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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겐 도움보다 함께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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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겐 도움보다 함께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8/25] 2008 베이징 장애인올림픽 김성일 단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전 세계인의 축제, 2008 베이징 올림픽이 어제 저녁 폐막식을 끝으로 17일 동안의 열전, 그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이 열기가 여기서 끝이 나는 게 아닙니다. 2주 후인 9월6일부터 베이징 내 똑같은 경기장과 장소에서 제13회 베이징 장애인올림픽이 개최되는데요 현재 금메달을 향한 우리 장애인 국가 대표 선수들의 마무리 훈련이 한창입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2008 베이징 장애인올림픽 김성일 선수단장을 초대해 이번 장애인올림픽을 앞둔 우리 선수단의 전략과 장애인 체육을 위한 개선 방향, 그리고 지원책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2008 베이징 장애인올림픽 김성일 선수단장입니다. 김성일 선수단장은 1948년 경남 진해 출생으로 72년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했고 연세대학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제11전투 비행단 단장과 국방정보 본부장을 거쳐 제29대 공군 참모총장을 지냈으며 지난해 전역한 이후 장애인축구협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또, 현재 2008 베이징 장애인올림픽 선수단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베이징 올림픽 끝난 지 얼마 안 됐는데 2주 후면 베이징 장애인올림픽이 열립니다. 단장으로서 각오와 포부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프레시안

김성일 :
어제 8월 24일에 끝난 북경올림픽 대회에서 선수들이 국민들에게 많은 기쁨과 즐거움을 선사했습니다. 이제 9월 6일부터 시작되는 장애인올림픽은 또 다른 차원에서 국민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선사할 각오로 이번 대회에 임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그런 기쁨과 즐거움에 더해서 장애인들의 불굴의 의지를 모든 국민들에게 보여드릴 각오입니다. 지난 제가 쭉 선수들을 만나보면서 그들이 흘리고 있는 땀이나 노력, 의지를 보면서 저도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됐습니다.

박인규 : 매년 올림픽이 끝나면 바로 이어서 장애인올림픽이 열리죠. 패럴림픽이라고도 하고. 그런데 이번 베이징올림픽은 29회인데 장애인올림픽은 13회라고 해요. 장애인올림픽이 어떻게 생기게 된 건지 설명해 주시죠.

김성일 : 장애인올림픽을 패럴림픽이라고 하는데 패럴림픽은 하반신 마비를 뜻하는 패러플리지아라고 하는 패러와 올림픽의 뒷부분의 합성어인데. 원래는 하반신 마비에서 출발해서 이젠 모든 분야의 장애... 시각이나 척추, 이런 것들을 다 포함해서 올림픽을 하죠. 당초에는 1948년도에 장애인 체육대회로 출발했다가 패럴림픽 전 세계적 규모로 발전시킨 건 1960년도 로마올림픽 때 제 1회 패럴림픽 대회가 열렸습니다. 그 이후로 계속 열려서 이번 북경올림픽은 13회째가 됩니다.

박인규 : 우리 선수단은 언제 출국합니까?

김성일 : 우리 선수단은 9월 1일에 본진이 출국하고 3일에 탁구 대표팀, 5일에 유도 대표팀, 해서 전원이 합류할 계획입니다.

박인규 : 지금 선수는 몇 명이고 선수단은 몇 명인가요

김성일 : 선수단은 132명, 그 중 78명이 선수고 나머지는 임원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박인규 : 장애인 선수들이기 때문에 서포터즈도 필요하다고 들었는데 이번 장애인올림픽에서는 팀코리아란 이름을 도입해서 선수뿐만 아니라 전체를 총괄하는 체제가 됐다고 하는데 어떤 의미입니까?

김성일 : 이번에 처음 시도하는 것으로 우선 장애인올림픽이 뭐라는 걸 홍보하는 게 주목적입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장애인올림픽이 열리는 기간 동안 북경 문진호텔의 1층 로비를 다 빌려서 우리 홍보관을 설치할 계획입니다. 코리아하우스를 설치해서 거기서 모든 걸 다 관장하죠. 대한민국을 소개하고 우리가 갖고 있는 능력도 보여주고 여러 가지 이벤트행사를 통해서 대한민국을 널리 알리고 우리들에게도 장애인올림픽이 어떻다는 걸 보여주는 계획으로 모여 있습니다.

박인규 : 쉽게 말하자면 이번 베이징 장애인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 임원, 응원하는 서포터즈 다 합해서 팀코리아다. 서포터즈에 혹시 우리가 알 만한 유명한 분들이 포함돼 있습니까?

