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치른 9경기를 모두 이겼다. 결승전 승리는 한국에 첫 번째 올림픽 야구 금메달을 안겨 줬고, 앞으로 적어도 8년간은 올림픽 야구에서 나온 마지막 금메달이 될 것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야구를 정식종목으로 계속 놔둘 것인가를 결정할 2016년까지 야구는 올림픽 무대에서 사라지기 때문이다.
미국의 외야수 맷 라포타는 시상식 후 결승전 승리투수이자 올림픽 '워크호스'인 류현진의 옆에 서 있다가 "최고의 선수들과 같이 있다는 것은 엄청난 영광"이라고 말했다.
라포타는 이어 "막강한 팀이 많은 올림픽에서 한국은 놀라운 일을 해냈다"라며 "모든 게임을 다 이긴다는 건 특별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예선 첫 경기에서 미국을 이겼다. 또한 강호 쿠바를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이긴 것은 한국의 저력을 보여준 것이다.
덩치는 산만하지만 나중에 보면 테디 베어처럼 친근한 류현진은 쿠바의 타선을 틀어막았다.
류현진은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한다는 목표 하나만 있었다"라며 "경기 내내 잘 하려고 했는데 9회에서 약간 긴장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팬들도 분명 같은 느낌이었을 것이다. 9회말은 그 얼마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순간이었나. (그러나) 한국은 결코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의 전철을 밟지 않았다. 쿠바의 실력을 안다면 그 마지막 순간이 얼마나 드라마틱한 것이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9회말 포수 강민호는 심판 판정에 열 받았고, 그 중요한 순간 퇴장을 당했다. 그러자 그는 포수 미트를 한국 덕아웃 쪽으로 내동댕이쳤는데, 이날 경기에서 가장 빠른 볼이었다. 비공식 기록으로 시속 99마일(약 160km)을 찍었다.
강민호는 "너무 아쉬운 판정이었다. 결승전 판정이 웃기지도 않아서 항의했지만 퇴장 당했다. 하지만 우리가 금메달을 땄다는 소릴 듣고 나는 너무 기뻤다. 내가 퇴장당해서 우리 팀의 사기를 더 올라갈 거라고 믿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은 배터리를 모두 바꿔야 했다. 강민호는 진갑용으로, 류현진은 정대현으로 교체됐다. 올림픽에서 최강의 면모를 보여 왔던 쿠바팀은 뭐든 할 수 있는 만루 상황이었다. 금메달을 다시 딸 수 있는 찬스였다. 타석에는 베테랑 타자 율리에스키 구리엘이 들어섰다.
6-4-3의 더블플레이. 기본기에 충실한 플레이였다. 한국은 그걸 특히 잘한다. 완벽했다. 금메달을 딸 만한 팀이다.
쿠바의 안토니오 파체코 감독은 "나는 오늘 훌륭한 투수를 봤다. 정말 과감했다. 9회말 상황에서 우린 제대로 못했다. 그러나 그게 야구다"라고 말했다.
이날 한 이닝만 던진 페드로 루이스 라조 투수는 올림픽에서 두 개의 금메달과 두 개의 은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라조는 '야구'라고 새겨진 메달을 자랑처럼 보여주며 "은메달도 좋다. 열심히 했고 좋은 메달을 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라포타는 동메달도 나쁜 게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림픽은 내 인생에서 좋은 경험으로 기억할 것이다. 이 친구들과 같이 뛸 수 있어 감사했다. 나는 운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시상식이 끝나고 류현진 주변에는 사람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었다. 메달 뒤에 뭐라고 써있냐는 질문을 받자 웃으며 메달을 입으로 꽉 깨물었다. 한국의 언론사들이 총출동했고, 방송 인터뷰가 이어졌다.
흥에 겨운 한국 선수들은 태극기를 들고 우커송야구장을 한 바퀴 돌았다. 새로운 올림픽 챔피언이 탄생했다. 완벽한 장면이었다.
9명의 선수들, 9번의 게임, 9번의 승리. 완벽하다.
*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 등 야구 소식을 전하는 '엠엘비 닷컴'(mlb.com)에 실린 올림픽 결승 관련 기사의 주요 내용을 번역한 것입니다. (☞원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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