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대통령부터 역사 부정하지 마라"

"외교는 과거 업적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

민주당의 송민순 의원은 15일 "과거를 부정할 이유가 없다. 역사를 부정하는 국민에게 미래가 없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개원연설에 대해 "국회나 국민들에게 하기 전에 대통령 스스로에게 하는 말로 받아들이라"고 말했다.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송 의원은 이날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고 외교에서 과거를 부정하면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대접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 의원은 "남북관계를 잘못 관리하면 다른 나라와의 관계도 부담이 된다는 것을 잘 인식해야 하는데 (이명박 정부가) 초기에 거꾸로 또는 불균형적으로 인식했다"라며 "외교는 지난번에 이뤘던 업적을 발전시켜 나가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과거의 남북 합의를 인정치 않는 대북정책, 과거를 무조건 부정만 하고 보는 대미·대일정책이 이명박 정부의 외교적 혼란을 초래했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만을 강조해 독도에 대한 잘못된 시그널을 줬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 쪽에서는 선의로 얘기했지만 일본은 선의로만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국가간 관계는 어깨동무하고 악수 한 번 하고 사진 찍어서 바뀌는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상관의 관계로 인해 국가간의 기본적 이익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과거와 미래의 문제는 경량급으로 행동할 게 아니라 우리가 최소한 미들급 이상 되는 나라니까 무게를 가지고 국정을 운영하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일본 중학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 문제를 일본과 러시아가 분쟁을 벌이고 있는 북방도서와 같은 의미로 다룬 것에 대해 "(북방도서 문제는) 그냥 영유권만 주장하는 게 아니라 '일본한테 돌려주지 않으면 러일관계가 평화적으로는 안 된다'는 전제조건이 있는 것"이라며 "독도의 분쟁화 수준을 한 단계 아주 확실하게 더 올려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사회에서 독도의 분쟁성을 보는 것과 북방도서의 분쟁성을 보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