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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에게 최시중은 '최적의 후보'?

'신문-방송 겸영' 풀무질…조ㆍ중 '음험한 속내'

이명박 대통령이 2일 초대 방통위원장 후보자로 최시중 전 이명박 선거캠프 상임고문을 발표했다. 발표 이전부터 언론계에서는 최 후보자가 방송-통신 분야 모두 문외한인데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독립성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그러나 3일 이 소식을 전한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는 이러한 비판적 여론은 거의 보도하지 않은채 오히려 최 후보자의 해명에만 초점을 맞춰 우호적인 보도로만 일관했다.

<동아>, 제목은 '독립성', 본문은 '이명박과 친분' 강조?

최 후보자가 정치부장, 편집부국장 등을 지낸 <동아일보>는 '방통위원장 후보자 배출지'답게 최 후보자를 띄워주는데 주력했다. 이 신문은 제목은 최 후보자의 발언을 그대로 따 "방통위 독립성 지키는 방패막이 될 것"이라고 달아놓고는 기사 내용은 이 대통령과 최 후보자의 정치적 관계가 얼마나 긴밀하며 개인적인 친분도 얼마나 끈끈한지를 강조하는 '모순'을 보이기도 했다.

이 신문은 해당 기사에서 최 후보자를 두고 "일찌감치 새 정부에서 어떤 식으로든 중용될 것으로 예상됐던 인물"이라며 "최 후보자는 다양한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결정적인 순간에 이 대통령을 조언해왔다"고 사실상 '홍보'에 나섰다.

<중앙일보>도 최 후보자의 발언을 그대로 딴 "언론인·여론조사 두 직업 거쳐 방송의 독립성 걱정 안해도 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단순히 대통령 측근이라는 이유에서가 아니었다. 업무능력과 공정성,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고 극찬하는 평가를 내렸다.

<조선일보>도 최 후보자가 전날 간담회에서 정치적 독립성 논란에 "대통령 중심제 하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들은 대통령의 측근이고 동지적 의식이 중요하다"며 되레 방통위의 정치적 독립성을 원천 부정하는 발언을 내놓은데 대해 "이말은 방송통신위원장으로 대통령과 최소한의 정치적 교감은 필요하지 않겠냐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고 최대한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서비스'를 해주기도 했다.

'최시중, 방송 진출 발판으론 최적합' 판단?

이들 신문이 최시중 후보자의 결정적인 두가지 흠결, '정치적 독립성' 문제와 '방송-통신 문외한'이라는 문제를 덮어두고 '무조건 감싸기'에 나선 것은 그간 이들 신문이 이명박 정부에 대체로 우호적인 평가를 내려왔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상식을 넘는 수준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3일자 <조선일보> 1면은 그 힌트를 보여준다. 이날 <조선일보>는 영국 BBC와 일본 TBS 등 과 함께 탈북자 특집 다큐멘터리 '천국의 국경을 넘다'를 방송하기로 합의했다며 이 사업을 '글로벌 크로스미디어' 기획으로 이름짓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 신문은 자사의 보도에 대해 "신문·방송 겸영 허가된 일본에서도 시도 못한 도전"이라는 제목으로 높이 평가하면서 수원대 신문방송학과 이문형 교수의 말을 따 "국내 언론이 자체 기획·제작한 방송물이 BBC를 통해 방송되는 것은 처음"이라며 "이는 조선일보 제작 콘텐츠가 세계적 수준임을 인정한 셈"이라고 홍보했다.

향후 이 신문이 내보낼 방송물의 수준과 관계없이 <조선일보>가 이러한 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이는 것은 향후 이명박 정부가 추진할 것으로 보이는 신문·방송 겸영 허가를 대비한 사전 작업으로 읽힌다.

사실 이전부터 조선일보는 방송 진출 사업의 토대를 단단히 다져왔다. 지난해 4월 디지틀조선일보를 통해 비즈니스 전문 채널인 비즈니스앤을 개국하고 'Biz&News'라는 제목의 경제 뉴스 등을 방영하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상암DMC 일부 필지를 확보하면서 '방송국'을 개설할 물리적 공간도 확보한 상태다. 이 신문사는 이 공간에 2010년까지 지상 23층, 지하 6층의 최첨단 미디어빌딩을 완공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앙일보도 이미 여러 케이블 채널 운영을 통해 신문-방송 겸영을 대비한 충분한 경험을 쌓아왔다는 평가다. 중앙일보는 1999년 Q채널(중앙방송)을 시작으로 히스토리 채널(2001년), J골프(2005년), 카툰네트워크코리아(2006년) 등을 차례로 출범시켰고 올해부터는 IPTV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최시중 후보자가 내정된 초대 방통위원장직은 이들 신문의 '사업 확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자리다. 방통위원회를 '방송과 통신의 융합'에 대응하기 위한 기구로 본다면 '문외한'인 최 후보자는 부적합 후보지만 이들 신문의 속내처럼 '방송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본다면 <동아일보>에서 정치부국장, 편집부국장, 논설위원 등을 지내고 한국갤럽 회장을 거쳐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에서 '형님' 역할을 해온 최시중 후보자만큼 최적의 인물도 없다.

이는 미디어 업체들의 인수·합병 심사를 비롯해 방송과 통신 진흥을 위한 정책과 규제, 방송 및 유무선 통신서비스 인허가, 방송통신 기술정책 수립 등 폭넓은 권한을 갖게된 방통위원회의 '전횡'과 방통위원회와 긴밀한 이해관계를 갖게될 이들 보수신문의 또다른 '결탁'이 우려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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