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 경 간신히 시위현장에 방송차량을 가져온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측이 경찰의 진압 직전 시민들의 부상을 우려해 "경찰이 들어오면 서서히 뒤로 물러서자"며 시민들에게 평화적으로 대응할 것을 촉구해 큰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진압 직전 '신변보호' 운운하며 시위대의 앞 쪽에 앉아있던 송영길, 김재윤, 노회찬, 심상정 등 통합민주당 의원, 진보신당 대표들을 여성 경찰로 둘러쌌다. 거듭된 의원 폭행 논란을 의식한듯 이들은 시민 해산 작업이 이뤄지는 동안 의원들을 경찰 병력으로 둘러싸기만 하고 끌어내지는 않았다.
또 시민들을 모두 인도로 밀어내고 차량 소통을 재개하고 나서도 1시간 여 동안 경찰은 이들 의원과 보좌관 등 20여 명이 도로에 앉아있도록 내버려뒀다. 통합민주당 의원 8명은 2시 40분 가량 먼저 자리를 떴고 심상정, 노회찬, 조승수 전 의원과 시민 50여 명은 보신각 앞 도로에서 연좌시위를 벌이다 새벽 3시 40분쯤 해산했다.
경찰이 해산 작전을 시작한 이후 종로 보신각 사거리를 지나는 차량들은 상당수 시민들을 응원하는 클락션을 울려 시민들의 환호성을 끌어냈다.
이에 앞서 우문수 종로경찰서장은 11시 40분 경 시위대 앞 쪽에 앉아있던 송영길, 강창일 의원에게 다가가 "차량 통행이 가능하도록 양쪽 2차선을 열어달라"고 요청하려다 시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우 서장이 갑자기 정복 및 사복 경찰을 대동하고 갑자기 시위대 사이로 끼어들자 흥분한 시민들은 "어청수는 물러가라"를 외치며 몰려들었고 일부 시민은 우 서장에게 생수통에 든 물을 끼얹기도 했다.
"전 국민은 경찰의 해산을 명령합니다"
한편 이날 촛불시위에서는 한 누리꾼이 경찰의 경고방송을 패러디해 다음 아고라에 올린 일명 '시민 확성녀' 방송이 나와 많은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 방송은 여성 성우의 목소리로 "경찰, 전 의경 여러분 밤이 깊었으니 이제 그만 집으로, 숙소로 돌아가십시오. 지금 여러분은 불법 주차와 불법 도로 점거를 하고 계십니다"라는 멘트로 시작해 "이에 우리 시민들은 여러분의 불법 행위를 묵과하지 않을 것입니다", "전 국민은 여러분의 즉각 해산을 명령합니다"라며 경찰의 불법 행위를 경고하는 내용이다.
특히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만든 이 도로를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먹고사시는 여러분이 불법으로 시민들의 운행권을 막고 계십니다"라고 꼬집은 대목이나 흔히 경찰이 경고방송에서 자주 쓰는 표현을 패러디해 "여러분은 비양심적이고 불법 폭력적 행위로 지금 많은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계십니다"라고 말하는 부분 등은 시민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종로1가에서 인도로 밀려난 일부 시민들은 새벽 2시께 동대문 근처에서 200여 명이 재집결해 다시 광화문 방면으로 행진을 시작했으며 이에 다시 투입된 전경에 의해 연행되는 시민들이 속출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부상자가 생겼다. 한 시민은 연행 도중 호송차에서 떨어져 머리를 땅에 부딪히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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