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예전에는 '땀 한말이 금메달 하나'라고 했지만 요즘에는 선수의 땀방울은 물론 스포츠과학의 도움이 필요한데요. 특히 세계 최고의 고수들이 모이는 올림픽에선 실력보다는 정신력 싸움에서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아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심리 처치가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2008 베이징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의 심리 상담을 맡고 있는 국민체육공단 체육과학연구원 수석연구원 김병현 박사와 함께 베이징 올림픽 마무리를 위한 준비와 선수들의 마인드 컨트롤 요법을 비롯한 스포츠 심리학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국민체육공단 체육과학연구원 수석연구원 김병현 박삽니다. 김병현 박사는 1953년 전북 진안 출생으로 1977년 전북대 체육교육과를 졸업했고 1993년 성균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82년 대한체육회 스포츠과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해 한국체육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을 거쳐 2000년 국민체육공단 체육과학연구원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1982년부터 국가대표 선수들의 심리 상담을 맡으며국가대표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심리 처치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안녕하십니까?
김병현 : 안녕하십니까. 김병현입니다.
박인규 : 바쁘신데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코앞으로 다가왔는데요, 우선 김병현 박사님이 계신 데가 체육과학연구원이라고 소개를 드렸는데, 일반인들이 잘 모를 것 같아서 간단하게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소개를 좀 해주시죠.
김병현 : 제가 근무하는 곳은 국민체육공단 체육과학연구원인데요, 1980년에 86, 88을 유치를 해서 메달을 따서 국위선양을 하고 어떻든 경기력을 향상을 시켜서 세계 선진화를 이루겠다는 취지 하에서 그때 86, 88, 특히 88올림픽을 대비해서 스포츠과학연구소를 대한체육회에 만들었습니다. 그 당시에. 궁극적인 목적은 제가 속해 있는 부서는,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이 각종 국제대회에서 국위선양을 할 수 있는 과학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입니다.
박인규 : 그러니까 80년대 스포츠과학연구소로 시작을 했지만 그 다음에 한국체육과학연구원이 됐고, 국민체육공단 소속 체육과학연구원이다. 김병현 박사님은 주로 심리 문제에 대해서 많이 다루시나 보죠. 어떻습니까. 올림픽에 나오는 선수들은 금메달을 따겠다고 나온 선수들이고 실제로 경기력, 실력은 백지 한 장 차이라고 하던데, 그래서 더 정신력이 중요하다, 심리적인 안정감이라고 할까요, 중요하다고 해요. 실제로 그렇습니까?
김병현 : 네. 올림픽이나 세계 선수권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보면 메달을, 금메달을 따는 선수들을 보면 한 종목에 4, 5명이 실력이 비슷해요. 그 날의 운이나 컨디션에 따라서 메달 색깔이 바꿔지는 게 4, 5명 정도 됩니다. 그런 선수들은 체력도 같고, 체격도 그 종목에 맞게 돼 있고, 그 다음에 기술도 탑, 정상급인데, 심리적으로 압박감이나 불안이나 그런 걸 이겨내고 자신감을 갖고 시합에 적극적으로 덤벼서 시합을 이길 수 있다는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사람들이 그것을 해낸 선수가 이기는 겁니다. 그래서 마지막에는 심리싸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인규 : 금메달의 마지막 요인은 정신력이다. 일률적으로 말씀하실 수 없겠습니다만, 그동안 올림픽에 출전한 우리나라 선수들의 정신력 강화랄까, 나름대로 과학적인 준비를 하실 텐데, 어떻게 하는 겁니까?
김병현 : 통상 저희는 2년 마다 아시안 게임에 집중해야 되고, 또 2년이 지나면 올림픽에 집중해야 되고, 그래서 2년 마다 집중을 하는데, 그 격년 기간 동안 한 해는 연구를 하고, 한 해는 연구를 한 것을 가지고 실전에 투입을 해서 실전에 사용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어떻습니까. 내일이 올림픽. 이미 많은 선수들이 가 있을 텐데요, 올림픽을 하루 앞둔, 경기를 하루 앞둔 선수들에게는 어떤 걸 가르쳐야 합니까?
