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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MB…'독도·금강산 잘 좀 해볼까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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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MB…'독도·금강산 잘 좀 해볼까 했더니…'

첫 소집 NSC에 상임위원장이 '고작' 30분 참석

이명박 대통령이 18일 취임 후 처음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기로 한 가운데, NSC 상임위원장인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이 회의에 길어야 30분 정도만 참석할 것으로 보여 '부실 회의'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 30분 NSC를 소집해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문제 등에 따른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 대통령이 두 사안을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NSC는 헌법에 명시된 외교·안보분야 최고위 대통령 자문기관으로 총리와 외교통상부 장관, 통일부 장관, 국방부 장관, 국가정보원장 등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석한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통일부 장관이 상임위원장을 겸했으나 이명박 정부 들어 외교부 장관이 그 직책을 맡았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정부의 외교·안보는 외교부 원톱 체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통령 지시 사항은 어떻게 시행하나?

문제는 유 장관이 이날 오전 8시 45분발 비행기로 9박 10일간의 필리핀·싱가포르 출장을 떠난다는 데 있다. 유 장관은 외교관이자 고위공무원이므로 항공기 탑승 수속 등에 걸리는 시간이 매우 짧다. 그러나 인천공항으로의 이동 시간 등을 고려해 볼 때 늦어도 8시에는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에서 일어나야 한다.

결국 유 장관은 이 회의에 30분밖에 앉아 있지 못하게 되는 셈인데, 현황 보고 및 토론, 대통령 지시사항 청취, 후속 대책 마련 등을 그 시간에 제대로 소화해 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회의가 길어질 경우 외교부 차관이 바통을 이어 받을 수는 있지만 후속 대책 등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상임위원장이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 지시 사항 등이 무게감 있게 시행될 수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유 장관은 18일부터 21일까지 필리핀, 21일부터 22일까지 싱가포르를 공식 방문한다. 이어 22일부터 24일까지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잇달아 참석한다.

22일부터 시작되는 릴레이 회의는 다자회의이고 북핵 및 금강산 사건 등 한반도 현안을 여러 참가국들과 공유·협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유 장관의 참석은 필수적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금강산, 독도 등 외교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필리핀과 싱가포르 일정을 굳이 진행했어야 했냐는 데에서는 고개를 갸우뚱 하게 한다.

내년에 있을 한-필리핀 수교 기념행사를 벌써?

유 장관은 18일 필리핀에 도착해 필리핀의 영웅 호세 리잘을 기념하는 비석에 헌화하고, 한-필리핀 외교장관회담을 가진 뒤,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을 예방하고, 외교장관 주최 만찬에 참석한다.

다음날인 19일과 20일 유 장관은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기공식에 참석하고, 필리핀 전·현직 정부 인사들과 회동할 예정이며,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 대표들과의 간담회도 진행한다.

이어 21일에는 싱가포르에 도착, 조지 여 싱가포르 외교장관과 회담을 갖고, 여 장관 주최 만찬에 참석한다.

금강산·독도 문제가 불거진 상황에서 외교부 장관이 굳이 이같은 일정을 진행해야 하느냐는 지적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독도 문제도 중요하지만 1개월 전부터 (필리핀, 싱가포르) 일정이 잡혀 있어서 기본적인 외교 활동을 하는 게 더 좋지 않나 하는 게 우리들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 당국자는 "필리핀 외교장관은 아세안 회의에 가야 해서 어려운 실정인데 특별히 시간을 내서 18일 유 장관을 만난다"라며 "타이트한 시간을 조정해 일정을 작성했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필리핀과는 내년이 수교 60주년이라서 기념행사를 추진해야 한다는 점도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외교부 주변에서는 "권철현 주일 대사가 사실상 소환까지 된 마당에 외교부 장관이 내년에 있을 한-필리핀 수교 60주년 기념행사를 논의하는 게 그리 중요하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한 소식통은 "유 장관이 2004년부터 1년 5개월 동안 필리핀 대사를 했던 인연 때문에 이런 시국에도 필리핀을 가는 모양"이라며 "외교·안보 사안에 모처럼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이려 했던 대통령이 외롭게 됐다"고 촌평했다.

한편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이날 금강산 사건과 독도 문제 등이 잇따라 발생한 것과 관련해 "무엇보다 외교·안보 라인을 교체하거나 보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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