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보고 읽을 때만 차분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16일 밤 진행된 3차 TV 토론에서 자신의 공약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주어진 시간조차 다 쓰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트위터 이용자들로부터 3진 아웃을 당했다. 그러나 박 후보의 "그래서 대통령 되려는 것 아닙니까"라는 발언은 새로운 유행어가 될 조짐을 보였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열린 말문을 여는 박근혜 후보의 만능열쇠는 '그래서 대통령 하려는 거 아니냐'"라는 말이었다며 "생각대로 일방적인 토론회"였다고 평했다.
<중앙일보> 종편, 文 7.5 vs 朴 7.0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후보의 사퇴로 '문재인-박근혜' 두 후보의 양자토론으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시작부터 뜨거웠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앞서 1,2차 토론회가) 이정희 후보 때문이 아니라, 박근혜 후보 때문에 재미있었다"라며 "내일도, 모레도, 이후에도 토론회 계속해주세요"라고 요청했다. 동 시간대 오락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보다 더 재미있었다는 평이다.
'이정희 교무주임이 자리를 비우자, 문재인 선생님이 제자 박근혜를 가르치는 구도' 속에 진행된 토론은 <중앙일보> 종편 JTBC조차 박근혜 후보보다 문재인 후보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 토론이 끝나자마자 나온 10인 평가에서 문재인 후보는 7.5점을 받아 박근혜 후보보다 0.5점 앞선 것으로 평가됐다.
박근혜 후보는 1,2차에 이어 3차 토론에서도 주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수첩에 의지한 박 후보의 뻣뻣한 토론 자세를 놓고, 한 트위터 이용자는 "완전 레코드판이다! 한 치의 어긋남이 없네!"라고 말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박 후보를 겨냥해 "아는 거 없고, 말할 거 없고, 금쪽같은 주어진 시간을 다 쓰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TV 토론은 고문이다"라고 혹평했다.
반면 문재인 후보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다. "소모성 논쟁으로 상대 후보의 발언시간을 소진시키고 결국에 남는 발언시간에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들어주기 전략"을 써 토론 자세의 진수를 보였다는 평이다.
"박근혜 공약 이해시켜야 하는 문재인, 불쌍해"
특히 이슈를 줄곧 리드한 문재인 후보에 대해 한 트위터 이용자는 "문재인 후보 불쌍하다. 박근혜 공약을 박근혜 후보한테 이해시켜야 됨"이라고 촌평을 했다. 이 트윗은 순식간에 500번 이상 리트윗(RT)되며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트윗 당사자는 "여러분 저는 이제 끝입니다"라며 앞서 올린 트윗을 삭제했다. 그는 3일 후 대선 결과에 따라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듯 "갑자기 제 계정이 사라지고 전화번호는 없는 번호가 되고…"라고 말했다.
현재 문재인 후보의 역할(@jin_pepper)
1. 박근혜 후보의 공약을 박에게 이해시키고
2. 현실을 박 후보에게 알려주고
3. 본인의 공약을 설명하고
4. 박 후보의 공약과 본인의 공약을 비교 설명
5. 박 후보의 징징거림 받아주기 "진정 생불이심"
한편, '선행학습을 법으로 금지하겠다'는 박근혜 후보의 발언은 '선행학습을 유도하는 학력고사 등을 없애겠다'는 과거 자신의 발언보다 진일보한 것으로 많은 호응을 받았다. @namsi0는 "제 아들 두 살인데 어디서부터 가르쳐야 할지, 한글·숫자 가르쳐주면 감옥 가야 하나요?"라고 남겨 많은 이들에게 동정 어린 웃음을 받았다.
@ChoiGyunghwan은 "그동안 이정희 후보에 가려 있었다"며 "현안파악 충분하고 자신감이 넘친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전교조와 국정원 여직원 문제 등 정공법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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