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노조 "시위대 폭도라 불러도 무방"

동아 노조도 "부당한 폭력에 굴하지 않겠다"

조선일보 노동조합이 27일 '언론에 폭력을 행사하는 일부 시위대의 야만을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 "이쯤되면 건전한 시위대라기 보다는 폭도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라며 촛불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일선 취재기자 등으로 이루어진 노조도 조선일보 편집·경영진과 시각을 같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최근의 <조선일보> 사설과 꼭 같은 내용의 성명이다.

조선일보 노조는 촛불 시위대의 조선일보 이광회 기자 억류 사건 등을 들어 성명에서 "자신들의 시위를 다른 시각에서 보도한다고 해서 특정 신문사의 기자에게 린치를 가하는 일은 용납될 수 없다"며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타인의 신체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폭력으로 짓밟는 시위대가 과연 민주주의를 거론할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노조는 "신문은 사회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 현상을 현장에서 충실하게 보도해야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며 "그런데 왜 일부 시위대들은 기자들의 정당한 취재를 물리적 폭력으로 막으려 하는가"라고 규탄했다. 이어 이들은 "다른 사람의 알 권리, 기자가 취재할 자유를 위협하는 사람들은 언론의 자유를 논할 자격이 없으며 자신들의 의사 표현의 자유를 주장할 자격도 없다"고 했다.

이들은 "조선일보 노조 조합원들인 기자들은 물리적 폭력과 탄압에도 언론의 정도를 걸을 것을 다짐한다"면서 "반지성적이고 비이성적인 취재 기자에 대한 폭력 행사를 당장 중단하고 취재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스스로 공권력이기를 포기한 것처럼 불법 폭력시위를 방치해온 경찰에도 엄중 요구한다"며 "경찰은 매일 밤 서울 도심을 무정부상태로 몰아넣고 있는 불법 폭력시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해 흔들리고 있는 법치주의의 기본을 다시 세워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동아일보 노조 "부당한 비난에 굴하지 않을 것"

동아일보 노동조합도 27일 사진부 변영욱 기자가 전날 촛불시위 현장을 취재하다 일부 시위대에 폭행을 당한 사건에 대한 성명을 내 "폭력을 통해 자기주장을 강요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원칙과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동아일보 노조는 "민주주의를 외치던 현장에서 민주주의가 사라지고, 비폭력을 내세우던 현장에서 폭력이 횡행하며, 순정에서 출발했던 현장에서 광기가 고개를 쳐들기 시작했다"며 "이는 그동안 촛불시위가 스스로 자부했던 비폭력의 원칙을 허물어뜨리고 그동안 동참했던 시민들의 순수성을 짓밟는 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노조는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물리적 폭력을 가하는 행위와 이를 정당화하려는 주장엔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면서 "동아일보가 정론지로 오래도록 남기를 바라는 시민들의 정당한 비판은 언제든지 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 그러나 부당한 비난과 물리적 위협 그리고 폭력에는 결코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