김병현 : 우선은 선수들이 시합에 나가면 피하고 싶은 마음을 은연중에 갖고 있는 선수들이 있고, 그 다음에 시합에 도전적으로 덤비는 선수들이 있어요. 보통 그런 것들이 전형적으로 나타나는데, 시합에 도전적으로 덤비는 마음을 가진 선수들이 결국에는 승리하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시합 전날에는 시합에 임전무퇴 식으로 도전적으로 덤비는 식으로 하도록 자신감을 주는 게 가장 중요한 겁니다. 실질적으로 재작년 도 아시안 게임을 할 때, 레슬링 선수들이, 특히 자유형 선수들이 조금 의기소침한 상황이 있었어요. 가서 선수들한테 가서 올림픽 선수촌에서 선수들로 하여금 눈을 감게 하고 어렵게 훈련한 걸 생각해봐라. 그랬더니 선수들이 땀 흘리면서 힘들게 했던 걸 생각해 보더니 5분 정도 지나니까 선수들 표정이 굳어지면서, 울긋불긋해지면서 내일 시합에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이겨야겠다, 결의가 나오는 그런 것들을 만들어야 합니다. 하루 전 같은 경우는 각오를 해야 합니다.
박인규 : 실제로 대표 선수들의 심리 상태 기준표를 만들어서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도전적으로 나오는 선수, 아니면 조금 피하고 싶은 선수들 이렇게 유형을 분류한다고 하던데요, 실제로 그러면 도전하고 싶은 선수가 많습니까, 피하고 싶은 선수가 많습니까?
김병현 : 저희 연구소에서 다섯 종류 심리 검사지를 선수들한테 사용을 하는데, 가령 예를 들면, 자신감이 많은 선수, 도전적인 선수, 흥분 상태를 잘 조절하는 선수, 그런 심리적인 요인들, 집중력이 좋은 선수들, 뭐 그런 것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선수들마다 측정을 하면 상대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웠어요. 지금까지는. 그래서 처치할 때 어떤 기준이 없기 때문에 3년 전에 국가대표 선수들의 한 600여 명의 데이터를 모집해서 기준표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그 선수들을 심리 측정 검사를 해서 기준표에 맞춰서 어떤 선수는 상담을 할 때, 아, 너는 주의집중력이 굉장히 좋다, 너는 상위 몇 프로에 해당된다, 자신감을 주고, 어떤 선수들은 모자라는 것들은, 이 대목은 모자라니까 더 훈련을 하고, 그런 방향으로 가자고 하는데 그런 식으로 기준표를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태릉선수촌에서 금메달 가능 선수들의 정신력 기르기 프로젝트를 했다, 이건 어떤 겁니까?
김병현 : 말하기가 좀 그런데요, 왜 그러냐면 사실 선수촌에 있는 선수들을 심리 상담을 하고. 저같이 스포츠 심리를 전공한 사람이 우리 연구원에 4명 있습니다. 4명이 선수촌에서 훈련을 약 4~500명을 상대하기가 어려우니까. 그래서 올림픽을 앞두고는 할 수 없이 메달 가능성이 큰 선수들을 상대로 해서 나누어서 집중적으로 처치하는 것이 지금 하는 작업입니다.
박인규 : 우리나라가 올림픽 같은 게 나가면 항상 양궁은 맡아 놓은 듯이 금메달을 따는데, 김병현 박사께서 양궁 선수들을 위한 루틴 프로그램을 만드셨다는데, 루틴이라는 게 뭡니까. 루틴이라는 건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것, 그런 것을 생각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입니까?
김병현 : 사실은 제가 제안을 했고, 사실은 우리나라 양궁 감독들이 굉장히 심리를 많이 알아요. 저한테 많이 물어보는 것이 뭐냐면, 우리나라 선수들이 왜 양궁을 잘 하느냐, 하는 근본적인 물음을 많이 해 와요. 그래서 거기에 대한 답은 우리 양궁 지도자들이 86, 88, 특히 88올림픽을 대비해서 82년도부터 궁우회라는 걸 만들었는데, 그 양궁 지도자들이 그 당시에 자발적으로 돈을 내서 세미나를 했어요. 2박 3일씩 해서 그때 기본 기술을 완전히 정립을 시켰어요. 그래서 그걸 통일 시켜서 그것을 전국지도자협회에서 가장 기본 기술을 통일 시켜서 선수들한테 훈련을 시키니까, 우리나라 선수들이 굉장히 기본기가 좋아요. 웬만하면 안 흐트러집니다. 그와 같은 열정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지도자기 때문에 공부를 많이 합니다. 심리도 많이 알아요. 그래서 루틴 같은 경우를 지도자들이 한번 해보자, 그런 것이 좋다, 해서 지도자들이 중심이 돼서 루틴이라는 것을 만들게 됐어요. 루틴이라는 것은 가령 양궁 선수가 시합장에 나가면, 시합장에 나가서 장비 튜닝이나 장비 점검이나 스트레칭에서부터 한발 쏠 때까지, 마지막 최종 시합 땡 소리가 날 때까지 해야 할 행동하고, 그때 각 행동에 따라서 내가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마인드를 갖고 해야 되느냐를 미리 프로그램을 짜요. 시나리오를 만듭니다. 그래서 그것을 계속 훈련을 하면 집중력이 안 흐트러지고, 불안하고 부정적인 생각들이 안 들어오게끔.
