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조명래 교숩니다. 조명래 교수는 1954년 경북 안동 출생으로 79년 단국대 법정대학을 졸업했고 92년 영국 서섹스대학교에서 도시 및 지역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85년부터 단국대 도시계획 및 부동산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며 영국 서섹스대학교 유럽연구소 초빙연구원과 영국 랑카스터 대학 사회학과 방문교수, 캐나다 칼튼대학교 연구교수로 활동했습니다. 한국공간환경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NGO학회 이사 겸 부회장과 비롯해 (사)한국도시연구소 이사와 환경정의 이사 겸 공동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포스트포디즘과 현대사회위기', '현대사회의 도시론', '개발정치와 녹색진보' 등이 있습니다.
박인규 : 바쁘신데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느덧 이명박 정부 출범이 3개월을 넘기고 있습니다. 사실 많은 분들이 이명박 정부의 출범에 대해서, 경제살리기라든가 규제완화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어요. 특히 부동산정책에도 큰 변화가 있지 않겠느냐 기대했는데,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이렇다 할 큰 변화는 안 보이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런 것 같습니까?
조명래 : 놀라운 사실인데요, 왜냐면 우리 이명박 대통령은 과거 후보시절, 혹은 시장 시절에 전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군청 수준의 정책이라고 혹독하게 비판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통령이 되면 아주 획기적인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저희들은 기대했습니다만 이렇다 할 만한 정책이 없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가졌던 부동산에 대한 입장은 한 마디로 가격안정, 거래활성화를 두 축으로 해서 지금까지 조심스럽게 3개월을 보내왔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서 완화를 기대했던 입장에선 너무나 실망스럽다고 하고. 또 부동산정책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입장에선 너무 기회주의적이다. 이를테면 참여정부의 정책에 의존해서 뭔가 하려 하지 않는 기회주의적인 입장이라고 비판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3개월 동안 몇 가지 측면에서 변화는 있었습니다. 다 말씀은 못 드리지만 규제완화, 세제감면, 공급확대를 도모하는 굵직한 정책은 아닙니다만 그런 정책들이 계속 논의돼왔던 거죠
박인규 : 가격안정과 거래활성화를 두 개의 목표로 세우고 있다고 하셨는데 사실 두 개가 같이 가기 어려운 거 아닙니까?
조명래 : 새 정부, 특히 인수위 때부터 부동산정책을 주무하셨던 분들 말씀은 가격안정과 거래활성화를 같이 가겠다는 이야기를 제가 아주 여러 차례 토론회에서 들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건 두 마리 토끼다. 다시 말씀드려서 가격안정화와 거래활성화가 같이 갈 수 없다는 얘기를 제가 누차 했습니다. 일정한 시점까지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절대적인 가격안정화는 거래활성화를 희생하는, 거래위축을 해야 우리나라 주택시장 형편에서 본다면 가격안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양자간에는 평행적인 관계다. 그리고 역으로 거래활성화를 한다면 자연스럽게 가격이 상승하는 관계가 있는 거죠.
박인규 :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 입장에서는 가격안정도 하면서 거래활성화를 하려다 보니 잘못하면 가격안정을 깰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노무현 정부 때 만든 정책기조를 아직까지는 깨지 못하고 있는, 그렇게 볼 수 있는 겁니까?
조명래 : 그렇습니다. 특히 이 정권이 아직 초기기 때문에 부동산 관련해서 국민의 여론은 정권의 여러 가지 정책을 펴는 데에 굉장히 중요한 바로미터가 되는 거죠. 그래서 섣불리 가격상승을 초래하는 정책들을 내놓으면 민심의 동요라든가 정부에 대한 정책불신 같은 게 발생하기 때문에, 어쨌든 저희들 입장에서 본다면 새 정부에서는 부동산 관련해선 크게 안 건드리려고 하는 것이 지금의 모습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박인규 : 현재 전국적으로 미분양주택이 13만 채를 넘었다고 합니다. 12년 만에 최초라고 하는데요 노무현 정부 들어서 상당히 올라갔던 부동산정책이 말기에 가서 잡혔고, 그 상태에서 부동산시장이 침체된 것으로들 평가하는데 현재와 앞으로의 부동산시장 어떻게 보십니까?
