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필은 평양 주재 美대사"

WP, "'싱송 외교'의 새 장 열 역사적 공연"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26일, 27일 이틀간 미국 교향악단으로는 처음으로 역사적인 평양 공연에 나선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텔레비전은 전날 뉴욕필의 평양 도착 소식과 축하 연회 소식 등을 이례적으로 신속히 보도했다.

동평양대극장에서 26일 오후 6시에 시작되는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첫 공연은 남북한을 비롯해 전 세계에 생중계될 예정이다.

뉴욕필 단원들을 포함한 방북단은 25일 오후 1시 반경 아시아나 특별기편으로 중국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을 출발해 오후 3시 45분경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방북단은 뉴욕 필의 자린 메타 대표, 지휘자인 로린 마젤 음악감독과 단원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각국의 취재진을 포함해 모두 280여 명으로 구성됐다. 미국인 위주로 이루어진 방북단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 25일 평양에 도착한 뉴욕필 단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로이터=뉴시스

이날 순안공항에는 북한의 송석환 문화성 부상 겸 조선예술교류협회 회장, 김연규 조선국립교향악단 단장 등이 나와 뉴욕필 단원들을 영접했다.

이날 북측은 뉴욕필 단원들을 위해 만수대 예술극장에서 무용과 가야금병창 등 공연을 선보였고, 공연이 끝난 후 오후 8시부터 뉴욕필 단원들은 송석환 부상이 인민문화궁전에서 개최한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뉴욕필, <신세계교향곡>, <파리의 미국인> 등 연주

이번 공연에서 뉴욕 필은 북한과 미국의 국가를 연주함으로써 북미간의 해빙무드를 상징하는 한편,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 3막 서곡, 드보르자크의 <신세계교향곡>, 거슈윈의 <파리의 미국인'>등 을 연주할 예정이다. 뉴욕필은 연주를 마친 뒤 관객들로부터 앙코르 요청이 있을 경우 한민족의 전통 민요인 <아리랑'>을 연주할 계획이다.

뉴욕필 단원들은 또 본공연 다음날인 27일 오전 평양 모란봉극장에서 북한 조선국립교향악단과 실내악 협연을 실시할 계획이다.

북한 당국에 따르면, 현재 평양에는 한국 기자 9명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80명의 기자들이 파견됐고, 취재 지원인력 50명까지 합하면 모두 130명에 이르는 취재단이 취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공연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현지시간) '싱송(Sing-Song)외교'의 새 장을 연 역사적인 공연이라면서 "뉴욕필의 음악 연주 자체가 평양 주재 미국 대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뉴욕필은 1842년에 창단돼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교향악단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 이번 뉴욕필의 평양공연은 1959년 냉전 중인 당시 소련 공연에 비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