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전체가 '대운하 반대'를 기둥으로 결집하는 양상이다. 환경전문가, 대학교수 등을 중심으로 '반운하 여론'이 전국규모로 조직되고 있는 상황과 마땅한 총선 이슈와 정책이 사라진 탓이 크다.
또한 한나라당 정책위원회가 대선 공약이었던 대운하 계획을 총선공약에서는 제외키로 하는가 하면 강재섭 대표와 이재오 의원이 잇따라 대운하 추진에 '신중론'을 제기하는 등 여권 내에서는 대운하를 둘러싼 혼선이 벌어지는 것도 야당으로선 공격의 틈새다.
"연내 '대운하' 국민투표 해야"
손 대표는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총선각오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고 "학계, 시민사회, 종교단체 등 경부운하에 반대하는 제정당·단체와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 대표는 "대선 핵심공약이었던 경부운하와 영어몰입교육을 총선공약에서 제외한 것은 속임수 정치의 전형"이라며 "국민을 우롱하고 무시하는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임종석 의원 등 민주당 의원 48명도 "통합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한반도대운하 추진을 기필코 막아낼 것임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언하며 이를 위해 우리의 정치적 미래를 걸고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이명박 정부가 국민여론 악화와 민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끝내 한반도대운하를 추진하고자 한다면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며 '연내 국민투표'를 주장했다. 또 "만일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과반수 의석을 획득하면 가장 먼저 '한반도대운하 특별법' 제정을 추진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대운하 반대'를 한나라당 '견제론'의 서두에 세울 뜻을 분명히 했다.
"이번 총선은 '운하 심판' 선거"
공식선거 개시를 하루 앞두고 높아진 '대운하 반대'의 불씨는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군소야당에서 지핀 것이다. 그간 적극적 움직임이 없었던 민주당까지 대운하를 총선 이슈화할 태세를 갖추면서 '대운하 반대'는 야권 전체를 하나로 묶는 공통 의제가 된 것이다.
진보신당 심상정,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와 민주당 최성, 한나라당을 탈당한 고진화 의원 등 4인은 이날 대운하 최종 기착지로 예상되는 고양 행주나루터에서 이번 총선을 '대운하 심판 선거'로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다.
심 대표는 "이번 기자회견은 대운하 심판 총선을 선포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이번 총선에서 대운하를 심판하기 위한 공동 실천에 더 많은 정당과 총선 출마자들이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문 대표 역시 이날 아침 MBC라디오에 출연 "대선 때는 마치 그것이(대운하) 온 꿈을 갖다 줄 것처럼 하다가 총선 때는 불리해 보이니까 빼겠다는데 이것이 떳떳하지 못하다면 정권을 내 놓아야 한다"며 "한나라당은 마음대로 국민을 농락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은평을 '맞수'인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전날 대운하 국민투표를 거론한데 대해 "국민투표는 나랏돈 더 쓰겠다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이번 총선에서 겸손하게 (대운하가) 잘못됐다면 잘못됐다고 인정하든가 투표 결과를 따르면 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특히 "(민주당으로) 은평에 출마하시는 분이 대운하 저지를 위하고 중소기업을 위하고 일자리를 늘리고 약자를 대변하겠다면 상황에 따라 저희하고 협력할 수도 있는 개인적 선택의 문제"라고 말해, '반 운하'연대가 후보단일화 등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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