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은 24일 이번 4.9 총선에 출마하는 비례대표 후보 1번에 여성 금융전문가인 이성남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2번에 장애인 변호사인 박은수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이사장을 배치하는 등 비례대표 40명의 명단을 최종 확정, 발표했다.
민주당 손학규, 박상천 공동대표와 박재승 비례대표심사위원장 간 협의 후 확정된 이날 명단에는 당 출신 인사들이 많은 반면 '새 인물'이 적어 민주당의 '인물난'을 실감케 했다.
3번에는 최영희 전 국가청소년위원장, 4번에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5번에는 전혜숙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감사, 6번에 정국교 H&T 대표이사, 7번에 치과의사 출신 전현희 변호사, 8번에 서종표 선진평화연대 공동대표 등 '당선 안정권'으로 분류되는 선순위에는 외부 영입 인사들이 안배됐다.
그러나 9번에 신낙균 최고위원, 11번에 김상희 최고위원, 12번에 김충조 최고위원, 13번에 박선숙 당 총선기획단 부단장, 14번에 안규백 당 조직위원장, 15번에 김유정 전 민주당 여성국장 등 안정권 후순위에는 당 지도부가 대거 포함됐다.
최문순 전 MBC 사장은 MBC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10번에 안착했다.
당 지지율이 오를 경우 당선을 내다볼 수 있는 15번 이후에도 당 내부 인사들이 주류였다. 박홍수 전 농림부 장관이 16번을, 김진애 전 대통령자문 건설기술위원장이 17번을, 김학재 전 법무부 차관이 18번을, 유은혜 부대변인이 19번을, 신문식 당 사무부총장이 20번을 받았다.
정동영 "인내심에 한계를 느낀다"
이 중 박 전 장관의 경우 17대에 비례대표로 뱃지를 달았다가 농림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비례대표를 내놓은 바 있어, 박재승 위원장이 스스로 '비례대표 연임 배제' 원칙을 어긴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 위원장은 "비례대표에 계파 안배는 없다"고 강조해 왔고, 이번 비례대표 명단 작성에 박 위원장이 사실상 전권을 행사했다는 것이 지도부의 전언이지만 확정된 명단에는 계파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는 반론도 있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개인 성명을 통해 "지난 대선에서 저와 가장 많은 고생을 함께 하신 분들이 대거 탈락한 것이 먼저 눈에 보인다"며 당의 비례대표 심사 결과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인내의 한계를 느낀다. 나눠먹기, 사적 동기에 의한 공천이라는 반발과 지적을 무마할 명분이 부족하다"며 "공동대표와 심사위원들은 가능한 방법을 찾아 다시 한 번 고려해주실 것을 진지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 측은 '정동영계'로 분류되는 이재경 전 전략기획실장과 윤원호·서혜석·채수찬 의원 등이 모두 공천에서 탈락한 반면, 손학규 대표의 외곽 지원 조직이라고 할 수 있는 선진평화연대의 서종표 공동대표가 공천을 받은 것, 그리고 구(舊) 민주계인 신낙균·김충조 최고위원이 안정권에 안배된 데 강력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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