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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부가 환투기세력 개입 조장"

수출드라이브정책? 원 · 환율 폭등, 1달러=1000원 돌파

유로화와 엔화 등 세계 주요통화에 대해 달러 가치가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원화만 유독 달러에 대해 급격한 약세를 보이는 현상을 보이며 마침내 1달러=1000원을 넘어섰다.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 달러 환율은 오전 11시 30분 현재 지난 주말보다 달러당 30원 폭등한 1027.30원에 거래되면서 2년2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0원대로 올라섰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까지 12일 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시장에서 환율이 결정되기 시작한 1990년 초(당시 1월29일~2월9일까지 10거래일 간 상승) 이후 18년만에 최장 연속 상승 기록을 세우고 있다. 원· 엔 환율도 지난 주말보다 100엔 당 70원 가량 폭등하면서 3년5개월만에 1060원대로 올라섰다.

환율시장 분석가들은 대체로 환율 급등의 배경으로 ▲무역수지 3개월 연속 적자 ▲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 해외펀드의 환헷지 청산 ▲ 글로벌 신용경색 등을 거론하고 있다.
▲ 17일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외환딜링룸에서 직원들이 급상승하고 있는 그래프를 바라보며 분주하게 외환거래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원화 '나홀로 약세', 장기적으로 물가상승 등 부정적 효과 우려

특히 달러에 대해 원화가 '나홀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로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수입구조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따라 저금리로 들어온 엔화가 빠져나가는 이른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이 가세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의 급등세가 이어질 경우 수출기업의 채산성 개선이라는 긍정적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금의 대거 이탈 및 물가상승세 확대에 의한 실질 구매력 약화라는 부정적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경제컨트롤타워에 과거 수출주도형 경제를 신봉하는 관료들이 복귀하면서 원화의 약세 기조를 선호하고 있어 최근의 원·달러 환율 급등을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수출을 위한 환율주권론자'로 불리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지난 2004년 1140원 대 환율 방어를 위해 1조원 대 손실을 초래한 최중경 1차관이 원화 약세를 용인하는 대표적인 관료들로 지목된다.

업계 "정부가 수출주도형 재벌기업 위한 환율정책 구사"

업계에서도 정부가 수출주도형 재벌기업들을 위해 수입 의존도가 큰 기업들을 희생시키려 한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환율정책 의도가 간파된 탓에 국제 환투기 세력까지 개입하는 사태가 벌어졌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김효석 통합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달러가 유독 원화에 대해서만 강세다. 국제 환투기세력이 우리나라 환율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는 증거도 있다"며 "외환시장 안정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50원 상승할 경우 삼성전자의 연간 순이익은 1조3200억 원 정도 늘어나며 하이닉스(2730억 원), LG전자(1673억 원), 현대차(1627억 원), LG필립스LCD(1430억 원) 등 환율 효과로 인한 이익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정유와 화학·철강 등의 업종은 원자재 수입비중이 높고 외화부채가 많아 원화약세 피해주로 꼽힌다. 정유업체인 SK에너지와 S-Oil은 원·달러 환율이 50원 상승하면 연간 이익이 각각 589억 원, 704억 원 정도 줄어들며 LG화학(135억 원)과 효성(160억 원), 포스코(210억 원), 현대제철(172억 원), 동국제강(494억 원) 등도 100억원~400억원대 이익 감소가 예상됐다.

특히 항공업계는 비상이다. 올 경영계획에 환율을 920원으로 잡은 대한항공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22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경영목표 수립시 기준환율을 910원으로 잡은 아시아나항공도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15억 원의 적자가 생긴다.

밀가루 제조업체의 경우 대한제분은 환율이 10원 오르면 원료인 밀 수입비용이 연간 45억 원, CJ제일제당은 30억원 가량 커지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주식시장, 외국인 자금 대대적 이탈로 1600선 붕괴

최근 코스피 주가가 1600선 붕괴에 이어 1500선마저 위태로운 상황이 된 것도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외국인 자금의 대대적인 이탈이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주말 코스피 지수는 장중 한 때 1578포인트까지 급락하다 간신히 1600선을 지켰다. 17일에도 코스피는 1537.53까지 급락하며 4% 가깝게 떨어지다가 오후장에 들어 프로그램 차익 거래로 1560선으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 5대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가 유동성 위기를 시인하고 자금 수혈에 긴급하게 나서고, 이번 주 골드만삭스와 리만브라더스, 모건스탠리 등 주요 금융기관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으로 있어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더해 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벤 버냉키 미 연준 이사회 의장과 헨리 폴슨 재무장관 등 금융정책담당자들과 금융위기 긴급대책 모임을 갖고, 18일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려 추가 금리 인하 여부가 논의될 예정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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