조명래 : 그동안 부동산가격이 아주 가파르게 오르고 부동산거래가 아주 활발했던 2006년까지의 상황을 우리가 아름답게 기억하는 입장에서는 지금의 시장상황은 정말 문제라고 봅니다. 그런데 사실 2006,7년을 비교한다면 주택총거래량은 한 30% 줄었습니다. 그런데 가격상승은 한 15% 정도. 전반적으로 본다면 건전한 지표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건전한 패턴을 우리가 확인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부동산시장이 위축됐다고 하는 까닭은 워낙에 우리 부동산시장이 특이하고 늘 가격이 상승하고 거래가 연간 배가 되는 경험들을 했기 때문에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지금의 부동산상황은 아주 불만족스럽기 그지없습니다. 그래서 그런 기대를 하는 분들이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해서는 굉장히 불만이죠. 그래서 끊임없이 뭔가 새롭고 규제완화가 되고 부동산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정책을 내놓기를 기대하는데 새 정부는 그게 과거 야당 시절에는 그런 것에 쉽게 동조했습니다만 지금은 정권을 실제 운영하는 입장에서 함부로 건드렸다가는 덤터기를 쓰기 때문에 함부로 못 건드리는
박인규 : 거래활성화 시도하다 보면 자칫 부동산가격 폭등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면 거래활성화를 바라는 사람들이 봤을 때 부동산시장의 침체상황이 상당히 당분간 오래 갈까요?
조명래 : 우선 두 가지 변수로 봐야 될 것 같은데요. 우선 새 정부가 출범한 지 한 100일 정도 해서 최근 광우병까지 포함해서 여러 가지 불안한 상황인데, 이 정권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면 그때는 여러 가지 새 정부가 추구하고자 하는 정책들을 본격적으로 들춰낼 것으로 봅니다. 그 시점이 제 생각엔 부동산정책 관련해서는 올 후반기나 내년 정도 아닐까 싶고요. 그 다음에 또 하나 부동산정책의 활성화 정도를 좌우할 수 있는 건 주요 변수는 역시 경젭니다. 경제가 살아나야, 물론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부동산시장을 건드릴 수는 없지만 역시 시장 전반이 활성화돼야 부동산시장도 따라오기 때문에, 경기가 좋아지면 우선 사회적 부동자금이 많기 때문에 그런 것을 생산적으로 쓰기 위해서 부동산규제를 풀어서 그쪽으로 흡수해내려는 이런 요구가 강해질 것으로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 그런 것도 정권이 안정되는 시점과 맞물려 나타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
박인규 : 올 반기까진 이 추세가 간다. 아까 말씀하신 중에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큰 변화가 별로 없었다고 하셨는데요. 변화라고 볼 수 있는 건 최근 한나라당에서 노무현 정부 때 만든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을 현행 6억원에서 9억원이나 10억원으로 올려야겠다. 이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고 일부에선 또 부자들만을 위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 종부세 과세기준을 올리는 문제 어떻게 보십니까?
조명래 : 어떻든 저는 종합부동산세 도입을 주장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제 평가가 조금은 치우칠 수 있습니다만, 어쨌든 제 관점에서 봤을 때 전 정부가 아주 고심해서 제도화시켜 놓은 종합부동산세를 완화시켜 놓는다면, 이게 부동산시장에서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한 면밀한 판단이 안 된 상태에서 과거의 선거공약, 또 새 정부를 움직이는 분들의 정서, 이런 것이 그냥 일방적으로 반영된 거 아닌가. 다시 말씀드려서 정책이 옳다 그르다는 판단보다 상당히 포퓰리즘적 관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하지 않았나 생각이 드는데요. 우선 종부세라는 것이 우리나라 전체 세대에서 2%가 될까말까 합니다. 그리고 실제 공동주택 기준으로 하더라도 전국의 930만 채 정도의 아파트나 다세대가 있는데 그 중 2.7%가 종부세 대상입니다. 그래서 그 중에서 특히 6억부터 9억 사이, 그 부분을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하는데 그것이 전체 종부세 대상의 한 63% 됩니다. 공동주택의 보유세 대상 중에서 한 63%가 빠지는 건데, 이 한 줌의 국민을 위해서 이런 정책을 펴야 하는지. 그리고 이 정책의 이 혜택은 다시 말씀드려서 6억을 9억으로 올리게 된다면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계층이 대개 서울 강남에 밀집돼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강남 서초구, 송파구에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세대 70%가 밀집돼 있죠. 그래서 새 정부가 안 그래도 강부자 정부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종부세를 완화해서 결국은 아주 소수의 국민들한테 혜택을 주는 것이, 일단 조세정의상 맞는 건지. 그리고 워낙 보유세는 이른바 선진국형 과세제도인데, 우리나라가 대개 부동산세제가 거래세 중심입니다. 그래서 보유세 중심으로 옮겨가야 된다는 건 전문가라면 누구나 다 지금까지 요구해왔던 거고 참여정부가 뒤늦게 제도화했던 겁니다. 그래서 어느 나라에서는 대개 주택가격의 1% 정도가 평균적으로 보유세를 내게 되는데 새 정부가 이걸 완화시킨다는 이야기는 다시 후진국형 조세제도로 돌아가겠다는 것이고, 또 혜택은 일부 계층에 집중되고. 그래서 당분간은 정권에 대해서 지지를 얻어내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부동산정책으로 본다면 분명 퇴행적입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다시 원점으로 돌려야 하는 문제가 있어서, 이건 전반적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저희들은 봅니다.