박인규 : 경기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나올 때까지의 모든 과정을 요령대로 하는 거군요.
김병현 : 그렇죠. 미리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실행하도록 훈련을 하는 거죠.
박인규 : 그런 것이 선수들의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까?
김병현 : 그것에 집중을 하다보면 다른 부정적인 생각들이 안 들고, 또 만들 때, 경기력에 가장 필요한 엑기스들만 집어넣기 때문에 집중하는 데 가장 좋아요.
박인규 : 그러면 다른, 예를 들면 레슬링이라든가 사격이라든가 탁구라든가 이런 데도 루틴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있습니까, 지금?
김병현 : 역도에는 적용을 했습니다. 아테네 올림픽 할 때, 역도 선수들한테. 왜 그러냐면 역도 선수들도 무대 나가기 전에 뒤에서 연습을 하고, 연습을 할 때 바벨을 들 때, 60~70% 들 때,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한다, 이것은 워밍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감각을 살리자, 무게를 살리자, 그런 느낌만 가지자, 그런 식으로 갖고 있다가 무대에 들어갈 때 한 발, 두 발, 세 발, 거기에 집중을 하면서 발에 느끼는 감각이 오니까 다른 세포들이 안 돌아가고 무대에 가서 심호흡은 어떻게 하고, 그 다음에 어프로치는 어떻게 하고, 팔을 잡을 때 어떻게 하고, 리프팅을 할 때 어디에다 큐를 주면 가장 쉽게 잘 들어 올리나, 그런 것들을 미리 다 짜요. 그래서 역도에서는 했습니다.
박인규 : 그러면 양궁과 역도의 루틴은 김병현 박사님이 개발을 하신 거다, 이렇게 말씀드려도 되나요?
김병현 : 그런데 이제 선수들마다 다 달라요. 내용이. 좋아하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다 개인차가 있어서.
박인규 : 개인이 가장 잘 맞는 걸 골라야 하는군요.
김병현 :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다 변해요. 그게.
박인규 : 박태환 선수가 아시안 게임에서 3관왕을 하고 나서 즐긴다는 자세로 경기에 임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이 친구 보니까 들어가기 전에 이어폰 꽂고 음악 듣고 그러더라고요. 그런 것도 긴장감을 풀기 위한,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나름대로의 비법인가요?
김병현 : 제가 박태환 선수 담당은 아닌데, 그런 행동을 한다면 아마도 집중을 했다가 풀었다가 그런 겁니다. 그러니까 선수들이 전부 다 오로지 집중할 수가 없어요.
박인규 : 그렇죠. 너무 집중을 하면 또 긴장이 심해지니까.
김병현 : 그렇기 때문에 음악을 듣고 해서 긴장을 풀고 그 다음에 시합 들어가서 중요할 순간에, 집중해야 할 순간에만 집중하고 그런 것이죠.
박인규 : 적당히 풀어주다가 적당히 집중하고. 장미란 선수 같은 경우는 팬들이 보내준 격려 메시지를 떠올린다고 하던대요.
김병현 : 장미란 선수 같은 경우는 저랑 친한데, 굉장히 긍정적인 선수입니다. 그래서 특히 아테네 올림픽 같은 경우에서 사실 300킬로 세계신기록을, 올림픽 나가기 전에 375킬로를 들었어요. 연습할 때. 인상130킬로 들고, 용상은 170킬로가 자기 최고였었는데, 177. 5인가를 시도를 했을 때 실패를 했어요. 연습게임이지만. 그때 장미란 선수가 쉬고 있는데 제가 그랬어요. 너는 지금 시합에 이걸 들려는 의지보다는 이거 안 들 것 같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랬더니 그 선수가 못 알아듣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볼펜으로 머리에 들이대면서 이걸 총이라고 생각해봐라. 너 안 들면 죽는다고 생각하니까 어떤 마음이 드냐. 그랬더니 장미란 선수가, 선생님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아까는 안 들리면 어쩌지 하는 느낌이 왔었는데 지금은 안 들면 안 된다는 생각이 옵니다. 그런 생각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러니까 장미란이 시합에 들어가서 바로 들어 올리더라고요.
