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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이명박 적잖이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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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이명박 적잖이 걱정된다"

"할 일과 안 할 일은 구분할 줄 알아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국가 경영은 사장의 지시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기업 경영이 아니다"라며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정운찬 전 총장은 27일 <조선일보> 시론 '멀리 가기 위해 조금 천천히 가야'라는 글에서 "단기적 성과에 집착하여 이루어지는 무리한 경제운용은 결국 그 대가를 요구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라며 "아무리 창조적 실용주의를 표방한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해야할 일과 해서는 안될 일,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은 명확히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 전 총장은 이 대통령의 거듭된 '경제 위기' 발언에 "적잖이 걱정된다"고 했다. 그는 "국정의 최고책임자가 잦은 공적 발언을 통해 경제 위기를 기정 사실화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의도치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경제 위기는 펀더멘털(기업수익률, 은행자산건전성 등)의 악화뿐만 아니라 경제주체들의 심리적 쏠림 현상에 의해서도 촉발될 수 있다"고 했다.
  
  정 전 총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경제 펀더멘털의 어려움을 경고하는 학계와 여론의 지적을 무시하는 반응을 보임으로써 정책 당국에 대한 불신을 자초했다면, 이 대통령은 현실 상황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함으로써 오히려 국민들의 심리를 불안하게 하고 그 결과 경기침체를 가속화시키는 것은 아닐지 걱정된다"고 했다.
  
  그는 '50개 생필품 가격 집중 관리'를 지시한 이 대통령의 물가 대책도 "매우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마치 70년대 개발독재 시절의 물가 대책을 연상시키는 이 발언은 서민의 부담을 걱정하는 신임 대통령의 의욕 과잉이 낳은 해프닝으로 넘겨버리기에는 매우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정부 당국이 자장면 값, 목욕탕 요금 등을 직접 들여다보는 방식은 단기적으로 '물가지수관리'에는 성공할지 모르나 물가상승압력 자체를 근원적으로 제거할 수 없다. 또한 시장가격기구를 왜곡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더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일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좋지만, 이 역시 도를 지나쳐서는 안된다"고 했다.
  
  그는 "임기 초반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이처럼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성장(경기부양)과 안정(위기관리) 사이의 딜레마를 반영한 것"며 "(이명박 정부의) 성장률 제고 정책에 물가 불안이 크게 증폭되자 행정력을 동원한 직접관리와 같은 별 효력이 없거나 무리한 방식으로라도 물가불안을 막아보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정 전 총장은 이명박 정부의 '대기업 편향'이 불러올 위험성도 지적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금산분리 완화, 지주회사 규제 완화, 경영권 방어 수단 도입 등 극히 소수의 대기업이 관심을 갖는 사안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무분별한 규제 완화가 초래할 시장질서의 왜곡, 경제력 집중의 문제, 금융위기 가능성 증대 등을 고려할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그는 "불법파업을 하는 노동조합에 대해서는 법을 엄정하게 집행하겠다고 하면서 대기업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면서 "자본주의 경제의 장기 성장을 위한 기본적 인프라인 법의 지배라는 기본 원칙 마저도 단기적인 경기 부양을 위해 쉽게 포기되는 것은 아닌가 싶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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