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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은 '미국산 등갈비'를 경품으로 나눠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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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은 '미국산 등갈비'를 경품으로 나눠줘라"

[현장] 조·중·동 '편파 왜곡 보도'에 시민 불만 폭발

27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만난 한 대학생은 기자에게 "<조선일보> 기자들도 촛불집회에 나와서 취재하느냐"고 되레 질문을 던졌다. 그는 "만약 조·중·동 이면 인터뷰를 거절할 생각이었는데 생각해보니 그런 신문 기자가 굳이 인터뷰까지 해가며 시민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높아져가고 있다.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이날 집회에서는 이들 신문을 규탄하는 발언이 주를 이뤘다.

"조·중·동, 도둑질하는데 선불 받아 망봐주는 꼴"

한 50대 남성은 자유발언대에 올라 경찰이 시위 참여자 연행을 비판하면서 "잡아갈 사람 많은 데가 있다. 청와대다. 거의 '물반 고기반'이다. 이제는 국민 주권까지 도둑질하려고 하고 있으니 이명박 대통령을 얼른 잡아가라"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그는 "도둑질 하는데 선불을 받아 망봐주는 곳이 있다. 조·중·동이다. 돈도 안받고 망봐줄테니 성공하면 끼워달라는 데가 있다. 문화일보다"라고 비꼬아 시민들의 웃음을 끌어냈다.

한 30대 회사원은 "조·중·동은 바보다. 코 앞에 있으면서 특종을 매일 놓친다. 왜 사실 전달을 하지 않느냐"고 따지면서 "SBS는 어제 방송을 보니 거의 국민을 매도하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언론이 사실을 사실 그대로 전달하기만 하면 우리가 이렇게 매일같이 나와 집회할 필요 없다"면서 "우리가 나서서 <한겨레>, <경향신문> 과 같은 언론, 제대로된 언론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스스로를 상도동 사는 청년 백수라고 소개한 이는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싶다면 앞으로 조·중·동은 신문 팔 때 자전거를 경품으로 주지말고 미국산 등갈비, 우설, 곱창 등을 경품으로 나눠줘라. 독자들에게 '조·중·동을 믿고 이거 드세요'라고 말하며 줘보라"고 조롱했다.
▲ 'Again 5공'?ⓒ뉴시스

온라인에서도 이들 거대신문에 대한 누리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해있는 상황. 누리꾼들은 이들 신문의 홈페이지는 물론 지면에 광고를 낸 기업, 학교 등의 홈페이지를 찾아가 "<조선일보>에 계속 광고하면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등의 글을 올리며 비판하고 나섰다. 또 28일 정오에는 조선일보 사옥 정문 앞에서 '조선일보 규탄대회'를 열 예정이다.

"이병렬 씨를 아느냐"
▲ 한 시위 참석자가 이병렬 씨의 회복을 기원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 전주에서 분신한 이병렬 씨 소식 등 이들 언론에서 의도적으로 다루지 않는 문제에 대한 비판 여론도 높았다.

민주노총 공공노조 조합원인 김경화 씨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며 분신한 이병렬 씨를 아느냐"며 "언론에서 이 소식을 접할 수가 없다. 그나마 한줄 걸친 것이 '정신 병력이 있다'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였다. 이게 말이 되느냐. 전국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정신병자가 누구냐"고 강하게 성토했다.

한 30대 남성은 "어제 신촌에 있다가 경찰에 둘러싸여 구둣발로 짓밟혔다"면서 "그런데 언론에서는 이런 소식이 한 줄도 나지 않더라. 이런 일이 뉴스가 아니면 도대체 무엇이 뉴스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언론의 편파, 왜곡보도에 불만이 높은만큼 이날 MBC가 촛불집회 현장을 생중계로 내보내겠다고 밝히자 이에 대한 환호성도 컸다. 본래 이날 집회는 8시 반까지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MBC의 요청에 따라 30분 더 길어졌다. 시위 참석자들은 "MBC"를 연호했다.

"내 배후? 내 배후세력은 내 딸이다"

시민들은 촛불시위 참가자들을 두고 '배후세력' 운운하는 것에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30대 회사원 이상필 씨는 "예전부터 만날 해오던 레퍼토리가 또 반복된다"며 "자신들과 의견이 다르면 빨갱이고 배후세력의 선동이냐"고 비판했다.

그는 "아마 자기들이 하는 일이 매번 선동과 왜곡이라서 우리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며 "집회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있는 국민들의 자기의 의견을 낸다는 데 '불법'부터 운운하는 반민주주의적 사고가 더 문제다"라고 말했다.

7살 난 딸을 데리고 참석한 한 주부는 "내 '배후'는 바로 내 딸"이라며 "곧 학교에 들어가야 할 내 딸이 학교에서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급식받게 된다는 것은 생각만해도 끔찍하다"고 했다.

두 아이를 둔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여성은 "우리가 매일 고생스럽게 모여 비판하는데 대해 반성할 생각은 없이 '선동'이네, '배후'네 하는 것을 보면 우리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며 "나는 대학생 때도 데모 한번 나가보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이런 나라를 물려주고 싶지 않아 이 자리에 나왔다"고 했다.
▲ "정신 못 차린 경찰청" ⓒ뉴시스

한 30대 남성은 자신이 속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고등학교 3학년 여고생의 글을 읽었다.

"우리 세대는 좌파, 빨갱이 이런 거 모른다. 들어본 적도 없고 가르친다고 해서 귀기울여 들을 아이들도 없다. 누가 선동한다고 해서 끌려다닐 애들도 아니다. 우리더러 자의식이 강하다고 한 것은 누구였나. 다들 각자의 생각이 있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좌파, 빨갱이가 아니라, 누가 '시위하자'고 해서 나온게 아니라, 누가 선동해서 나온게 아니라 내가 당신들 정책에 반대하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한편 대부분의 집회 참석자들은 청계광장에서 서울 명동으로 이동하며 거리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이날 오후 9시경 집회가 끝나자 청계광장을 치우며 "행진"을 연호하다가 일제히 명동으로 이동했고 다시 종로쪽으로 행진을 이어갔다. 경찰은 시위대 해산에 경찰 병력 5000여 명을 투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27일 자정 현재 5명 가량이 추가로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 광화문 일대에 전경버스가 줄지어 서있다. 전경버스가 버스정류장의 대부분을 차지해버려 시민들은 2차선에서 버스를 타야했다. 한 버스기사는 "교통체증은 전경버스가 다 일으킨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프레시안

경찰, 한꺼번에 113명 연행...여중생까지도 연행

이명박 대통령을 대신한 한승수 국무총리의 "엄정대처" 지시 때문일까? 경찰은 27일 밤과 28일 새벽에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 113명을 연행했다. 지난 25일부터 사흘간 연행한 97명보다 많은 숫자를 대거 연행한 것이다. 이로써 지난 4일간 연행자 수는 200명을 넘어섰다.

경찰은 28일 오전 0시께부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모인 시위대를 완전히 포위하고 야간 불법집회 개최와 도로 무단점거 등의 혐의로 103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여중생을 포함한 10대 청소년들까지 무차별로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명동과 을지로 거리시위 과정에서 붙잡힌 10명까지 합쳐 이날 경찰에 연행된 시민 숫자는 모두 113명(여성 32명)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25-26일 연행한 69명을 훈방 조치하거나 불구속입건한 뒤 석방했다. 27일과 이날 체포자는 서울시내 9개 경찰서에 분산해 집회 주도 및 가담 정도 등을 조사한 뒤 형사처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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