김성일 : 글쎄요. 제가 서포터즈까지는 확인을 못하고 있는데 하여튼 많은 분들이 오시리라고 보고, 가족뿐만 아니고 각 기업이라든지 특히 장애인에게 관심이 많은 분들, 대표들께서도 오시리라고 봅니다. 아마 특별히 장애인 국회의원들도 다 오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초청해 놓은 상탭니다.

박인규 : 기대해 보겠습니다. 장애인올림픽은 종목이 몇 개고 몇 나라가 참가합니까?

김성일 : 이번에는 140여 개국에서 약 7천여 명의 선수들이 출전할 계획입니다. 종목은 20개가 채택돼 있고 그 중 대한민국은 13개 종목에 출전합니다.

박인규 : 꼭 비장애인올림픽과 비교할 필요는 없겠지만 비장애인올림픽은 2백 몇 개국이 나왔고 2만 명이 나간 걸로 알고 있는데, 어제 끝난 비장애인올림픽에서는 금메달 13개로 올림픽 참가 사상 최다, 7위를 했다고 해요. 장애인올림픽 나가시는 분들도 부담을 느끼실 것 같은데 목표는?

김성일 : 이번 목표는 금메달 13개를 포함해서 총 26개의 메달로 종합 14위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금메달 숫자는 같은데 순위는 좀 떨어지는군요.

김성일 : 그렇습니다. 그러나 밝히긴 어렵지만 복병으로 갖고 있는 히든카드들이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따지 않을까 기대도 갖고 있습니다.

박인규 : 기대해 보겠습니다. 지난 2004년 아테네 장애인올림픽 때는 성적이 어땠습니까?

김성일 : 아테네 때는 금메달 11개로 종합 16위를 했습니다.

박인규 : 하긴, 성적이 꼭 중요한 건 아니니까요. 장애인올림픽이기 때문에 비장애인과는 다른 이색적인 경기가 많다고 해요. 시각장애인 축구 같은 것도 있다는데 우리가 잘 모르는 장애인들만의 경기가 있다면 소개해 주시죠.

김성일 : 다른 건 다 비슷한데 특별히 장애인들만이 하는 시각축구는 5인조로 구성돼 있습니다. 골키퍼는 시각장애인이 아닌 정상인이 할 수 있고

박인규 : 제가 알기론 공 안에 뭔가 넣어서 소리가 나게 한다던데

김성일 : 그렇습니다. 공 안에 방울 소리가 나서 소리를 들으면서 볼의 방향을 추측하고 드리블하는, 실제로 보시면 신기에 가까울 정도로 볼을 다루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장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시각장애인축구는 운동장 사이즈는 농구경기장 정도 사이즈가 됩니다.

박인규 : 보치아, 골볼,이름도 처음 듣는 건데 어떤 겁니까?

김성일 : 보치아는 중증뇌성마비 장애우들이 하는 게임인데요, 이것을 간략히 설명 드리면 약 7,8미터전방에 일정한 영역을 그려 놓고 그 속에다가 흰 공을 던져서 흰 공을 목표구로 양 팀들이 게임을 벌이는데, 다른 색깔의 공.. 한 팀은 빨간 공, 한 팀은 파란 공, 해서 목표구에 얼마나 내 공을 많이 가깝게 갖다 놓느냐. 그걸로 점수를 매기는 게임인데 중증장애인이기 때문에 손발도 제대로 못 쓰는, 옷도 제대로 못 입는 장애우들이 하는 눈물겨운 경기인데 우리 보치아 만큼은 특별히 대한민국이 6년째 제패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특별히 관심을 갖고 있는

박인규 : 전략종목이군요.

김성일 : 그렇습니다. 골볼은 길이 18미터, 폭 9미터, 실내에서 하는 운동인데 골라인 전체가 골대죠. 9미터에 높이는 1.3미터인데 한 팀에 세 명씩 골문 앞에서 상대방에게 농구공 같은 , 그것도 공에 소리가 납니다. 그걸 상대방 진영으로 세게 굴려서 골인시키는데, 막는 사람 입장에선 소리를 듣고 온 몸으로 막아야 하죠. 이건 시각장애인 3인1조인데 이번에 우리가 예선전에서 탈락해서 출전을 못합니다.

박인규 : 숨겨둔 깜짝 카드가 있다고 하셨는데 이번에 13개 금메달을 목표로 하시면서 우리가 주목해 봐야 될 선수라든가 소개 좀 해주시죠.

