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총회에는 시사교양 PD뿐 아니라 예능, 드라마, 라디오, 스포츠, 편성 PD 등 120여 명이 참석해 검찰의 표적 수사에 대한 MBC의 위기감을 그대로 보여줬다. 김영희 MBC PD협회장은 "MBC PD 340여 명 가운데 120명 가량이 모인 것을 보면 시국이 심상치 않은 모양"이라며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검찰은 <PD수첩> 수사 뿐 아니라 PD들을 대상으로 금품수수 의혹을 제기하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영희 회장은 "불과 2년전에 조사를 마치고 덮었던 문제를 다시 꺼내들어 40명이나 되는 PD에 내사를 시작해 마치 PD 전체가 문제 있는 집단인양 흔들려 하는 것"이라며 "PD 흔들기는 곧 방송 흔들기로 그들의 입맛에 맞게 방송구조를 개편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중동, 같은 언론인이라고 이름붙이기도 부끄럽다"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안전한가' 2편을 제작한 오동운 PD는 이명박 정부와 검찰, 조·중·동 등이 제기한 온갖 논란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오 PD는 특히 "잊을 만하면 <PD수첩>을 흔드는 조·중·동은 같은 언론인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부끄럽다"고 맹비난했다.
오동은 PD는 조중동이 집중적으로 제기하는 오역 논란에 "문장 하나를 놓고 봤을 때 100점짜리 문장이 아닌 번역인 것은 사실이고 그 문제로 지적을 한다면 달게 받아들이겠지만 전체 맥락에서 그 문장 하나를 의도적으로 조작했다거나 변경시켰다는 왜곡 의혹은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오 PD는 "아레사 빈슨의 병명을 의도적으로 조작했다는 의혹 역시 마찬가지"라며 "그가 광우병으로 사망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두고 논란이 있었고 1%의 가능성이라도 위험이 있다면 그에 밝혀야 하는 것이 언론의 기능이라고 생각해 이를 취재, 전달한 것"이라고 했다.
오 PD는 "<PD수첩>이 쓰러지는 소를 광우병에 걸린 소라고 보도했다는 것은 조·중·동의 오해"라며 "<PD수첩>은 쓰러지는 소가 광우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쓰러지는 소를 철저하게 검사해야 한다는 것이 <PD수첩>의 주장이었다"고 지적했다.
오 PD는 "현재 서울중앙지검에서 'PD수첩' 수사를 위해 5명의 검사가 투입된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검찰이 명예훼손을 수사하겠다면서 과학적 사실 관계를 검증하고 나서겠다는 것은 무리한 수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PD수첩> 방송에 왜곡이 있었다면 방송 인터뷰에 응한 사람과 그 방송 내용에 대한 사실 여부를 찾아 <PD수첩>의 오해를 규명하면 될 일이다. 자료 원본을 운운하면서 편집권과 언론의 자유를 해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MBC PD들은 "MB정권 언론탄압, <무한도전> 반대한다!" "검찰수사 계속되면, <불만제로> 찾아간다!" "정조 <이산> 보았으면, 촛불민심 외면마라!" "언론탄압 계속하면, <박정금>이 잡아간다!" "촛불 민심 <시선집중>, 검찰수사 중단하라!" 등 MBC 프로그램을 넣어 만든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정치검찰'이 화려하게 복귀하고 있다"
MBC PD협회는 이날 '이명박 정권은 언론탄압을 중단하라!'는 성명서를 내 "이명박 정권은 국민적 비난을 모면하고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PD수첩>을 희생양 삼고 있으며 그 첨병으로 검찰이 동원되고 있다. 민주공화국의 근간을 뒤흔드는 '정치검찰'이 대한민국에서 화려하게 복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PD수첩>에 대한 검찰 수사는 즉시 중단되어야 한다"며 "전근대적인 방법을 동원해 MBC PD 집단의 이름을 더럽히거나 혹은 부당한 검찰 수사를 통해 MBC PD들의 자유의지를 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엄청난 오산이다. MBC PD들은 부당한 탄압에 대해서는 더욱 더 강하게 저항할 것이며, 진실의 편에 서서 오로지 국민들만을 두려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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