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이날 저녁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사옥을 경찰 버스로 둘러싸고, 아예 시민이 조선일보 사옥 아래 접근하지 못하도록 경찰의 저지선을 조선일보 사옥을 지나서 구축했다. 조선일보 계열 코리아나호텔은 호텔 입구 위에 폐쇄회로TV(CCTV)를 설치했고 철망을 내린 주차장 앞엔 경찰이 서서 시민의 통행을 막았다.
이 바람에 조선일보 앞을 지나려던 일반 시민은 물론 코리아나호텔에 묵고 있던 외국인 관광객도 출입을 하지 못해 발을 동동구르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런 경찰의 원천 봉쇄는 시민의 비웃음의 대상이 됐다. 60대 한 시민은 "이명박 대통령이 조선일보를 얼마나 끔찍하게 사랑하는지 이렇게 꼭꼭 싸놨다"고 비꼬았다. 그 옆에 선 다른 시민은 "그래도 동아일보 사옥은 완전히 감싸놓고 조선일보는 끄트러미를 남겨놔 조선일보가 섭섭해하겠다"고 받아쳤다.
이명박 정부의 철통엄호에도 조선일보는 시민의 분노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이날 시민들은 달걀을 가져와 조선일보사 사옥에 던졌고 쓰레기를 경찰 버스 너머로 던져넣는가 하면 차량과 조선일보 사옥이 맞닿는 곳 부근에 까나리액젓을 뿌리기도 했다.
국민대 재학생으로 밝힌 최승 씨는 "보수단체들이 LPG 통을 들고 MBC를 위협하고 항의 집회를 할 때 경찰들이 저런 방어를 해줬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며 "그때는 오히려 보수단체의 만행을 방치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칭 '보수'를 자청하는 언론사는 저렇게 방어해 준다는 것은 역시 이명박 정부가 1960~70년대 독재정권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조·중·동은 폐간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던 한 20대 여성은 "조선일보가 시민들이 무섭긴 했나 보다"며 "조·중·동은 쉽게 물러나거나 무너지지 않을 것 같다. 무엇인가는 물어뜯고 할퀼 것이고 시민들이 꾸준히 가르쳐야 그제서야 물러날 것 같다"고 했다.
동아일보사도 마찬가지였다. 100여 명의 시민들은 동아일보 사옥 앞을 막아선 전경과 몸싸움을 벌였고 일부 시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을 비꼬는 팻말을 세워놓고 야유를 퍼붓기도 했다. 한 시민은 "이명박 대통령을 열심히 띄워준 보상을 이렇게 받으니 좋으냐"고 했고 다른 시민은 "평생 정부의 품에 안겨 그렇게 살아라. 폐간이 멀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