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공무원 조직은 무능한 집단'이라고 여론몰이를 하며 막무가내로 추진해온 무원칙한 구조 조정이 결국 하위직 공무원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으로 보고 있다 (☞ 관련기사 : '얼리 버드' 등쌀에 결국 40대 공무원 '돌연사')
행정부공무원노동조합은 30일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이번 사태는 정부의 주먹구구식 조직 개편과 공무원 강제 퇴출을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인재이며 살인 사건"이라고 규탄했다.
정범희 행정부 노조위원장은 "안타까운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국민은 미친 소 수입에 맞서 촛불시위를 벌이고 공무원은 강제 퇴출 프로그램에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는 숫자 줄이기식 막무가내 공무원 감축에만 혈안이 되지 말고 공무원이 제대로된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조정득 방송통신위원회 노조위원장은 "빈소를 찾아가 착한 어린 딸 눈물에 한참을 울었다"면서 "그렇게 성실하게 봉사하던 사람이 왜 무원칙한 구조조정으로 희생되어야 했나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조정득 위원장은 "그는 결코 무능한 공무원이 아니었고 지난 2개월간 지원근무 발령에 승복하지 못했다"면서 "밤낮없이 일해온 공무원들이 무엇을 그토록 잘못했느냐"고 물었다. 그는 "효율성이라는 말로 포장해 우리를 핍박하는 이명박 정부에 이러한 사태가 다시는 없도록 투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 회견문에서 "지방에 근무하는 공무원을 강제로 서울로 전출케 하여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인간적, 경제적 곤란과 어려움, 능력과 업적에 대한 정확한 평가 없이 마구잡이로 선정된 재교육 프로그램 대상자가 겪는 좌절감과 수치심, 극도로 긴장된 현장 복귀 시험, 가장으로서 처와 자녀에 대한 자괴감 등이 건실한 공무원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이러한 강도의 스트레스를 줄 때 버티고 생존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이것이 바로 전 공무원 노동자의 앞에 펼쳐진일"이라고 했다. 이들은 "공무원도 국민이다. 이명박 정부는 각성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들은 "최근 정부는 공공성을 강화하기는커녕 민영화하려 골몰하고 있고 공무원의 사기를 개선하기 보다는 숫자 맞추기식 구조조정에 매진하고 있다"며 "이렇게 공공성을 방기하는 이명박 정부는 '공공의 적'임이 분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기자 회견 직후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과 면담을 요청하며 정부종합청사 안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경찰이 막아서 면담은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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