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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빠져도 '강부자' 내각…'당당' 혹은 '뻔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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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빠져도 '강부자' 내각…'당당' 혹은 '뻔뻔'

"땅값 오른 건 나와 무관"부터 "피해자" 울분까지

국회는 27일 오전과 오후 10개 상임위에서 인사청문회를 열어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 내정자 등 국무위원 후보 10명에 대한 검증 작업을 벌였다. 이춘호, 남주홍, 박은경 후보자가 낙마했음에도 불구하고 '강부자(강남의 땅 부자)'로 요약되는 이명박 정부 첫 내각의 정체성은 변함 없었다. 10명의 내정자 대부분이 수십억 대의 부동산 보유자들이다 보니 청문회의 초점도 자연스레 이들의 재산 형성 경위에 쏠렸다.

'강부자'가 논란이 되자 여권에서는 곧장 "가난한 사람만 장관 하라는 거냐"(뉴라이트전국연합 김진홍 상임의장), "부동산 사는 게 큰 죄는 아니지 않냐"(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 등의 반론이 나왔고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내정자들도 이 같은 당당함을 잃지 않았다.

부인 명의로 서초동 최고급 오피스텔 분양권을 갖고 있는 이영희 노동부장관 내정자의 경우 40억 대의 재산에 대해 "열심히 일하고 부지런히 저축한 결과"라고 답했고, 강남에 시가 21억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강만수 내정자는 "노무현 정부에서 땅값이 올라 세금만 늘었다"며 오히려 볼멘소리를 내놓았다.

■ "40억 중 22억은 집값이 올라…나와는 무관"
▲ 이영희 내정자ⓒ뉴시스

이영희 내정자는 '40억 원 재산이 많다고 생각하지 않냐'는 통합민주당 우원식 의원의 질문에 "40억 중 28억은 집값 상승 요인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나와는 관계없는 무관한 요인에 의해 늘어난 재산"이라며 "12억 만이 나와 관련이 있는데 나와 처가 수 십 년 간 대학교수를 하면서 충분히 모을 수 있는 재산이었다"고 답했다.

이 내정자는 "12억은 내가 열심히 일하고 부지런히 저축한 결과로 형성된 것으로 내가 교수에 맞지 않는 생활을 했으면 재산이 줄었을 것"이라며 주장했다.

하지만 이 내정자가 배우자 명의로 64평형대 오피스텔 분양권을 갖고 있는 서초동 '부티크 모나코'는 교수 부부에게 걸맞은 '검소한 생활'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강남에서도 최고급으로 꼽히는 이 오피스텔은 비누곽이 35만 원, 수제가구가 3000만 원, 샤워실 천정부스는 1000만 원에 달해 "내부 마감재 중 국산품은 김치 냉장고 뿐"이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였다.

이에 민주당 최재성 원내부대변인은 "35만 원짜리 비누곽을 쓰면서 비정규직 문제를 가슴으로 느낄 수 있겠냐"고 촌평했다.

■ "내 아파트는 인기가 없어서…"

이윤호 지식경제부장관 내정자는 여의도와 잠실에 3채의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분양권을 갖고 있는데 대해 "투기목적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내정자는 '서울에서도 요지만 골라서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갖고 있다'는 민주당 서갑원 의원의 지적에 "오피스텔의 경우 경쟁률이 높았지만 아파트의 경우 1대 1이 겨우 넘을 정도로 인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연구소를 차려 노후를 보낼까 생각해 오피스텔을 아파트와 가까운 데 얻은 것"이라며 "완공되고 여의도 직장을 떠나면 실제로 이사 가서 사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응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내정자가 거주 중인 여의도 롯데캐슬엠파이어 주상복합은 땅값이 비싼 여의도에서도 최고급형으로 꼽히며, 추가 분양을 받은 송파구 신천동 더샵스타파크 아파트·오피스텔 역시 주변에 대단지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있어 작년 하반기 입주 아파트 중 가장 프리미엄(웃돈)이 높게 거래된 아파트로 꼽혔다.

■ "나는 종부세 피해자"

종합부동산세를 담당하는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 내정자의 경우 오히려 자신의 집값 상승에 대해 "나는 종부세 피해자"라며 종부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하게 드러냈다.

강 내정자는 31억 원의 재산을 신고한 것과 관련해 "노무현 정부 시작할 때보다 (보유 중인) 아파트 가격이 3배 정도 뛰었다"면서 "10년 동안 야인으로 있으면서 소득은 없는데 종부세만 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강 내정자는 민주당 오제세 의원이 '스스로를 중산층으로 보나, 상류층으로 보나'고 따져 물을 때에는 답을 얼버무리며, "31억 원의 재산에는 차남의 재산이 포함돼 있으며 공직생활 동안 단 한번 아파트를 당첨받았다"면서 다른 장관 내정자와 달리 자신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제가 된 시가 21억 원의 아파트는 강남구 대치동에 있고, 강 내정자는 이 외에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과 경남 합천군 등에 임야를 6건 갖고 있으며 차남 소유로는 광장동 아파트를 신고했다.

"좋은 시절엔 수익이 연 20억"
▲ 유인촌 내정자ⓒ뉴시스

'이명박 내각' 최대 재력가인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내정자는 140억 원 대의 재산에 대해 "내가 직업이 불안하고 노후에 대한 대책이 없으니 아내가 차근차근 저금을 통해 실현한 것"이라고 답했다.

유 내정자는 자신의 재산이 논란이 되자 "배우 생활을 35년간 했는데 그 정도는 벌 수 있는 것 아닌가? 배용준을 봐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와전된 것으로 국민과 의원들에게 죄송하다"고 해명했지만 투기 등을 통하지 않은 '정당한 재산'이라는 데에는 물러섬이 없었다.

유 내정자는 '많이 벌 때 연평균 수입이 얼마 정도 되냐'는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질문에 "20억 이상"이라고 답했고, '그런 좋은 시절이 얼마나 계속됐냐'는 질문에는 "한 20년 정도"라고 답했다.

이에 최 의원이 "번 것만 400억 원 가까이 되는데 140억 원 밖에 못 모았으니 재테크 잘못 하셨네요"라고 농담을 건네자 유 내정자는 "돈 문제는 잘 생각해 보지 않고 살았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들의 재산 관련 질문에도 유 내정자는 "우선 큰 의미로 말하자면 투기 및 세금포탈 등의 목적은 없었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그러나 유 내정자가 신고한 재산 140억 2000만 원 중 72억3200만 원은 압구정동 현대 아파트, 종로구 수송동 아파트 등 부동산으로 신고돼 유 내정자는 '강부자 내각' 중에서도 최고의 '부동산 갑부'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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