김성일 : 장애인올림픽도 일반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양궁이나 사격, 탁구 같은 데서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사격은 일반 선수들과 시합해서 지지 않을 정도의 대등한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고. 이번에 특별히 양궁의 이홍구 선수라든지 역도의 박종철 선수 등은 주목하고 있습니다. 우리 기대로는 세계기록을 깨줬으면 하는 카드로 갖고 있습니다.

박인규 : 탁구에서 5연패 하신 분이 나이가 꽤 드신 분이 있다던데요.

김성일 : 네. 이번에도 출전하시는데, 체력에 한계는 있다고 해도 그동안의 노력 이런 걸 봐서 이번에도 좋은 성적을 내리라고 봅니다.

박인규 : 휠체어육상인가요? 거기서도 세계기록 갖고 계신 홍지만 선수인가요?

김성일 : 홍선수도 세계기록을 갖고 있죠. 저도 이번 장애인올림픽을 보면서 깜짝 놀란 사실이, 휠체어로 육상을 하는 선수들이 100미터와 200미터는 아마 자메이카 선수가 이길 거예요. 출발이 빠르니까. 그런데 400미터부터는 기록이 훨씬 휠체어육상이 세계선수권보다 기록이 빠릅니다. 마라톤도 이번에 2시간 6분대로 우승했는데 우리도 마라톤도 42킬로미터 195미터를 똑같이 휠체어를 타고 가는데 그건 아마 세계기록보다 한 2,30분 빠른 기록으로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프레시안

박인규 :
저희가 장애인올림픽에 참여하면서 가장 성적이 좋았을 때가 88년 서울올림픽 때였다고 해요. 그리고 계속 메달 수나 순위가 계속 떨어졌다고 하던데, 아테네 장애인올림픽 끝난 다음에 우리 장애인올림픽팀의 개선점으로 국제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선수들이 좀 고령화됐다. 말하자면 세대교체가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는데 개선됐습니까?

김성일 : 좀 개선됐다고는 하겠습니다만 정보 부족 그런 측면에서는 그동안 제가 확인해 본 바에 의하면 4년 동안 시합할 때마다 기술요원도 보내서 상대방의 능력도 파악하고 분석해서, 그런 차원에서는 우리가 많은 자료를 확보했죠. 그러나 선수 고령화 문제는 장애인의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선천적인 것보다는 요즘은 후천적인 장애인들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늦게 처음엔 치료를 하다가 재활목적으로 가다가 스포츠로 들어오기 때문에, 대개 나이가 좀 많은 편이죠. 그러나 우리는 지금 젊은 선수들을 많이 확보해서 세대교체를 해나가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경험 많은 선수들에 비해서 기록이 저조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나이차 극복을 많이는 못했습니다. 지난번 대회 때는 약 39.5세 40세 정도 됐는데 올해는 2년 낮춰서 한 38세 정도가 평균연령이 되겠습니다.

박인규 : 장애인올림픽 선수단장으로 올림픽을 준비하시다 보면 여러 가지 지원이라든가 어려운 점이 많았을 것 같은데 가장 어려운 점은 어떤 거였습니까?

김성일 : 이번 올림픽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아무래도 국민들, 기업들의 관심 부족이죠. 그건 장애인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그런 부분이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우리나라가 이만큼 잘 살게 됐는데도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는 아직 부족하지 않나. 그러나 우리는 거기 굴하지 않고 열심히 연습하고 있죠. 앞으로 그런 부분은 많이 개선되리라고 보고요. 장애인올림픽이 특별히 성공하려면 선수들의 노력도 중요하고 국민들의 관심, 성원, 플러스 TV나 방송국들의 홍보, 보도라든지 이런 것들이 많이 돼야 관심이 저절로 높아질 텐데 과연 얼마만큼 미디어들이 관심을 보여줄지 의문시되고는 있습니다.

박인규 : 미디어의 관심 말씀하셨으니까 여쭤보는데, 이번 장애인올림픽도 다 중계하나요? 국내 지상파 방송에서

김성일 : 제가 알고 있기론 방송국에서 많이 가는 걸로 알고 있는데 과연 지금 일반 올림픽처럼 전 게임을 중계한다든가 하는 건 방송국 사정이겠지요.

박인규 : 전 게임은 힘들더라도 하루 한 시간씩이라도 모아서 해주면 좋을 텐데요.

김성일 : 민방은 그렇다 하더라도 KBS는 공영방송이니까 좀 많이 할애해줬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고 우리 선수들의 바람입니다.