박인규 : 정신력이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분명한 요인이라는 게 드러나는군요. 그런데 정신력을, 말하자면 멘탈이라고 하던데, 정신력 강화가 잘못돼서 실패한 경우도 있습니까? 경기에서.
김병현 : 많죠.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 스포츠 심리학자들이 있는 건데, 예를 들면 그런 거죠. 미국, 선진국 같은 경우는 웬만한 프로 골퍼 선수들이나 큰 야구장 같은 데는 심리학자들이 전속으로 있습니다. 그 이유는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때문에 그걸 잡아줘야 되는데, 대개 실패하는 선수들은, 압박감이나 부담감, 불안을 견디지 못하니까 어떻게 보면 핑계거리를 찾아요. 저 선수는 나랑 체형이 비슷해서 안 돼. 그런 것들을 찾는 것들이 거의 100%입니다. 실패하는 경우는.
박인규 : 대표선수들의 정신력 배양을 위한 문구들이 있다면서요? 백 몇 가지가 있다던데 대표적인 게 있으면 소개를 좀 해주시죠.
김병현 : 그게 이제, 그것도 만든 게 대중적으로 처치를 하기 위해서 만든 겁니다. 가장 좋은 것은 1:1로 해서.
박인규 : 그 사람의 특성을 알아야 되는데 힘드니까 일괄적으로 할 수 있는 문구를 만드신 거군요.
김병현 : 그렇죠. 양궁 선수들한테도 줬는데, 문항 중에서 니가 가장 좋아하고 선호하는 문항을 찾아라. 그러면 마음에 와 닿는 문항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10개 찾으라고 해요. 계속 읽어보다가 그걸 다섯 개로 줄이고, 그 다음에 마지막엔 2~3개로 줄입니다. 그것을 종이에 써서 시합 전날이나 시합 직전에 그 대목을 딱 읽으면 힘이 탁 솟게끔 하는 겁니다.
박인규 : 가장 인기 있는 문항은 어떤 겁니까?
김병현 : 그게 선수들이 보니까, '인간은 누구나 실패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는 것이 가장 인기 있는 문항이었어요.
박인규 : 선수들도 굉장히 두려움 같은 게 있군요.
김병현 : 그럼요. 아테네 올림픽 할 때, 역도에서 은메달 딴 이배영 선수 같은 경우는 살인미소라고 하는데, 굉장히 긍정적인 애인데도 막상 6시 오후 시합인데 제가 선수촌에 2시 정도에 들어갔는데, 제가 이배영 선수의 살인미소를 봤는데, 그날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어요. 어두운 것도 아니고 초조한 것도 아니고 어떻게 표현을 못 할 정도더라고요. 그런데 머릿속이 선해요, 지금도 그 생각이.
박인규 : 인간은 누구나 실패할 수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있다.
김병현 : 그러니까 선수들은 실패를 안 하려고, 실패하면 어떡하지, 그것 때문에 초조하고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실패할 수 있다.
박인규 : 정신력의 힘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박인규의 집중 인터뷰, 오늘은 2008 베이징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의 심리 상담을 맡고 있는 국민체육공단 체육과학연구원 수석연구원 김병현 박사와 함께 베이징 올림픽 마무리를 위한 준비와 선수들의 마인드 컨트롤 요법을 비롯한 스포츠 심리학에 대해 얘기 나누고 있습니다. 김 박사님도 체육 과학과 27년 째 되시는데, 어떻게해서 처음, 국가대표 선수들과 인연을 맺게 됐습니까?
김병현 : 제가 선수촌에 들어가서, 스포츠 심리를 전공해서 들어갔는데요, 그 선수들한테 매력을 느꼈어요. 매력을 느낀 게 뭐냐면, 선수들이 참 인간적이고 순수했어요. 그야말로 때 묻지 않은 마인드를 갖고 있는 게 국가선수들입니다. 거기에 대해서 인간적인 매력을 느껴서 선수들을 어떻게 하면 내가 도와줄 수 있을 까, 그렇게 하다 보니까 지금까지 오게 된 겁니다.
