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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한윤수의 '오랑캐꽃']<614>

베트남 여자가 와서 말하기를
"월급이 석 달 밀렸어요."
"그래서? 돈 받아달라는 소리야?"
"아니요. 그냥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싶어서요."

"혹시 뭐가 바뀌었나?"
"회사 이름이 바뀌었어요."
"어떻게?"
"00 산업에서 00 S&P 로요."
"사장님도 바뀌었어?"
"확실치 않아요. 옛날 사모님이 실장으로 왔거든요."
내가 보기엔 산업과 S&P 가 인수인계 중인 거 같다.

"그래서? 알고 싶은 게 뭔데?"
"직장 이동할 수 있을까요?"
"있지."
"어떻게요?"
"사인만 하지 마."

회사가 바뀔 때 고용승계까지 하는 경우가 흔한데
만일 이때 노동자가 사인하면 직장이동을 할 수 없다.

"저 희망이 있는 거죠?"
"그럼! 있고말고."

내가 그랬다.
바뀔 때 오히려 희망이 있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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