박인규 : 말씀드려서 될지 모르겠지만 저도 한 번 말씀드려보겠습니다. 국민들이나 기업들의 관심 문제도 있지만 비장애인 선수들은 올림픽 나간다고 하면 태릉선수촌에 모여서 합숙도 하고 집중훈련도 하는데 장애인들은 그런, 같이 모여서 훈련할 수 있는 시설들이 부족하다고 해요.

김성일 : 그렇습니다 .현재까지는 없었죠. 더구나 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이 연이어 열리기 때문에 태릉선수촌에 들어갈 수도 없었고.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국가에서 예산이 지원돼서 내년 10월이면 경기도 이천에 장애인 스포츠센터가 건립됩니다. 그게 되고 나면 내년 이후부터는 아마 한 군데 모여서 종합적으로 훈련이 가능하리라고 보고 있습니다.

박인규 : 상당히 희소식이네요. 또 하나, 장애인들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휠체어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 운동기구들이, 좀 안전도 있고 그래서 굉장히 고가라고 하던데 그런 부분에 대한 지원도 돼 있습니까?

김성일 : 그게 지금 또 애로 중 하나죠. 운동선수들에게는 그 장비가 소모품이냐 이런 것에 따라서 정부에서 지원되는데, 예를 들어 축구공 같은 경우는 소모품이죠. 그런 것들은 얼마든지 지원되는데 휠체어 경기용은 소모품이 아니고, 그러다 보니 장애인선수 개인이 구입해야 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사이클 같은 경우는 앞바퀴만 300만원 350만원 하는데, 그렇다고 좋은 장비를 들여야 기록 0.1초 이런 단축 싸움인데, 장비가 차지하는 부분이 또 크거든요. 물론 그런 것들은 각 연맹 회장들이 관심을 가져서 후원도 받고 협찬도 받아서 지원하긴 합니다만 이것도 근본적으로 장애인선수들의 모든 부분들은 운동소모품으로 판단해서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지원돼야 된다고 봅니다.

박인규 : 비장애인올림픽에 나가는 선수들은 물론 아마추어라곤 하지만 다 소속팀이 있고 기업들이 있어서 월급을 받으면서 운동에 전념하는데, 장애인 같은 경우는 자기 생계도 해결해야 되고 운동도 해야 되고, 그래서 상당히 이중고라고 해요. 장애인들만 기업들이 고용해서 팀을 만드는 건 어려운 건가요?

김성일 : 제가 보기엔 그렇게 어려운 것 같지 않은데 기업이 보기에는 어려운 것 같죠. 잘 안 되고 있는데, 그러나 특별히 모 기업체에서는 개인종목 위주로 우리나라도 조금씩 선수들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선수들이 마음 놓고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제 우리나라도 선진국의 문턱에 들어섰기 때문에 각 기업이라든가 지자체에서 특별히 관심을 갖고 이런 부분에 선수들을 좀 마음 놓고, 운동만 전념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면 제가 보기에는 아마 다음 올림픽은 금년도 올림픽 목표 이상으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그래야 좋은 선수들 발굴이 가능하겠지요.

박인규 : 유럽이나 일본 같은 이른바 선진국에서는 장애인들의 스포츠가 굉장히 강하고 국가, 사회적 지원이 강하다는데 거기와 비교해 봤을 때 우리나라에서 장애인 스포츠를 활성화하고 지원하기 위해서 국가나 기업, 사회에서 이런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 그런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김성일 : 이것이 제가 조금 전 말씀드린 그런 부분입니다. 유럽이라든지 선진 국가에서는 사회복지시설이라든가 사회복지기금들이 충분하기 때문에 지원이 적극적으로 잘 되고 있어서 선수들 발굴, 훈련이 종합적 체계적으로 잘 되고 있는데 우리는 아무래도 아직은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그쪽만 못하고, 또 선수들 고용이라든가 실업팀 창단이라든가, 이런 부분이 아무래도 아쉬운 부분이죠. 그것만 잘 되면 저희들도 크게 걱정하지 않으리라고 보는데, 저는 이번 북경 장애인올림픽을 보면서 많은 기업들이 특별히 관심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박인규 : 이번 베이징 장애인올림픽이 국내 장애인스포츠를 활성화하고 거기에 대한 관심 지원이 늘어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김성일 단장께서는 빨간 마후라를 목에 두르시고 직접 전투기까지 몰았던 공군의 수장이셨는데, 어떻게 공군 참모총장 하셨던 분이 장애인스포츠와 인연을 맺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김성일 : 제가 총장 현직에 있을 때 2006년도 봄에 우연히 신문을 보다가 그때 우리나라 뇌성마비 한국 대표 축구단이 시합에 나가기 위해서 사전 합숙훈련을 하는데, 전용 운동장이 없어서 오늘은 여기, 내일은 저기, 이렇게 유랑축구를 한다는 기사를 보면서 참 안됐다는 생각을 가졌고. 그래서 저희들 공군사관학교는 천연 잔디구장을 여러 면 갖고 있기 때문에 장소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들이 와서 한 20여 일간 합숙훈련하면서 연습을 했는데 제가 그걸 보면서 앞으로 그런 여유공간이 있기 때문에 계속 지원해야겠다고 판단해서 지금까지도 공군에서 잘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게 인연이 돼서 장애인과 인연을 맺게 됐죠.

