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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전등화' 공영방송 KBS…이사회 '정연주 사퇴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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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전등화' 공영방송 KBS…이사회 '정연주 사퇴 권고'?

"공영방송을 정치 권력에 갖다 바치려 하나"

한국방송(KBS) 이사회가 20일 임시 이사회를 소집해 '정연주 사장 사퇴 권고안'을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친여 성향 일부 이사들이 지난 13일 KBS 이사회 간담회에서 이 문제를 제기한데 이어 임시 이사회까지 소집하고 나선 것.

현행 방송법상 KBS 이사회는 KBS 사장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는 권한은 갖고 있으나 면직에 대한 권한은 갖고 있지 않아 이사회의 '월권' 논란이 일고 있다. 또 현행 규정상 결의안은 전체 이사 11명 가운데 재적 과반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되는데, 김금수 이사장 등 결의안에 반대하는 이사들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결의안 통과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명박 정부, 회유·압박 전면화

그러나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김금수 KBS 이사장을 만나 정 사장 퇴진을 압박하고 신태섭 이사에게 사퇴 압력이 가해지는 등 KBS 이사들을 대상으로 한 정부 차원의 회유, 압박이 전면화하고 있는 상황이라 언론계의 반발과 우려가 크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12일 김금수 KBS 이사장을 만나 "최근 미국산 쇠고기 파문 확산과 이명박 정부의 지지율 하락은 방송 때문이며 그 원인 중 하나가 조기 사퇴 요구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KBS 정연주 사장 때문"이라며 정 사장의 사퇴 권고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동의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신태섭 이사는 동의대 총장으로부터 이사직을 사퇴하지 않으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감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학교를 위해 이사직을 사퇴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또 신 이사는 KBS 이사회 간담회가 열린 13일 학교 측의 승인을 받지 않고 이사직을 맡은 것을 문제삼는 경고문을 받기도 했다. 신 이사가 이사직을 맡은 것은 2006년 9월의 일이다.

이미 방통위는 지난 4월 29일 방석호 홍익대 교수를 KBS 보궐이사로 추천해 그 속내를 드러낸 바 있다. 지난 3월 사퇴한 조상기 KBS 이사 후임으로 선임된 방석호 교수는 2006년 정연주 사장 연임에 반대해 이사를 사퇴했던 인물이다.

KBS 노조, 여전히 "정연주 사퇴"…직능단체는 "이사회 본분 찾아라"

그러나 KBS 구성원 내부에서 정부의 압력에 대응할만한 동력이 집결될지는 의심스러운 상황. 전국언론노조 KBS 지부는 여전히 '정연주 사장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KBS 노조는 19일 발행한 노보에서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16일까지 전개한 노조의 정연주 사장 퇴진 서명운동에 KBS 구성원 3162명이 참여했으며 이는 KBS 조합원 기준 70%를 넘는 참여율"이라며 "이는 정 사장 사퇴 요구를 넘어 사실상 그를 더이상 사장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KBS 내부 직능단체인 KBS경영협회·기자협회·PD협회는 지난 16일 성명에서 KBS 장악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 비판의 초점을 맞췄다.

이들은 "정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무리수를 두어서라도 하루빨리 정연주 사장을 몰아내고 KBS를 권력의 손아귀에 넣으려고 하고 있다"며 "사욕에 눈이 멀어, 시민사회의 가치와 자산을 팔아넘기려는 자들은 진정한 민주사회의 건설을 열망하는 시민사회단체와 노동조합 그리고 KBS 구성원들로부터 엄중한 비판과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특히 KBS 일부 이사들을 중심으로 '정연주 사장 사퇴 권고안' 상정을 위한 임시이사회 추진 움직임에 대해서도 "KBS 이사회가 본분에 맞게 시대적 소임을 충실히 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방송을 권력에 갖다 바치나" vs "이번 기회에 사퇴시켜야"

언론계는 "이명박 정부가 KBS 장악을 위한 본격적인 수순 밟기에 들어갔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언론 사유화 저지와 미디어공공성 강화를 위한 사회행동(미디어 행동)'은 19일 낸 성명에서 "공영방송을 정치 권력에 갖다 바치려는 일부 이사들의 그 어떤 야욕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부 KBS이사들이 공영방송을 정권에 갖다 바치려는 권언유착적 행태를 벌인다면 우리는 국민의 이름으로 강력한 응징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디어 행동은 "어처구니 없고 한심한 행태를 보이는 최시중 씨가 방통위원장이라니 한숨만 나온다"며 "'정치적 후견인'으로도 모자라 아예 이 정부를 위해 '방송통제위원회 완장'을 차고 나선 최시중 씨를 더 이상 방통위원장으로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영방송 수호에 전력을 다해야할 시점"이라며 20일 서울 광화문 방송통신위원회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디어 행동 내에 '공영방송 수호행동' 출범을 알리기로 했다.

반면 보수진영은 정연주 사장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더 높이고 있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은 20일 이사회가 열리는 KBS 본부 앞에서 정연주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19일 미리 배포한 기자회견문에서 "편파, 왜곡, 선동방송으로 전락한 KBS의 정상화를 위한 이 사회의 책임있는 모습을 요구한다"며 "이사회는 정연주 사장을 사퇴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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