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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회, 또 親정부 이사끼리 '밀실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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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회, 또 親정부 이사끼리 '밀실 회의'

야당 추천 이사는 배제…저지 투쟁 '역부족'

한국방송(KBS) 이사회가 다시 밀실 이사회를 열었다. 유재천 이사장을 비롯한 친정부 성향 이사 7명은 이사회가 예정된 KBS본관 3층 대회의실에 나타나지 않았으며 남윤인순, 박동영, 이기욱, 이지영 이사 등만이 회의실을 지키다 "그 곳에서 이사회를 열지 않는다"는 통보만을 받고 자리를 떴다. 이들 이사는 이사회 개회 시간인 9시 이후에도 변경된 회의 장소를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재천 이사장은 이날 아침 박승규 KBS 노조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KBS 본관에서 이사회를 열면 막을 것이냐"고 묻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이사장은 전날 "KBS 노조원 등이 막으면 외부에서 이사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날 전국언론노조 KBS 지부와 공영방송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등은 이날 오전 8시부터 대회의실 앞에서 농성을 벌이며 청원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날 청원경찰은 끌어내기를 시도하는 KBS 사원의 얼굴 등을 향해 주먹질을 하기도 해 강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날 청원경찰은 누구의 지시인지 밝히지 않고 기자들의 취재를 가로막는가 하면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KBS 본관 앞에서 열린 '방송장악·네티즌탄압 저지 범국민행동'의 기자 회견을 가로막고 방송사 카메라기자들의 취재를 방해해 "KBS가 언론사가 맞느냐"는 강한 항의를 받았다.

KBS 이사회가 회의를 열고 있는 장소는 강남의 모 호텔인 것으로 알려졌다. KBS 노조 박승규 위원장은 "여당쪽 이사들이 야당쪽 이사들에게 아예 바뀐 장소를 알려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장소가 확인될 때까지 일단 KBS 본관에서 대기하겠다"고 밝혔다.
▲ KBS 사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청원결찰들. ⓒ프레시안

▲ KBS이사회 본관 3층 대회의실. 이사들이 참석하지 않아 비어있다. ⓒ프레시안

KBS 노조 '언론노조 탈퇴' 가결…8월 중 탈퇴?

한편,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실시한 '언론노조 탈퇴' 투표 결과 투표율 81.8%에 찬성률 67.1%로 탈퇴가 가결된 탓인지 KBS 노조와 KBS 사원행동은 물과 기름처럼 겉돌았다. KBS 노조는 21일 새벽 투표 개표 과 "총 조합원 4337명중 3546명이 투표에 참가하고 이 가운데 2380명이 찬성표를 던져 독립적인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전환하기 위한 조직형태 변경 투표가 가결됐다"고 밝혔다.

KBS 사원행동 소속 한 PD는 "스스로 고립의 길로 가는 KBS 노조가 앞으로 방송 장악을 어떻게 막을지 걱정"이라고 말했고 다른 PD는 "KBS노조가 거대기업 노조로서 갖고 있는 한계를 보여주는 것 아닌가 싶다"며 "KBS 노조는 언론노조 탈퇴를 진행하기 전에 국회의 방송법 개정, 가칭 '국가기간 방송법' 제정, 방송법 시행령 등 악재를 앞두고 어떻게 맞서 나갈 것인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BS 노조가 당장 언론노조 탈퇴를 진행할지는 미지수다. KBS 노조는 "앞으로 행정관청 신고 등의 과정을 거쳐 자주 독립적 KBS노동조합으로의 전환 절차를 밟을 방침"이라고 밝혔으며 이에 따라 8월 중 언론노조 탈퇴 작업을 마무리하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KBS 노조 '총파업' 가결 …실제 돌입은 '미지수'

또 KBS 노조가 진행한 낙하산 사장 임명 저지를 위한 총파업 투표 투표율 82.1%에 찬성률 85.5%(3560명 중 3043명)로 가결됐다. KBS 노조는 "이번 총파업 투표를 통해 이명박 정권 낙하산 사장 저지를 위한 조합원들의 강고한 의지가 확인됐다"며 "KBS 노조는 개표 직후 비대위를 열고 이명박 정권이 낙하산 사장을 임명할 경우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KBS 노조는 "이사회가 제청하는 최종 후보를 보고 총파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라 실제로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할 지는 미지수다. 현재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김은구 전 KBS 경영본부장의 경우 청와대가 '낙점'하는 형태로 나온 후보임에도 KBS 출신 인사인데다 정치적으로 뚜렷한 '대외관계'가 확인되지 않아 KBS 노조가 '낙하산 인사'로 규정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

또 '낙하산 인사'로 거론되던 김인규 씨가 전날 KBS 사장 응모 포기 성명을 내고 CBS 라디오 방송에 나와 "차차기 사장에도 관심없다"고 밝힌 것도 KBS 노조의 운신의 폭을 넓혀주는 결과가 됐다. KBS 노조는 전날 '김인규 선배의 결단을 환영한다'는 성명을 내 "이명박 정권의 낙하산 논란의 중심에 있던 김인규 선배가 사장 응모를 포기한 지금 낙하산 저지 투쟁은 7부 능선을 넘었다"고 김 씨의 포기 선언을 KBS노조의 성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은 21일 특보를 내 "지금 유재천과 KBS 6적들이 벌이고 있는 공모쇼, 추천쇼, 제청쇼는 쇼쇼쇼에 불과하다"며 "지금 이사회가 추천하는 사장은 모두 불법 사장"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청와대가 지목하는 사장은 그게 김아무개이든 박아무개이든 또 다른 '김인규'에 다름 아니다"며 "우리는 불법 사장 임명을 막아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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