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若(약)/每(매)/毒(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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若(약)/每(매)/毒(독)

[한자가 그렇게 만들어졌다고?] <59>

若(약)은 '풀'인 艸(초)와 右(우)자를 합친 글자다. 그러나 이런 분석으로는 의미를 끌어낼 수 없기 때문에 보통 상형으로 설명한다. 젊은 여자가 머릿결을 고르는 모습이라거나, 무당의 모습이라고도 한다. <설문해자>는 右가 오른손을 뜻한다며 나물 캐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右를 의미 요소로 끌어들인 것은 억지고, 나물 얘기 역시 생뚱스럽다.

<그림 1> 같은 옛 모습을 보면 정말로 두 손을 머리 쪽으로 향한 사람이 꿇어앉은 모습이다. 양 손의 모습이 艸로 변해 위에 올라앉은 것이다. 若은 女와 두 손인 臼(구/국) 또는 廾(공)을 합친 글자가 된다. 女가 발음, 臼=廾이 의미겠는데, 지금 남아 있는 뜻으로는 臼=廾과 연결시키기가 어렵다. 다만 臼=廾을 艸로 볼 경우, 若의 '어리다'라는 뜻과 연결이 가능하다. '어린 싹'이겠다. 그 경우 右 부분은 女의 변형인 셈이다. 파생자 諾(낙)·惹(야)의 발음을 종합해 보면 받침이 없고 초성이 ㄴ인 女의 발음과 접점이 있다.

그런데 <그림 2> 같은 변형을 보면 또 다른 설명도 가능하다. 따로 떨어져 있는 두 손의 모습을 합쳐 臼 같은 형태가 되면 母의 옛 모습인 <그림 3>과 비슷해진다. 윗부분의 삼지창 같은 부분이 별 의미 없이 복잡해진 것이라고 할 경우 若은 母가 복잡한 형태로 변한 이체자가 된다.

<그림 2> 같은 모습은 또 宴(연)의 발음 부분 妟(연)과의 연관 가능성을 제기한다. 妟의 윗부분 曰은 臼와 모양상 큰 차이가 없다. 妟=若일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堰(언)의 발음 부분 匽(언)은 匿(닉)과 같은 구조의 글자가 된다. 또 宀(면)·冖(멱)·勹(포) 등 다른 글자를 둘러싸는 형태의 글자들이 종종 헛갈리는 것을 생각하면 匽·匿의 匸 역시 宀 등과 헛갈렸을 수 있고, 그렇다면 匿=匽=宴일 수 있다. '숨다'(匿)>'쉬다'(匽)>'편안하다''즐기다'(宴)의 의미 연결도 매끄럽다.

每(매)는 母 위에 屮(철)을 얹은 형태로 나온다(<그림 4, 5>). 그러나 추가 부분인 屮은 의미 요소로 보기 어렵다. 여자가 머리 장식을 한 모습이라는 설명도 있는데, 그런 식의 상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런데 <그림 2> 같은 若의 옛 모습에도 위에 屮자가 얹혀 있다. 아랫부분은 母로 볼 수 있으니, 每는 若의 변형이라고 할 수 있다. '매양'(每)과 '같다'(若)는 연결되는 의미다.

毐(애)와 毒(독)도 每처럼 여자가 머리 치장을 한 모습이라는 설명이 있다. 毐는 치장이 조금 덜한 것, 毒은 많이 치장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치장의 정도 같은 주관적인 요소로 글자를 구분했다는 얘기는 믿기 어렵다. 두 글자 모두 女 또는 母에 어떤 요소를 추가한 것이겠다. 毐의 경우 每처럼 윗부분이 조금 복잡해진 것이라고 보면 若=每와 같은 글자일 가능성이 있다. 발음이 '야'(惹)와 '매'(每)의 중간 형태다. 毒은 윗부분이 靑(청)의 윗부분과 같은데, 靑의 윗부분이 生(생)의 변형이니 역시 '生+母(女)'의 구조일 수 있지만 분명치 않다.

毐는 嫪毐(노애)라는 역사인물의 이름에나 나오는 글자다. 타국에 볼모로 가 있던 진시황의 아버지를 지원해 통일 전 秦(진)나라의 왕위에 올린 奇貨(기화) 고사의 주인공은 장사꾼 呂不韋(여불위)인데, 그가 홀로 된 진시황의 어머니와 가까이 지내다가 발을 빼면서 대타로 밀어넣은 정력 절륜의 사내 이름이 노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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