박인규 : 종부세의 기본틀은 가져가야 한다는 말씀이신데 지금 종부세 과세기준을 올릴 경우 소수의 강남 땅부자들에게만 혜택을 주는 거다. 외에 부동산 시장이나, 관련해서 어떤 역작용이 예상됩니까?
조명래 : 가장 중요한 역작용 중 하나는 현재 가격이 어느 정도 상승되는 것이 멈춰있는 이른바 시장의 안정상황인데, 여기에 불을 붙이는 꼴이 된다는 겁니다. 물론 최근에 부동산 가격상승이 둔화된 것은 종부세만은 아니죠. 양도세라든가 대출규제라든가 복합적인 것입니다만, 그 중 가장 상징적인 것이 역시 종부세입니다. 따라서 종부세를 완화시키게 된다면 그 첫 번째 신호가 바로 종부세의 주요 대상이 되는 강남의 일종의 주거계층들이 아주 1차적으로 반응할 거고 그런 것이 강남을 중심으로 하는 주택거래활성화, 가격상승을 초래할 수 있는 이런 조건이 가장 불안한 것이죠
박인규 : 부동산 가격상승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 최근에 정부에서 2008년 주택종합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대부분 택지공급이나 주택건설계획이 전년도에 비해서 한 10% 정도 낮춰잡았어요. 장기적으로 공급부족이 일어나는 거 아니냐는 우려도 하는데 주택종합계획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조명래 : 저희들 입장에서 본다면 상당히 놀라운 계획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주택정책은 공급을 늘리는 정책기조였고 그런 정책을 생산하신 분들이 주로 정책을 만드는 분야에 있었습니다만, 그런 측면에서 새 정부가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표방했는데, 주택정책을 관장하는 주무부서에서 내놓은 장기주택종합계획에는 줄어 있어서 상당히 놀랍습니다.
박인규 : 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조명래 : 물론 우리나라 주택은 너무 공급 중심으로, 물론 공급주의자 입장에서 본다면 불만이 많습니다. 그러나 저희들 입장에서 보면 공급적인 관점이 상당히 두드러졌는데, 그래서 예컨대 신도시건설이다 재건축 재개발, 각종 공급할 수 있는 정책들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이 지금 시기적으로 보면 화과가 집중되면 공급이 과잉화될 수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주택정책을 주무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그런 판단을 할 수 있는데, 새 정부의 국가를 경영하는 입장에 있는 분들은 주택정책에 대해서 신경을 못 쓰다 보니 공급을 강조하면서도 공급을 위축시키는 국토해양부의 주택종합계획에 대해서 별로 검토를 안 한 것 같아요
박인규 : 커다란 틀에서는 공급확대를 외쳤는데 실무부서에서는 축소를 들고 나왔습니다. 그런 정책의 불일치 문제를 떠나서 실제로 택지나 주택공급을 줄여도 부동산시장에는 별 악영향은 없는 겁니까? 오히려 바람직한 겁니까?
조명래 : 지금은 공급이 중심이 돼서, 예컨대 신도시 건설이나 뉴타운사업을 하다 보니 공급이라는 이름하에서 각종 개발이익을 과도하게 추가하는 주택건설이 이뤄져왔던 거죠. 그래서 공급이 결국 주택가격을 올리는 그런 역설을 우리가 지금까지 목도해왔던 겁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적절하게 공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고요. 그리고 그동안 전 정부까지 포함해서 주택공급을 우선하기 위한 각종 정책들의 효과들이 2008년 전후로 조금씩 효과가 드러나는 상황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저 같은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축소해도 그렇게까지는 문제 없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또 하나 비교될 만한 게 노무현 정부에서는 주택공급을 위해서 주로 신도시개발을 선언했는데 이명박 정부에서는 기존 도시의 뉴타운이라든가 재건축 재개발을 활용하겠다는 입장으로 바뀐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편이 더 바람직한 겁니까?
