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노조는 전날에야 사측으로부터 기습통보를 받은데다 장소 탓에 지난 14일과 같은 주주총회 원천봉쇄를 하지 못했다. 이들은 주주자격으로 주총장에 입장해 구본홍 사장 선임을 저지하려 하였으나 사측이 용역 직원을 동원해 이들의 입장을 막았다. 일부는 이후 '업무방해' 등으로 노조를 고소할 심산인지 조합원들을 상대로 '채증'을 시도하기도 했다.
앞서 사측은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주주인지 여부를 확인한 뒤 이들을 주총장에 들여보내겠다고 밝혔으나 노조원들은 8시 50분께 출입구를 막아선 용역직원 30여 명과의 몸싸움 끝에야 주총장에 들어갈 수 있엇다. 그러나 80여 명의 용역직원들은 단상 주위를 3~4중으로 스크럼을 싸고 에워싼 채 노조원들의 접근을 막았다.
노조원들은 "구본홍은 물러나라", "용역깡패 동원말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용역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였으나 역부족이었다. 박경석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장은 "불법적이고 폭압적으로 진행된 주총은 그 결과가 어찌됐든 문제다"라며 "앞으로 법적 책임을 단호하게 물을 것이며 사측은 이에 대해 명확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김재윤 주주총회 의장은 9시가 되자 기습적으로 구본홍 사장 선임안을 상정했고 YTN 노조원들과 언론노조 관계자,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치는 가운데 가결됐음을 선포했다. 용역직원들이 얼굴을 가리고 있던 대주주들은 사장 선임이 끝나자 황급히 자리를 떠났고 YTN 노조원들은 눈물을 보이는 등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YTN 대주주와 경영진, 용역업체 직원들이 회의장을 비운 뒤 YTN 노조원들과 시민들은 정리집회를 가졌다.
박경석 지부장은 "'낙하산 주총'을 막지 못해 정말 눈물이 나오려 한다"며 "그러나 이번 주총의 불법적 진행에 대해 법리적, 유권 해석을 거쳐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 사측의 기만한 운영 방식에 대한 우리의 항의는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현덕수 전 지부장은 "우리사주 조합원장으로서 불법적이고 탈법적인 이번 주총이 원천 무효임을 선언한다"며 "우리는 YTN 주주로서의 권리를 침해당했다. 이에 대해 당연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측은 주주의 진입을 용역을 동원해 봉쇄하는가 하면 안건을 진행할 때도 동의 여부를 묻지 않았다. 공개적인 표결 절차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노종면 조합원도 "정확한 개회선언도 없었고 주총 내용을 주주인 우리가 듣지도 못한 엉터리 총회였다. 이번 주총은 성립조차 되지 않았으며 원천 무효다. 당연히 사장 선임도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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