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올해 6% 성장', 공염불되나

월별 상품수지, 외환위기 이후 최대 적자

배럴당 100달러가 넘는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아 월별 상품수지가 결국 5년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상품수지는 국제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수입액이 급증(31.1%), 전월의 4억4000만 달러 흑자에서 10억1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15.4%나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원유도입단가가 전년 동월 대비 배럴당 33달러나 상승(지난해 1월 배럴당 56달러에서 올해 1월은 배럴당 89달러)하는 등 대외여건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상품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3년 3월(3000만 달러 적자) 이후 58개월만에 처음이며, 특히 1월의 상품수지 적자규모는 외환위기 발발 직전인 97년 3월의 12억9000만 달러 적자 이후 최대 규모다.
  
  원유도입단가, 1년 사이 배럴당 33달러 상승
  
  한은은 "1월 원유수입액이 73억 달러로 작년 1월의 41억 달러에 비해 32억달러가 급증했다"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로 오른 2월에는 이러한 적자 추세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서비스수지 적자도 1월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서비스수지는 운수수지 흑자가 감소한 가운데 여행수지와 기타서비스수지 적자가 늘면서 적자규모가 전월의 12억4000만 달러에서 20억7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등을 합한 경상수지 역시 26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12월의 8억1000만달러 적자에 이어 두달 연속 적자를 낸 것이며, 적자 규모 면에서는 1997년 1월의 31억3000만 달러 적자 이후 11년 만에 최대다. 게다가 2월 서비스수지 적자규모는 설 연휴 해외여행객 증가 등으로 1월 수준보다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상수지, 2개월만에 이미 연간 적자 예상 규모 초과
  
  한은의 "국제유가가 계속 고공행진하고 서비스수지 적자가 계속 늘어날 경우 연간 30억 달러로 전망한 경상수지 적자규모가 더 확대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연간 59억 5430만 달러 흑자였덙 경상수지는 이미 올 들어 2개월만에 이미 34억 1000만 달러의 누적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국제수지 중 자본수지 동향에서도 증권투자수지가 유출초과를 나타낸 것도 주목된다. 해외펀드 등을 통한 해외투자에 나섰던 국내 투자자들은 세계 증시 침체 속에 자금 회수에 나서 지난 1월 12억 240만 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한 반면,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106억 8100만달러를 순매도해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자금 유출이 더 많아 증권투자수지는 39억2500만 달러의 유출초과를 나타냈다.
  
  자본수지 중 직접투자 수지 적자 흐름도 불안한 모습이다. 지난 2006년 45억 달러의 적자로 돌아선 직접투자 수지는 지난해 적자규모가 137억 달러로 불어났고, 지난 1월에도 9억 달러의 적자가 났다. 한은에 따르면, 그나마 하이마트를 20억6000만달러에 매각한 네덜란드계 자본이 아직 국내 예금에 예치한 상태여서 이 정도 적자에 그친 것이어서 앞으로 직접투자 수지 적자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처럼 대외 경제여건이 악화되면서 이명박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올해 성장률 6%는 물론 한은이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4.7% 달성조차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