조명래 : 공급을 우선으로 한다면 신도시건설을 우선으로 해야겠죠. 우리나라 신도시 건설이라는 건 도시건설이라기보다도 주택의 대량 공급을 최대한 짧은 시일 내에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만약 새 정부가 주택공급을 우선으로 한다면 분명 재건축 재개발 혹은 뉴타운사업은 최소한 수단으로서는 많이 한계가 있을 겁니다. 그런데 전반적으로 지금 우리나라 주택공급이 어느 정도 필요한가 하는 판단이 필요할 것 같고. 만일 과거 같은 신도시 건설을 통한 주택공급이 필요하지 않다면 국토의 효율적 이용이나 지속 가능한 이용 측면에서 기존 도심의 토지를 재활용하는 이른바 재건축 재개발이 선진형 주택공급정책으로 봐서는 더 바람직하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판단이 지금 어느 정도 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조명래 : 일단 뉴타운 개발 관련해서 문제가 된 것이, 지난번 총선에서 서울시의 많은 한나라당... 민주당도 마찬가지죠. 뉴타운을 막 내세우면서 유권자들의 기대를 부추겼는데, 총선이 끝난 후에 오세훈 서울시장은 주택가격폭등 때문에 당분간은 뉴타운 지정은 없다, 해서 많은 사람들이 실망하고, 부동산정책이 오락가락한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이런 부분들
조명래 : 사실 뉴타운사업이 지난 총선에서 주로 선거공약으로 거론됐지만, 그 전에 뉴타운 사업은 굉장히 문제가 많았습니다. 이게 이명박 대통령이 시장으로 계실 때 아주 역점사업으로 추진했습니다만. 이명박 당시 시장께서 하신 사업 중에 성과가 가장 미미한 것이 뉴타운 사업이었습니다. 뉴타운 사업의 성과가 미미했던 까닭은 이게 뉴타운사업이란 이름을 달았습니다만 그걸 실행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정책도구가 충분치 않았어요. 그래서 지금 전반적으로 3차지구가 지정됐는데요 26군데 지정돼 있지만 현재 은평이나 길음 그 정도만 완공될 참이고 나머지는 아직도 언제 완공될지 모릅니다. 그만큼 어려움이 많은 상황에서 대신 뉴타운사업으로 지정되면 집값이 오릅니다. 지역주민 입장에서 보면 아주 좋은 거죠. 그래서 선거상황에서는 득표라는 측면에서 유권자들의 표심을 사기 위해서 그냥 정책의 앞뒤를 생각하지 않고 공약으로 남발한 것 같습니다.
박인규 : 뉴타운사업 관련해서 또 다시 제기되는 문제가 뭐냐면 그 지역에 땅이나 집을 가지신 분들은 개발이익을 누리지만 이른바 세입자들은 쫓겨난다. 심지어 재입주율이 20%도 안 된다는 지적들이 있는데 뉴타운사업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되는 겁니까?
조명래 : 그게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겠는데, 지금 말씀하신 대로 뉴타운 사업은 대개 주택재정비라는 관점을 가지고 하고, 그리고 실제 공공재정이 투여되지 않고 있는 집의 값을 올려서 거기서 개발비용을 연출하는 방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런 목적에 걸맞은 방법을 쓰는 거죠. 싹쓸이식 재개발을 해야 되고 사업지구를 좁혀서 여러 가지 개별법을 적용시켜서 하고, 그 다음 중대형 아파트 중심으로. 그리고 세대수가 증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또 이게 공공시설에 대한 부담 같은 것을 가옥주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분양가격이 오른 거죠. 그러다 보니 결국 가옥주조차도 재정착이 안 되고 본래 살았던 사람들의 7,80%가 세입자들인데 세입자들도 재정착이 안 되는 거예요. 이런 조건을 없애는 방법으로 뉴타운사업을 추진하는 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봐야 되겠죠.
박인규 : 어떻게 하면 없앨 수 있습니까?
조명래 : 저희들이 보건대는 훨씬 지금보다도 공공성이 많이 투여되고 이른바 공영개발방식으로
박인규 : 공공이 주도해서 자원도 투자하고 이익도 생각하고
조명래 : 네. 그 다음 중대형보다 소형이 많이 공급될 수 있도록. 현재는 소형을 많이 하면 할수록 개발이익이 적게 발생하기 때문에 일부러 중대형을 많이 하도록 돼 있습니다. 법규를 바꿔서 소형을 우선적으로 하고, 그 다음 세입자들이 제일 중요할 수 있는 예컨대 금융적인 지원을 해준다거나 이런 것들. 이런 것이 중요한 방법이라고 봐야겠지요.
