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버마 군정, 재난구호보다 '잿밥'에 눈독?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버마 군정, 재난구호보다 '잿밥'에 눈독?

유엔 WEP 관계자 등 입국 지연

사이클론이 강타해 공식적으로 6만 명이 넘는 사망· 실종자가 발생한 버마(미얀마)에 국제사회가 구호물품을 전달하기 위해 나섰지만, 버마 군사정부가 구호단체 관계자들의 입국을 승인하는 절차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관련 기사:사이클론보다 무서운 버마 군정)
  
  8일 <AP> 통신에 따르면, 유엔의 세계식량계획(WEP) 폴 리슬리 대변인은 "두바이, 다카, 태국에 50톤에 달하는 고열량 비스켓을 실은 비행기 3대가 출발 대기 중"이라면서 "하지만 버마 군사정부 당국이 입국 허용과 관련해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WEP는 버마 당국이 입국 허락 의사를 밝힘에 따라 8일 오전이면 이들 비행기가 버마에 도착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버마에 도착한 구호물품들은 이웃국가들에게서 보낸 소규모에 그치고 있다.
  
  버마 주재 미국 대리대사 샤리 빌라로사는 "식량과 안전한 물이 부족해 이번 사태로 인한 사망자가 시간이 지나면서 10만 명이 넘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미 10만 명 이상이 사망.실종했다는 주장도 일부 외교관이나 지방 관리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사이클론이 직접 상륙한 라부타 읍내의 구청장인 틴 윈은 읍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63개 마을 가운데 수십개 마을이 통째로 파도와 홍수에 휩쓸렸다며 "지금까지 이곳에서 숨진 주민 수는 8만 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라부타는 미얀마의 옛 수도인 양곤으로부터 서남쪽으로 160㎞ 떨어져 있으며 이라와디 삼각주의 서쪽 초입에 위치한 외딴 지역이다.
  
  사이클론 나르기스는 지난 2일 밤 라부타에 상륙한 뒤 인구 밀집 지역인 이라와디 삼각주를 관통, 양곤을 거쳐 빠져나갔다. 앞서 니얀 윈 미얀마 외무장관은 "(이라와디 삼각주의 중심에 위치한) 보가레이 한 마을에서만 1만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하루아침에 집을 잃은 이재민도 최소한 1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리처드 호세이 대변인은 "이라와디 삼각주의 저지대 5천㎢라는 광대한 지역이 지금도 침수 상태에 있다"며 "100만 명이 넘는 이재민들이 애타게 지원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WEP "구호물품만 보내지는 않겠다"
  
  이런 상황인데도, 버마 군사정부는 구호단체 관계자들의 입국은 꺼리면서 물품만 보내거나 돈으로 지원하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구호단체에서는 버마 군사정부가 국제사회의 지원을 실제 구호에 쓰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서 갈취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WEP 관계자도 이런 우려에 동의하면서 "공항에 물건만 내려놓고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구호물품이 직접 피해현장 주민들에게 도달하도록 인력도 보내려고 하니까 입국이 지체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버마 군정이 구호요원이나 자원봉사자들의 입국을 꺼리는 배경에는 이들을 스파이로 보고, 불안한 독재체제에 위협이 될 것으로 우려하는 이유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