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은 보수단체 회원들이 KBS 본관 건너편에서 1인 시위하던 시민을 집단구타하는 사건이 발생한 날이다. 최근 '각목'까지 등장하는 등 보수단체 맞불 집회가 폭력화, 과격화 양상을 띄고 있는 원인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PD저널>이 24일 입수, 보도한 'KBS방송언론 정상화 촉구 계획서'라는 문건에 따르면 이들은 227개 보수단체 1200명 회원을 집중 동원해 6월 23일부터 7월 31일까지 총 5회에 걸친 KBS 본관 앞 대규모 집회 및 정연주 사장 자택 앞 집회와 32회에 걸친 소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을 작성한 단체는 'KBS사장퇴진촉구범국민연대'라는 이름으로 반핵반김국민협의회 회원단체라고 밝혔다. 이들은 "촛불행진으로 사회혼란이 계속되는 근원적인 문제는 KBS에서 광우병 문제의 확대보도 및 촛불문화제를 선동하는 보도에 있다"며 "국정파탄을 야기하는 편파, 왜곡방송 중단과 정연주 사장 퇴진 및 감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문건은 "매주 또는 매일 촛불행사와 맞불행사로 진행하라"며 보수단체 회원 1200명을 동원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 문건에서 '애국우익단체'로 명명된 이들 단체는 이북도민중앙연합회, 황해도민회, 자유총연맹, 고엽제전우회, 대한참전단체연합회, 사학법인연합회, 재향경우회, 자유시민연대, 한국유격군전우회총연합회, 실향민중앙협의회, 북핵저지시민연대,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외 227개 보수단체다.
고엽제전우회 회원 1000여 명이 모여 정연주 KBS 사장 면담을 요구했던 지난 13일에도 인터넷에서는 이날 집회의 참가인원을 명시하고 불참시 불이익이 있다고 경고하는 대한민국 고엽제전우회 서울시지부 문서가 나와 관제데모 의혹이 일기도 했다.
이 문건은 6월 23일부터 7월 31일까지 총 32회에 걸쳐 매일 일출~일몰까지 KBS정문 앞에서 "KBS 방송언론 정상화를 위한 캠페인"을 열어 "정치, 사회, 시사기획팀의 편파왜곡방송을 규탄, 고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또 각 보수단체별로 KBS 정문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관련 현수막과 피켓을 제작하라는 등의 구체적인 행동강령까지 나와있다. 실제로 집단구타 사건이 발생한 지난 23일 현장에 있던 반핵반김국민협의회 차량에서는 다수의 각목과 쇠파이프가 발견되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구호 역시 "친북좌파 평양방송 KBS를 규탄한다!", "북한에 갖다 바친 KBS 자금 실체를 낱낱이 밝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사회혼란 국정혼란 부추기는 KBS 정연주 사장 즉각 물러가라!" 등 구체적으로 나와있다.
<PD저널>은 "이러한 보수단체의 움직임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촛불집회에 대대적인 '반격'을 시작한 것과 시점이 비슷하다"며 "그동안 경찰은 시민과 취재진에 대한 보수단체 회원들의 폭력행사를 수수방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고 '관제시위'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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