박인규 : 제 편견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역대 정부의 정책 중에서 교육과 부동산정책은 참 좋은 평가를 못 받는 것 같아요. 부동산정책의 목표가 도대체 뭐가 돼야 되는 건지. 시장의 안정인지 활성화인지. 아니면 모든 국민이 질 좋은 주거를 갖도록 해야 되는 건지. 좋은 부동산정책은 어떤 겁니까?
조명래 : 전문가에 따라 진단이 아마 다를 텐데요. 저는 우리나라 주택이 이제 100% 정도 보급됐습니다. 물론 앞으로 더 공급돼야 되겠습니다만, 반면에 공급하면 할수록 오히려 집 없는 사람들의 주거박탈상황은 심화되고 있습니다. 현재도 집이 없는 세대가 45%입니다. 그리고 20% 이하가 이른바 최저주거 이하, 주거여건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이제 우리 정부의 주택정책은 주택의 공공성. 우리 국민들의 주거안정과 복지를 중심으로 하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각종 정책과 제도의 강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주택은 이미 국민들이 너무나 잘 아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의 투명성 관리 정도만 하면서 시장에 맡기고 나머지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대개 주택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져가야 되는데요. 지금 우리나라 주택 전체 중에서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은 2,3% 밖에 안 됩니다. 나머지 97,8%가 다 시장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너무나 상품성이 강한 속성을 갖고 있어서 선진국 대개 20에서 40%가 이른바 공공주택의 유형에 속합니다.
박인규 : 이건 말하자면 시장상황에 의해 가격이 오르내리는 게 아니라
조명래 : 그렇죠. 그래서 시장으로 많이 몰려있는 수요를 역으로 공공부문은 이끌어낼 수 있고, 또 시장에서 탈락한 주거약자들을 끌어낼 수 있는. 공공부문 확장을 통해서 오히려 주택시장을 역으로 조절할 수 있는 조건이 되는 거죠
박인규 : 우리나라도 장기임대주택, 영구임대주택을 만들고 있는데, 말하자면 공공기관이 공급하는 시장상황과 무관한 그런 것들의 비중이 늘지 못하는 이유는 뭡니까?
조명래 : 모든 국민들이 주택, 하면 그걸 가진 상태에서 값이 오르는 걸 기대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다 은행에서 돈 빌려서 집을 사는데 내가 임대주택에 살게 되면 그만큼 집값 상승에 대한 기회를 포기해야 하는 거죠. 그러다 보니 임대주택에 대한 선호가 없는 겁니다
박인규 : 이명박 정부에서는 주택공급확대를 위해서 도심의, 기존 건물의 용적률을 높여서 소형주택을 더 많이 공급하겠다. 이런 입장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것이 주택난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조명래 : 주택난 해결보다도 지금 최근에 서울에서 여러 가지 주택건설의 추세를 보게 되면 소형이 굉장히 빠르게 멸실하고 있습니다. 지난 3년간 소형이 사라진 것이 5만호입니다. 신규 공급된 것은 1만4천호. 인기가 없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이른바 저소득층이 살 수 있는 주거가 없어지기 때문에 저는 도심에 소형주택을 공급한다는 것은 주택문제해결보다도 저소득층, 주거약자들의 주거안정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 한다.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박인규 : 필요하다.
새 정부의 부동산정책과 관련해서 뭔가 제언해 주실 말씀 있으시면 마지막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조명래 : 새 정부는 주택정책, 부동산정책에 대해서 지금까지 이렇다 할 만한 철학이랄까 입장이 확인된 바 없습니다. 사실 대통령선거 전에는 가능한 한 규제완화를 한다고 했습니다만 지금 규제완화가 능사가 아니라고 보거든요. 그래서 과연 우리나라 주택이 어떤 상황이고 어떤 계층을 위해서 어떤 정책을 펴야 하는지, 이런 철학이 중요한 시점이고 또 잘만 하게 된다면 우리나라 주택의 문제를 상당히 의미있게 해결할 수 있는, 이른바 주택정책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시점인데, 새 정부가 그 상황을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새 정부가 무엇보다도 과연 우리 국민들이 앞으로 10년 20년 30년 필요한 주택이 뭐고 정부가 어떤 주택정책을 펴야 하는지 이런 관점, 철학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박인규 : 그 말씀 듣고 보니까 부동산정책이란 말보다는 주택정책이란 말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조명래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조명래 교수를 초대해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정책방향을 살펴봤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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