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금강산 합동조사단 "현장조사가 이뤄져야만…"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금강산 합동조사단 "현장조사가 이뤄져야만…"

"피격 지점 北 설명과 100m 차이"외엔 실체적 진실 규명 실패

금강산 관광객 고(故) 박왕자 씨의 사망 지점이 북측의 최근 설명과 100m 차이가 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정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합동조사단은 또 사건 당일인 11일 박 씨가 숙소를 나간 시각은 CCTV 화면 감정 결과 4시 18분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대아산의 기존 설명과 같다.

아울러 조사단은 박 씨가 피격을 당한 때는 오전 5시 16분 '이전'이라고만 확인해 시각을 특정하진 못했다. 북측은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에게 박 씨가 4시 55분에서 5시 사이에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총격 시각은 5시 16분 '이전'"

황부기 통일부 회담연락지원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금강산관광객 총격피살사건 정부합동조사단은 25일 정부 중앙청사에서 지난 14일부터 열하룻동안 국내에서 진행한 조사 결과를 설명했다.

"적당히 넘어가지 않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강경 방침이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합동조사단이 발표 내용도 북측의 설명과 크게 다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었다.

그러나 조사단은 피격 지점에 대해서만 북측의 설명과 차이가 나는 걸로 '추정'된다고 했을 뿐, 피격 시점에 대해 5시 16분 '이전'이라고 밝히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 외에 조사단이 밝힌 내용들은 북측이 현대아산에 밝혔거나 현대아산의 자체 조사 결과와 차이가 없다.

대신 합동조사단은 현장 조사가 없이는 진실 규명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며 북측의 조사단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 황부기 단장은 사건의 우발성 여부에 대해서도 "현장 조사가 이뤄져야만 최종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 고(故) 박왕자 씨가 호텔 방을 나가는 장면이 직힌 CCTV 화면 ⓒ통일부 제공

우발성 여부도 판단 유보

황 단장은 "피격 지점은 금강산 해수욕장 경계선 울타리에서 기생바위 쪽으로 직선거리 약 200m 지점으로 추정된다"며 "현대아산이 촬영한 시신 수습 사진을 분석하고 사건현장을 촬영한 여러 사진들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정밀 분석한 결과로, 북한이 당초 윤만준 사장 방북시 통보해온 거리와는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북측은 사건 발생 당일 해수욕장 경계선 울타리에서 200m 떨어진 곳에서 박 씨가 사망했다고 현대아산에 1차로 통보했지만, 그 후 윤 사장이 12~15일 방북했을 때는 300m 떨어진 지점이라고 수정했었다.

황 단장은 박 씨가 금강산 패밀리 비치호텔 방을 나간 시각과 관련, "CCTV가 12분 29초 빠르게 설정돼 있어서 당시 화면에는 (박 씨가 나간 시점이)오전 4시 31분으로 기록된 것도 사실로 확인됐다"며 정확한 시각은 4시 18분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되는 총격 시점에 대해 북측은 12일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담화에서 오전 4시 50분이라고 밝혔으나, 이후 윤 사장에게는 4시 55분에서 5시 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5시가 넘어 총소리를 들었다는 목격자 진술이 이어지면서 북한이 사실을 은폐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황 단장은 "시계가 없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 대체로 자기가 호텔에서 몇 시쯤 출발했는데 그 때쯤 시각이 얼마 정도 되었겠다는 식으로 목격자들이 얘기를 하고 있다"고 말해 정확한 시간을 밝히기엔 역부족임을 드러냈다. 그는 또 "5시 전후에 총성을 들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며 목격자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사단이 '5시 16분 이전'이라고 확인한 것은 박 씨의 시신이 담긴 사진 중 가장 이른 시간에 찍힌 것이 5시 16분에 촬영된 것이기 때문이다.

목격자 진술 크게 엇갈려

황 단장은 공포탄 1발과 실탄 3발을 쐈다는 북측 주장의 진위 논란과 관련해서도 "총소리의 횟수는 대체로 2발을 들었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3발도 있고, 4발도 있고, 심지어 그보다 훨씬 많은 총소리를 들었다고 얘기하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측이 주장하는 박 씨 사망 시간인 오전 4시 55분경의 현장 가시거리에 대해 "조사를 안 해봤지만 당시 일출시간을 감안했을 때 상당히 환하게 보이는 상황이 아니었나 추정한다"고 말했다.

황 단장은 17세 여군이 총을 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가 없다"고 말했고, 호텔방 열쇠의 행방에 대해서도 "묘연하다"고 말했다. 시신 현장에 나온 북한군의 수에 대해서는 "두 사람 정도 되지 않았을까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조사는 박 씨가 북측 군 통제지역으로 얼마나 깊이 들어갔는지 추정할 수 있는 자료 확보에는 실패함에 따라 박 씨의 이동거리와 이동시간을 규명하지 못하는 등 핵심 의혹 규명에도 한계를 노출했다.

황 단장은 "분명한 목격자가 없는 가운데 목격자들의 진술 내용이 상이하기 때문에 현장조사를 하지 못한 현 상황에서 모든 의혹을 밝히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빠른 시일내에 현장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북측 당국의 협력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