박인규 : 그 뒤로 곰두리축구단 회장도 맡으셨다면서요?

김성일 : 그 뇌성마비 한국 대표팀 축구단이 곰두리축구단 선수들을 주축으로 이뤄져 있는데, 그곳 후원회장도 했었고 그러다 보니 장애인 축구협회를 맡아달라는 얘기가 있어서 부족하지만 제가 지금 장애인 축구협회장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장애인축구팀에 연습공간을 빌려줬다가 축구단 회장이 되셨고 장애인 축구협회 회장이 되셨고 베이징 장애인올림픽 단장이 되셨군요.

김성일 : 그런 셈입니다.

박인규 : 한 2년 남짓한 기간 동안 장애인스포츠와 인연을 맺게 되셨는데 보시면서 장애인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이 깊어지셨을 것 같아요.

김성일 : 그렇습니다. 저는 장애인들을 보면서,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내가 장애인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 친구들은 세상을 아주 밝게 바라봅니다. 그리고 내가 불편할 따름이지 그 친구들은 불편함을 불편함으로 생각하지 않는 용기있는 친구들이라는 걸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들과 같이 있으면서 사실 제가 배우는 게 많죠. 순진하고 티 없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이렇게 바뀌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보면서도, 그네들에게는 어떤 도움, 물질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과 같이 가주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그들에게 가장 큰 힘이 된다는 걸 배웠습니다. 동행한다, 그래서 앞으로 장애인들 도우시는 분들도 물질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함께 느끼면서 함께 목표를 향해 같이 가줘야 된다는 생각으로 하시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장애인스포츠와 인연을 맺으신 게 뇌성마비 축구팀이 연습할 데가 없어서 유랑축구를 한다.... 물론 장애인올림픽 나갈 정도의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운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반 장애인들도 운동할 공간이 부족하지 않습니까? 어떻게 해야 되나요?

김성일 : 각 지자체에서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할 부분이고, 제 개인적으로는 장애인 축구협회 회장을 맡으면서 목표로 세운 것이 장애인 축구학교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지금 일반 유소년들은 축구학교가 굉장히 많죠. 고수부지에서 하고 많이 하는데 장애인들은 그런 장소가 없지 않습니까? 이런 것들, 어차피 이런 걸 하려면 땅이 있어야 되는데 그러 것들은 지자체와 잘 협조해서 시유지라든지 확보를 하면 얼마든지 운동장을 조성해서... 그래서 감독들도 자원봉사도 상당히 많습니다. 시설이 우선 해결돼야 될 게 급선무죠.

▲ ⓒ프레시안

박인규 :
아직까지는 장애인 문제라든가 장애인올림픽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나 관심이 저조한데, 이번 베이징 장애인올림픽을 계기로 올라가길 기대하고. 그런 측면에서 이제 떠나시기 전에 국민들에게 당부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마무리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성일 : 이번 우리 장애인올림픽도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갖고 있는 장애인들이 펼치는 대회입니다. 그래서 일반 올림픽 못지않은 감동과 환희의 순간들을 장애인올림픽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고 그렇게 되리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이런 선수들의 사기를 올리고 또 힘을 북돋울 수 있는 건 국민들이 보여주는 관심입니다. 혹시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북경 멀지도 않으니까 현지에 오셔서 한 번 응원해 주시는 것도 우리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고, 무엇보다도 비록 몸은 못 오더라도 관심만이라도 보여줬으면 하는 것이 선수단으로서 국민들에게 바라고 싶은 청원입니다.

박인규 : 어제 끝난 베이징올림픽에 대해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는 평가가 많은데 9월에 시작하는 장애인올림픽에서도 새로운 역사를 썼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성일 : 그렇게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2008 베이징 장애인올림픽 김성일 선수단장을 초대해 이번 장애인올림픽을 앞둔 우리 선수단의 전략과 장애인 체육을 위한 개선 방향, 지원책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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