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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청 '언론플레이도 손발이 맞아야…'

김종훈 본부장 귀국 연장은 '벼랑끝 전술'이라더니

쇠고기 추가협상을 하겠다며 미국을 방문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갈팡질팡 행보에 관한 당정청의 설명이 혼란스럽다.

외교통상부는 김 본부장이 귀국 의사를 접고 미국 체류를 연장한 것은 미국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한나라당에서는 오히려 자신들이 요청한 것이라고 말하는 등 엇갈리는 진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 발표에 청와대 번복

김 본부장은 한국시간으로 16일 7시 30분(이하 모두 한국시간) 그날 예정된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의 3차 협상을 포기하고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뉴욕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이후 8시 30분 께 주미 한국대사관은 비보도를 전제로 김 본부장의 조기 귀국 사실을 특파원들에게 알렸고, 잠시 후 10시 서울의 외교부는 이 사실을 발표했다.

그러나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1시 40분 김 본부장이 워싱턴에 더 머물게 된다고 외교부의 발표를 번복했다.

그 후 12시 24분 외교부는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를 발송해 "장관급 협의가 더 필요하다는 미측 요청에 따라" 김 본부장이 귀국을 연기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외교부 홈페이지에 띄웠음을 공지했다.

오후 2시 15분 비공식 브리핑을 가진 외교부 당국자는 구체적인 부처를 명시하지 않은 채 그냥 '미국'으로부터 워싱턴의 한국대사관을 통해 협상 연장 요청이 왔고, 10시 10분 주한 미국대사관을 통해서도 같은 요청이 들어 왔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의 뉴욕 도착 시각이 오전 10시 50분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그가 열차 안에 있을 때 그같은 요청이 온 것이었다.

이에 대해 외교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연합뉴스>에 "미국 측이 가려는 사람을 붙잡지 않았느냐"며 김 본부장의 '벼랑끝 전술'이 통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추켜세웠다.

외교부, 미국의 '행위'만 확대 해석

그러나 미국이 먼저 추가 협의를 요청했다는 외교부의 설명은 이날 오후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의 발언에 의해 뒤엉켜 버린다.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직후 "아침에 뉴스를 보고 김 본부장이 돌아오는 것을 알고 외교부 장관에게 연락해 완결 짓고 오라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는 홍 원내대표의 같은 발언을 전하며, 최근 쇠고기 방미단의 일원으로 미국을 방문했던 윤상현 원내 부대표도 "조속히 쇠고기 문제를 풀기 위해 방미 기간 어떤 해결책을 가져오라는 당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겨레>는 "서울과 워싱턴의 외교채널, 즉 주한 미국대사관과 국무부를 통해 미국 쪽이 협상을 더 하자고 요청했다"는 워싱턴 한 소식통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협상 파트너인 USTR이 아니라 국무부가 김 본부장의 귀국 연기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발언을 종합해 볼 때 외교부의 설명대로 김 본부장의 귀국을 미뤄달라고 전화를 걸어온 쪽은 미국이 맞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협상을 계속하자고 실질적으로 요청한 쪽은 한나라당이었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홍준표 원내대표 등은 김 본부장의 귀국 사실에 관한 언론보도를 들은 뒤 외교부는 물론 청와대에 급히 전화를 걸어 그가 빈손으로 돌아올 경우 여론이 악화될 것이라고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외교부와 주한 미국대사관, 미 국무부, 주미 한국대사관 등의 '외교채널'이 가동됐고, USTR과 달리 외교적 파장을 더 크게 고려하는 미 국무부가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외교부는 미국이 김 본부장을 붙잡아 달라는 전화를 했던 '행위'만을 부각시켜 '미국의 선제 요청'을 강조했고, 그것도 모자라 '벼랑끝 전술의 성과'라는 식으로 언론플레이까지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홍준표 원내대표의 '손발이 맞지 않는' 발언으로 인해 그같은 내막은 백일하에 드러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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