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당국간 대화가 단절된 가운데 민간 주도로 열린 이 행사에서 남, 북, 해외 대표들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실천을 다짐했다.
참가자들은 공동결의문을 통해 "오늘 자주통일로 향한 겨레의 앞길에는 실로 커다란 장애가 조성되고 있다"며 "우리는 정세가 변하고 환경이 달라져도 6.15공동선언과 실천강령인 10.4선언을 끝까지 고수하며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이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낙청 "6.15 존중하지 않으면 천추의 죄과로 남을 것"
6.15남측위 상임대표인 백낙청 단장은 개막연설에서 "오늘 6.15공동선언 발표 8돌 기념 민족통일대회가 어김없이 열리는 것도 모두 우리 민간운동의 뿌리 깊은 생명력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현재의 남북관계가 일시적인 경색으로 끝날지, 아니면 천추의 죄과로 남을지는 무엇보다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존중 여부에 달렸다"고 말했다.
안경호 6.15북측위 위원장은 "역사적 선언들과 우리민족끼리의 이념은 이른바 '비핵.개방.3000'이니 '실용주의'니 하는 것에 의해 부정당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라며 "통일운동의 환경과 조건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남한) 일부 당국자들이 대화니, 제의니 하면서 무슨 변화라도 있는 듯이 하고 있지만 이것은 민심을 오도하자는 것으로 진실성을 믿을 사람은 없다"며 "통일문제를 대미관계에 예속시키고 우리 운명을 남에게 내놓는 것과 같은 '한미동맹 우선론'을 허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곽동의 6.15해외측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지금 남녘 각지에서 활활 타오르는 촛불이야말로 오늘의 정세의 특징이며 그것이 남녘 시민들의 민심이라고 확신한다"고 원고에도 없는 말을 해 소동을 빚었다.
남측 참가자 중 20여명은 곽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남측 내부사정에 대한 부적절한 언급이라며 행사 도중 자리를 떴고, 백낙청 상임대표는 북.해외측 공동위원장에게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본 행사 후 만찬에서 임동원 임동원 남측위 고문(전 통일부 장관)은 만찬사를 통해 "민족 내부에 여전히 남아있는 냉전의 논리와 대결적 사고는 우리를 안타깝게 한다"며 "6.15선언이 제시한 평화와 번영의 길로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보다 구체적인 실천의 방도를 세워야하겠다"고 말했다.
임 고문은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조속히 당국간 대화와 협력이 재개되고 멈추었던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실천하는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 행사서도 '6.15선언 이행' 촉구
한편 6.15남측위는 이날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과 문화제를 열었다.
6.15남측위 상임고문인 김상근 목사는 이 행사에서 "이명박 정부가 대북관계를 막아서기만 한다면, 그래서 긴장이 조성된다면, 그래서 총성을 울리게 된다면 국민은 다시 촛불을 들 것"이라며 "대북정책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또 "6.15공동선언 8주년 행사를 남북 당국이 참여한 가운데 서울에서 열기로 합의됐음에도 당국은 참여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그는 "이는 이명박 정부의 보수적 아마추어리즘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금강산 행사에 참석하려다 통일부에 의해 불허 조치된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은 "총체적으로 잘못된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 광우병 쇠고기라는 고리를 통해 분출됐다"며 "쇠고기 문제는 민족 자존심과 자위의 문제로, 이 문제는 총제적으로 민족이 자주권을 갖지 못한 데서 연유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날 오후 1시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는 민주노동당이 당원 등 500여명과 함께 공동선언 8주년 기념 결의대회를 열었다. 기념식과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행사가 끝난 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 주최하는 제39차 촛불문화제로 자리를 옮겼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