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28일 대구·경북 지원 유세 과정에서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을 쏟아내 논란이 예상된다.
강 대표는 이날 서문시장 유세에서 "대구·경북은 지난 15년간 핍박을 받아왔다"면서 "예산지원도 안되고 따놓은 예산마저 반납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많았다"고 말했다. 강 대표 본인이 여당 의원이었던 김영삼 정부 시절에도 핍박을 받았다는 주장으로 노골적 지역감정 자극으로 들리는 대목이다.
강 대표는 또 "(대구가) 이명박 정부의 최대 주주"라며 "4월 9일 선거에서 작은 머슴을 과반수에서 한 석만 많도록 부탁드린다. 대구·경북에서 국회의원을 제대로 뽑아 주면 그동안 피해를 보상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강 대표의 이날 발언은 이 지역의 '박근혜 열풍'을 잠재우기 위해 '힘 있는 여당론'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지역주의 발언은 수도권과 부산경남 표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강 대표는 전날 대전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도 "대전 약사 70년 동안 3부요인이 탄생한 적이 없다"며 "(이 지역 출신인) 강창희 전 최고위원이 당선되면 6선으로 한나라당 최다선 의원이고 국회의장이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지역주의를 부추겼다.
강 대표는 특히 "지역만을 근거로 한 정당이 곁불만 쬐면서 중심적 역할을 못한 시절이 있었다"며 자유선진당을 겨냥한 뒤 "(충청도가) 과거 DJP 연합하면서 곁불을 쬐는 것이 아니라 중심 주축세력이 될 기회가 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 "강재섭, 어느 시대를 살고 있나"
통합민주당에서는 강 대표의 발언을 '지역주의 망령의 부활'으로 규정하고 중단을 촉구했다.
김재두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강 대표는 어느 시대를 살고 있나. 강 대표의 발언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며 "한나라당이 아무리 집안싸움으로 총선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강 대표가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지역주의를 조장해서야 되겠냐"고 비판했다.
김 부대변인은 "어제 정몽준 후보가 첫 유세에서 '선거철만 되면 망국병인 지역감정을 이용하는 정치인이 있다'고 했다"며 "정 후보가 지적한 정치인이 바로 강 대표였다니 실소를 금치 못한다"고 꼬집었다.
김 부대변인은 또 "망국병인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집단이 한나라당이라는 것이 만천하에 증명됐다"며 "강 대표는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국민 앞에 사죄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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