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에서 시작된 무소속 바람이 수도권에도 상륙한 것으로 보인다. 통합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박지원·김홍업 후보가 호남에서,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연대'가 영남에서 '모(母)정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들과 접전을 벌이는 구도가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상수-유정현 '팽팽'
<조선일보>와 SBS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6일 수도권 관심지역 10곳에 대해 총선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나라당 후보가 통합민주당 또는 무소속 후보와 곳곳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랑갑의 경우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25.3%)과 방송인 출신 한나라당 유정현 후보(25.1%)이 팽팽하게 맞섰다. 뒤늦게 공천을 받은 민주당 임성락 후보는 9.9%로 처져있다.
서울 성북을에선 한나라당 김효재 후보가 28.8%, 민주당에서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신계륜 후보가 24.3%였으며, 민주당 박찬희 후보는 10.3%였다. 금주 초 사무총장직을 내놓고 탈당한 신 후보는 27일 아침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 박재승 위원장의 공천에 대해 "기이하고 변형된 형태의 잘못된 것으로 다시는 역사상에 나타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인천 남동을에서는 한나라당에서 탈락한 무소속 이원복 의원(21.0%)과 한나라당 조전혁 후보(19.6%)의 대결에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한 무소속 이호웅 전 의원(7.7%)과 민주노동당 배진교 후보(7.5%)가 가세해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천 서·강화을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친박계 이경재 의원(22.9%)과 한나라당 이규민 후보(22.6%)가 접전을 벌이고 있고 이를 무소속 박영호 후보(12.9%)와 민주당 서원선 후보(10.7%)가 뒤쫓고 있다.
경기 안산 상록을에서는 한나라당 이진동 후보(22.6%)가 친박연대 홍장표 후보(17.5%)를 간발의 차로 앞선 가운데 현역의원인 무소속 임종인 의원(14.8%)과, 민주당 김재목 후보( 11.7%)가 그 뒤를 이었다.
이 조사의 표본은 성·연령·지역별 인구에 비례해 무작위로 추출했으며, 선거구별로 유권자 500~514명씩 총 5074명이었다. 최대허용 표본오차는 선거구별로 95% 신뢰 수준에서 4.3~4.4%포인트, 응답률은 평균 12.2%였다.
김택기 '돈선거'에 이광재 선전
한편, <강원일보> 등 강원지역 5개 언론사 합동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돈다발 사건'으로 한나라당 김택기 후보가 제명되고 새 후보를 공천한 강원도 태백·영원·평창·정선에서는 민주당 이광재 의원(45.4%)이 한나라당 최동규 후보(26.2%)를 비교적 큰 차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천 횡성에서는 현역인 민주당 조일현 의원(33.2%)이 한나라당 황영철(35.0%) 후보와 팽팽하게 맞서고 있고, 속초·고성·양양에서는 한나라당 조동용 후보(32.6%)와 무소속 송훈석 후보(28.6%)가 경합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이동기 후보(16.2%)가 그 뒤를 쫒고 있다.
동해·삼척에서는 한나라당 정인억 후보(31.4%)가 여기자 성추행 사건으로 한나라당을 탈당한 무소속 최연희 의원(24.0%)을 앞서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25∼26일 이틀간 각 선거구별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한 결과이며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표본오차는 ±4.37∼4.40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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