기 시작하자, 증시와 부동산 상승만이 아니라 전례 없던 일이 우리 사회에 생겨났다.
바로 해외여행과 어학연수, 조기유학 등이 그것이다. 그 이전에는 일부 여유 있는 계층의 전유물이던 이런 일들이 일반인들에게까지 퍼져나갔던 것이다.
달러가 싸지니 놀아도 해외에서 노는 것이 더 저렴했고, 부동산과 증시가 오르니 부자가 된 느낌이었다. 그러니 해외에서 좀 쓰는 것이 그리 부담스럽지 않았고, 자녀의 장래를 위해 해외유학 보내는 것 역시 그런대로 견딜 만한 일이었다.
그 바람에 우리는 2004 년 8월부터 지금까지 대략 1000 억 달러를 해외에서 소비하고 말았다.
그 결과 우리의 달러 보유액은 그 이전과 큰 차이가 없지만 내부 저축은 다 써버렸고 외국인들로부터 돈을 빌려 그 액수를 유지해가게 되었다. 액수는 같지만 그 내용과 질이 다른 것이다.
그 바람에 9월에 돌아오는 외국인 소유 채권의 연장 여부, 액수도 겨우 60 억 달러에 불과하건만 그것이 위기설로 등장한 것이다.
설은 설로 끝난다지만 문제는 그런 설이 설득력을 지닐 수 있었다는 점이 문제인 것이다.
9월 위기설은 근거가 없는 낭설이라는 외국 신용평가사들의 립 서비스를 듣고서야 안심을 하니 더욱 한심하다는 생각이다.
현 시점에서 그 약아빠진 외국 신용평가사들이 우리 경제와 외환관리에 대해 부정적인 소리를 할 이유가 없다. 아직 우리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지닌 주식물량이 엄청나기에 그것을 어느 정도 처분할 때까지는 계속 좋은 소리만 해댈 것은 물어볼 필요가 없지 않은가.
당장의 고비는 10 월이다. 임술월이다.
작년 말 달러가 오르기 시작한 이후 10 개월이 되는 시점인데 최근 급등세가 꺾인 달러가 10월, 정확하게 말해서 10월 8일부터 달러가 다시 오르기 시작해서 1164.30 원을 넘어간다면 즉각 문제가 생기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10 개월의 여유가 주어진다고 볼 수 있다.
다시 한 번 정리해보자.
달러가 작년 말 900 원까지 내렸다가 오르기 시작해서 2004 년 8월의 1164.30 원까지 거의 접근했으니 앞으로 외국인들의 매수에 힘입은 증시상승은 없을 것이다.
증시 펀드로의 유입세가 폭발적으로 증가해야만 증시가 자력으로 상승할 수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따라서 증시는 오르기 어렵고 내릴 공산이 크다.
달러가 다시 1164.30 원을 위로 뚫고 오른다면 그것은 일부 달러 강세 요인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세계 경제 침체에 따른 한국 수출의 둔화 가능성을 내다본 흐름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무역적자가 기조적으로 정착된다는 판단이 섰다는 결론이 된다.
그러면 증시는 다시 내리기 시작하고 외국인들의 주식매도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외채 상환시마다 더 높은 이자를 주어야 할 것이고 신규채권 발행도 어려워질 것이다.
부동산은 뉴타운을 필두로 해서 전국적인 하락세가 완연해질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달러가 1164.30 원을 위로 돌파하느냐에 달린 문제인 것이다.
그리고 이 문제는 궁극적으로 내년 2009 년 8월 임신월, 그러니까 2004 년 8월 임신월로부터 60 개월이 되는 시점에서 궁극적인 결말이 날 것이다. 60 개월은 5년이고 甲申(갑신)년의 '갑'과 己丑(기축)년의 '기'가 合(합)을 이루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글을 굉장히 번민하면서 썼다. 지난 주 초부터 여러 번 고쳐 썼다. 이런 내용의 글을 게재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고민으로 무척이나 망설였다. 결국 올리게 된 것은 얘기하는 것이 그래도 옳다는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읽고 무조건 너무 놀라지 마시고 이럴 수도 있으니 위험관리 차원에서 스스로의 상황을 점검해보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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