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정부, WFP 대북 식량지원 요청에 "협의해 보겠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정부, WFP 대북 식량지원 요청에 "협의해 보겠다"

"90년대말 이후 최악 식량위기…하루 배급량 500g에서 150g으로"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30일 북한이 지난해 8월 발생한 홍수와 흉년으로 1990년대 말 이후 10년 만에 최악의 식량위기를 맞고 있다며, 한국 정부에 지원을 호소했다.
  
  그러나 정부는 "WFP가 식량 지원을 공식 요청할 경우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국민여론을 종합 고려해 입장을 결정하겠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기아 수준으로 전락할 위험"
  
  장 피에르 드 마저리 WFP 평양사무소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3주간 식량농업기구(FAO)와 공동으로 북한 전역에서 긴급 식량안보평가를 실시했다며 결과를 발표했다.
  
  드 마저리 소장은 "북한 주민 500만∼600만 명이 식량난으로 인해 끼니를 제대로 채우지 못하거나 야생 과일이나 초근목피로 목숨을 연명하는 등 기아 수준으로 전락할 위험에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드 마저리는 또 "북한 도시 주민들이 받는 국가 식량배급량이 1인당 하루 평균 450∼500g에서 150g으로 감소했으며, 도시 주민들은 어린이들을 식량사정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시골로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지난해 8월 발생한 홍수와 흉작, 기본 식료품 가격의 폭등의 여파로 2001년 이후 식량배급 격차가 최대로 벌어졌으며 식량생산도 수입 감소와 함께 급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북한과 대화하고 지원하라"
  
  그는 특히 "한국과 중국의 식량 공급이 감소하고 북한 내부의 시장가격이 폭등한 것이 식량난을 부채질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에 대해 북한 정부와의 대화와 지원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약속한 40만 톤의 식량이 6월부터 도착하고, 공여국들의 식량 지원 계획이 발표됐지만, 더 많은 지원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드 마저리 소장은 "앞으로 몇 달 동안 북한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2000만 달러가 필요하다"면서 "만약 우리에게 국제사회의 기부금이 제공되지 않으면 북한 상황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WFP와 FAO는 최근 3주 동안 량강도와 함경남도, 함경북도, 강원도, 황해남도, 황해북도, 평안남도, 평양 등 8개 도 53개 마을의 민가와 유치원, 병원 등에 대해 긴급 식량안보평가를 실시했다.
  
  '여론' 강조 통일부, WFP 요청 수용 안 할 듯
  
  이에 대해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관계 부처와 협의해 정부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WFP가 공식적으로 식량 지원을 요청한다 하더라도,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이 진전을 보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선뜻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정부는 금강산 사건과 남북관계 사안을 분리해 추진한다고는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통신 장비 물품 지원 보류, 개성관광 중단 검토, 민간단체 방북 보류 권고 등을 통해 두 사안을 사실상 연계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24일 "때가 되면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라며 강경 방침을 천명했다.
  
  정부가 여론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WFP의 요청을 거부하거나 보류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 고위 당국자는 "금강산 사건으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한국인의 북한에 대한 민심도 계속 악화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 대변인은 금강산 사건도 식량 지원의 고려 요소가 되냐는 질문에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모든 대북정책은 국민이 동의할 때, 국민에 하라고 할 때 하는 것이 가장 투명한 방법이고 올바른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은 정치 문제와 연계하지 않고 북한이 요청을 해 올 경우 검토한다는 원칙과 식량사정이 매우 심각하면 여론을 감안해 식량지원을 검토한다는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