박인규 : 그동안 올림픽, 아시안 게임 해서 10번 이상의 큰 대회를 치르셨는데요, 말 못할 어려움, 잊지 못할 추억이 있을 것 같은데, 기억나는 에피소드 있으면 딱 한 가지만 소개를 좀 해주시죠.
김병현 : 처음에 제가 입사해서 10년 정도 됐을 때, 양궁 감독님이 시합에서 이기고 나서 소주를 한 잔하러 갔는데, 양궁 감독님이 우승하고도 이기고도 말이 없어요. 그래서 박경래 감독인데, 저보다 2년 후배인데, 왜 이렇게 말이 없냐. 이렇게 좋은 날. 형님, 내 마음은 지금 굉장히 허전했어요. 저는 그 당시에 이해를 못했어요. 그런데 2000년 시드니 올림픽 할 때, 제가 혼신을 기우려서 지원한 것이 여자 탁구, 김무교, 이지혜 복식 조입니다. 거기에 1년간을 심리 훈련을 지원을 하고 처치를 했어요. 사실은 준결승 세계랭킹 1위 왕란, 리진하고 붙었는데 우리가 20:18까지 이기고 갔는데, 사실 그때가 결승전이었어요. 그런데 상대 선수가 우리 네트 맞고 넘어와서 결국 24:22로 졌어요. 그날 지고난 뒤에 시드니 올림픽 경기장에서 나와서 숙소에 왔는데 잠이 안 오는 겁니다. 그래서 바깥에 나가서 맥주 한 잔을 마시면서 서너 시까지 있었을 거예요. 그때 감독들 마음을 이해하겠더라고요. 그때 참 허전하고 허탈한 것들이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어요.
박인규 : 감독님과 똑같은 생각이시군요. 선수들의 인간성이 좋아서 지금까지 하고 계시다고 말씀하셨는데, 20년이 지나면서 요즘 젊은이들도 많이 달라졌고, 요즘 선수들도 예전처럼 순수하고 그렇습니까?
김병현 : 세월이 흘러서 지금 지도자들이 86, 88때 선수한 지도자들이 많습니다. 그 선수들이 많이 들어왔는데, 우선 첫째로 그 감독들은 스포츠 과학에 관심이 많아요. 그것도 고무적으로 공부를 해요, 노력을 하고. 선수들은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 선수들은 헝그리 정신이 굉장히 강했습니다. 그래서 강인한 정신력은 우리가 처방을, 처치를 안 해도 됐었는데, 요즘은 풍요롭다 보니까.
박인규 : 세월이 바뀌었으니까 할 수 없겠죠. 선수들만 사실은 압박감을 받는 게 아니라 요즘 경제도 어렵다 보니까 일반 국민들도 여러 가지 스트레스도 받고 하는데, 국민들이 압박감을 풀 수 있는 요령이 있을까요?
김병현 : 대단히 어려운 겁니다, 이거. 진짜 어렵습니다. 이 스트레스라는 것이 쉽게 생각하면 그겁니다. 어떤 근본 원인을 제공해주는 것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스트레스가 아니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스트레스인데, 그걸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히 생각하세요. 하나는 내가 내 힘으로 할 수 있으면 하고, 내가 내 힘으로 할 수 없으면 잊어버리세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피할 수 있으면 피해라. 그 다음에 두 번째,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시간을 두고 피하지 말고 해결하도록 덤벼서 해결하는 게 스트레스를 오히려 해결하는 방법이에요.
박인규 : 맞부딪쳐서. 이번에 베이징 올림픽에 같이 못 가시죠. 안타까우시겠어요. 못 가시더라도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의 말씀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김병현 : 스포츠 심리학의 역설적인 얘긴데, 성적을 내려고, 우승을 하려고 하면 오히려 좋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마음을 비우고 결과는 이미 훈련장에서 정해진 거니까, 마음을 비우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금메달 따는 길이다. 마음을 비워라. 최선을 다해라. 있는 그대로 해라. 한번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박인규 : 마음을 비우고 최선을 다해라. 이번에도 우리 선수단이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김병현 : 네, 좋은 성적 낼 겁니다.
박인규 :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병현 : 감사합니다.
박인규 :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2008 베이징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의 심리 상담을 맡고 있는 국민체육공단 체육과학연구원 수석연구원 김병현 박사와 함께 베이징 올림픽 마무리를 위한 준비와 선수들의 마인드 컨트롤 요법을 비롯한 스포츠 심리학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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