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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보, 독립선언 이후 최악의 폭력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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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보, 독립선언 이후 최악의 폭력사태

유엔ㆍ나토군과 세르비아계 시위대 충돌로 150여명 부상

유럽과 중국의 '화약고'가 잇따라 터지고 있다. 이미 수많은 사상자를 낸 중국의 티베트 유혈사태에 이어 이번에는 코소보에서 유혈충돌이 빚어졌다. 지난달 17일 코소보의 일방적인 독립선언 이후 가장 큰 폭력 사태다..(☞관련 기사:코소보, 마침내 독립선언… 발칸반도 뇌관 재점화 )

<AP> 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코소보 내 세르비아인들의 밀집거주지역인 코소브스카 미트로비차에서 17일(현지시간) 유엔 경찰 병력 및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과 세르비아계 시위대가 충돌, 민간인 70여명을 포함해 150명 가량이 부상하는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세르비아 정부는 즉각 코소보 내 세르비아인을 보호하기 위해 러시아와 공동 대처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혀 폭력 사태가 새로운 확대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이날 충돌은 2004년 3월 발생해 19명의 희생자를 낸 알바니아계 주민 폭동 4주기를 맞아 일어난 것으로, 코소보 전역에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 나토군이 17일 세르비아인들의 시위를 진압한 후 코소보 유엔재판소 인근을 지키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화염병 투척 시위에 최루탄·공포탄으로 맞대응

코소보는 주민 90%가 알바니아계로 지난달 17일 미국과 유럽연합의 지원 하에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하자, 세르비아 정부와 러시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특히 코소보 북부에 몰려 있는 세르비아계 주민들은 실력행사에 나서며 잦은 충돌을 빚어왔다.

이날 사태는 나토군의 지원을 받은 유엔 경찰 병력이 지난 14일 미트로비차의 유엔 재판소를 강제 점거한 세르비아인들을 몰아내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코소보 내 세르비아인 53명은 코소보 독립 선언에 항의하기 위해 유엔 재판소를 점거해 왔다.

나토군이 유엔 재판소에서 이들을 체포해 가자 수백명의 세르비아 시위대는 재판소를 다시 점령하기 위해 유엔 경찰과 나토군을 향해 돌과 자체 제작한 수류탄, 화염병 등을 던지며 공격했으며, 경찰은 최루탄과 공포탄을 쏘며 맞섰다.

세르비아 언론은 이 과정에서 나토군의 과격한 진압으로 민간인으로 구성된 시위대 70명이 다쳤다고 보도했으며, 유엔 당국은 경찰관 63명과 나토군 20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이날 충돌로 유엔 경찰 병력은 우크라이나 소속 14명, 폴란드 소속 13명이 다쳤으며, 프랑스 소속 나토군 8명도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상자를 치료 중인 병원 측은 세르비아인 3명의 상태가 위중하며, 이중 한 명은 이마에 총격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나토 측은 공포탄은 상공을 향해 발사했으며, 절대로 군중을 겨냥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날 유엔 경찰 병력은 시위대의 공격을 받은 뒤 나토 평화유지군에 치안을 맡긴 채 미트로비차에서 전격 철수했다. 알렉산데르 이반코 유엔 대변인은 수백명의 유엔 경찰 병력과 9명의 민간인 직원이 북부 미트로비차에서 알바니아계가 거주하는 남부로 철수했으나 치안 상황이 허락하는 대로 다시 원상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경찰은 이날 재판소를 점거했던 세르비아인 53명을 체포했으나 이중 20명 가량은 이들을 태우고 가던 유엔 호송 차량을 습격한 시위대에 의해 풀려나 도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소보의 수도 프리슈티나로 끌려가 신문을 받은 뒤 석방된 나머지 세르비아인들 중 일부는 수갑을 찬 채 유엔 요원들로부터 비인간적인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세르비아 "유엔과 나토군 대응, 히틀러 정권 연상케 해"

이번 사태와 관련, 나토 측은 향후 코소보에서 추가 소요 사태가 일어날 경우 강력하게 대처하겠다고 경고하고, EU 측도 "폭력은 어떤 형태로든 수용될 수 없는 것"이라며 자제를 호소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사태가 일어나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모든 당사자들에게 자제력을 발휘해 줄 것을 당부하고 폭력이 아닌 건설적인 대화로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보리스 타디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유엔 및 나토군이 시위 진압을 위해 과도한 물리력을 사용했으며 이번 일로 코소보 내에서 폭력이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슬로보단 사마르진치 세르비아 코소보 담당 장관도 이날 유엔 경찰의 대응에 대해 무자비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토미슬라브 니콜리치 세르비아 급진당 지도자는 유엔과 나토군의 거친 대응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세르비아인들을 상대로 히틀러 정권이 벌인 행동을 떠올리게 했다고 공격했다. 러시아도 코소보의 일방적인 분리 선언이 이날 사태를 몰고 왔다고 세르비아 정부를 지지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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