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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 "솔직히, 북핵협상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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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 "솔직히, 북핵협상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뉴욕필, 그 후…예사롭지 않은 북핵 외교가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평양 공연은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핵 합의의 이행에도 탄력을 줄 것인가.
  
  미국은 이번 행사에 대한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북미 양측의 태도 변화가 감지되면서 긍정적인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동아시아 순방,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중국 체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재방중설 등으로 볼 때 핵 프로그램 신고에 극적인 돌파구가 열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북미, 치열한 물밑 줄다리기
  
  무엇보다 라이스 장관의 발언이 예사롭지 않다. 그는 27일 베이징에서 "솔직히 북핵협상이 정말로 정체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분위기는 나쁘지 않으며 협상이 위기에 처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또 "어제 (중국과) 건설적인 대화를 가졌고, 오늘(27일)도 (일본 인사들과 만나) 북핵 문제 2단계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나아가는 데 모멘텀을 만드는 우리의 능력에 보탬이 되는 좋은 논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라이스 장관은 일본 방문시 동행하기로 되어있던 힐 차관보를 베이징에 남겨둠으로써 중국 혹은 북한과 진전시킬 얘기가 더 남아 있음을 암시했다.
  
  라이스 장관은 북핵 신고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며 "시한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신고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힐 차관보가 베이징에 잔류하면서 김계관 부상과 만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두 사람은 지난주에도 베이징 회동을 했기 때문에, 재회동이 이뤄진다면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힐은 베이징 출발 날짜도 정해두지 않았다.
  
  톰 케이시 미 국무부 대변인은 "만약 힐 차관보가 (재회동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북한도 유용할 것이라고 믿는다면 재회동 일정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필, 최대 걸림돌 '불신' 치웠나
  
  북한이 신뢰하고 있는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 대사, 에번스 리비어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이 평양에서 김계관 부상 등을 만나 북한의 조속한 행동을 촉구한 것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서울로 내려 온 리비어 회장은 28일 김 부상과의 오찬 대화를 소개하며 "(뉴욕필) 공연으로 인해 생긴 기회를 이용해 (핵문제에 대해)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레그 전 대사도 "김 부상에게 조속한 행동을 촉구하자 김 부상은 '미국이 중유 제공과 상호 호혜적 조치를 취하는 데 느리게 행동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그러나 "미국의 차기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핵문제를 진전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점에는 김 부상이 반박하지 않았다"면서 "그도 타당성을 어느 정도 인식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연 과정에서 북한이 미국 측에 보여준 신뢰도 상황 진전의 긍정적인 배경으로 해석된다. 남한 정부의 포용정책이 북한의 대남 적대감을 없애고 믿음을 줬으며 그것이 남북관계 확대로 이어졌듯 뉴욕필의 공연으로 북한의 대미 불신이 줄어든다면 '발등의 불'인 핵 신고 문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핵 프로그램 신고에 소극적인 것은 무엇보다 미국에 대한 불신이 크기 때문이다.
  
  리비어 회장은 "공연 성사를 위해 일을 진행하는 동안 최고위 지도자(김정일 위원장)의 지지와 도움이 있었다는 것을 느꼈다"라며 "북한 매체에 보도된 공연 소식은 '북한은 미국과 정상적인 관계를 맺을 준비가 돼 있으며 내부적으로는 외국 문물을 받아들이는 게 이상한 게 아니다'는 점을 보여주려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6자회담 재개라도 합의하나
  
  그러나 북미 양측이 우라늄 농축프로그램(UEP)과 시리아 핵협조설을 두고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줄다리기를 해 왔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돌파구가 과연 있겠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상존한다.
  
  UEP와 관련해 양국 가운데 어느 한 쪽이 기존의 주장을 수정한다면 북미 제네바합의를 폐기시키고 16억 달러가 들어간 신포 경수로 사업을 중단시킨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또한 부시 대통령의 친서에도 움직이지 않았던 김정일 위원장이 페리 전 장관 등의 간접설득에 고개를 끄덕일지도 미지수다.
  
  하지만 6자회담 참가국들이 핵 신고와 관련해 몇 가지 수용 가능한 방안을 놓고 집중적인 조율을 하고 있고 북한도 상당히 융통성 있다는 <연합뉴스>의 보도를 통해서도 감지되듯 뉴욕필의 공연을 계기로 김정일 위원장의 결단이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대형 이벤트를 치르고 난 뒤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던 북한의 과거 행동 패턴도 긍정적인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에 따라 최소한 북미 양국이 작년 9월 말 이후 열리지 않았던 6자회담이라도 다시 열어 합의 이행의 모멘텀을 유지하려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마이클 메이플스 미 국방부 국방정보국(DIA) 국장은 27일 미 의회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영변 원자로에서 추출한 플루토늄을 가지고 수 개의 핵무기를 만들어 저장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마이클 매코넬 국가정보국 국장은 2002년 2차 북핵 위기 발발 당시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보유에 대해 고도의 신뢰를 가졌으나 지금은 신뢰도를 '중급'으로 낮췄다면서도, 북한 핵무기 보유 기수에 대해 "최대 12기일 수 있지만, 6기라는 추정이 더 근접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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