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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해수부 양보…정부개편협상 타결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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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해수부 양보…정부개편협상 타결 국면

"'李 독선'이 파국 불렀으나 국민 걱정에 결단"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20일 "국민을 위해 매듭을 풀고자 한다"며 새 정부의 해양수산부 폐지를 수용할 방침을 밝혔다. 정부조직법 개편안 협상이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그 책임감이 민주당에 전가되는데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막판 쟁점이었던 해수부 문제가 해소됨으로써 한 달 여를 끌어 왔던 정부조직법 협상은 대통령 취임을 닷새 앞두고 극적 타결을 이룰 가능성이 높아 졌다.

"사랑하는 자식 내 주는 마음"

손 대표는 이날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개정안 중 아직도 타결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지만 국민을 위해 매듭을 풀고자 한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이제 남은 문제는 양당 원내대표 간에 전권을 갖고 협상을 재개해서 조속히 해결하기 바란다"며 "협상대표단은 신정부의 원만한 출범이 이루어지고 국민이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폭넓은 마음으로 협상에 임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해수부 존폐 문제를 양보하는 심정을 두고는 "솔로몬의 지혜처럼 사랑하는 자식을 내주는 마음"으로 표현했다.

손 대표는 "마지막까지 요구한 해수부 존치는 신해양경영시대를 준비하고 해양강국의 비전을 실현하고자 한 우리의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었다"며 "바다는 우리의 미래이고 바다는 통합관리 되어야 한다는 저의 소신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국익을 위해서라면 과감히 협조"
▲ ⓒ뉴시스

이날 굳은 얼굴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손 대표는 A4용지 세 장 분량의 기자회견문을 읽는 동안 단 한 번도 표정을 펴지 않았다. 회견 후 기자들과 악수를 나눌 때에도 입가가 잔뜩 굳어 있었다.

사실상 이명박 당선인과의 '첫 대결'에서 '일보 후퇴'를 선택해야 하는데 대한 손 대표의 착잡한 심경은 기자회견문에서도 읽을 수 있었다.

손 대표는 "이명박 새정부가 국가의 미래에 대한 철학과 진지한 인식 부족하고, 성과주의와 밀어붙이기식 전시행정에 급급한데 기인하고 있다"며 "한마디로 이명박 신정부의 자세에는 진정성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이 협상 중에 조각 명단을 발표한 데 대해서도 "이명박 당선인의 자세는 오만과 독선의 화신이었다"며 "한마디로 민주주의를 할 생각이 없다는 자세"라고 비판했다.

손 대표가 석연찮은 심경을 뒤로 물리고 양보를 선택한 것은 '새 정부 발목잡기'란 비난 여론이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전날 저녁 참모들과 소주잔을 기울인 손 대표는 "물러서야 할 때"란 조언에 "고려를 해 보겠다"며 귀가했다고 한다. 밤사이 고민 끝에 새벽 5시 30분 쯤 우상호 대변인에게 전화를 걸어 "국민 앞에 생각을 밝히겠다"고 했고 공동대표인 박상천 대표와의 상의도 없이 갑작스레 기자회견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상호 대변인은 "손 대표는 이 당선인이 13명의 조각 명단을 현행법에 따라 발표하는 것에 개탄하면서도 '출범 초기에 대통령이 취할 모습은 아니지 않냐'는 고민을 많이 했다"며 "바뀐 정부조직법으로 임명을 해서 청문회를 해야지 이대로는 모양이 좋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손 대표는 이 같은 결심이 "국익을 위한 대승적 협조"임을 누누이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손 대표는 "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이명박 정부가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우리는 국익을 위해서라면 과감하게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 "오늘 오전 협상 마무리"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해수부 통폐합 동의 방침에 늦었지만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대표는 "시간이 조금 지체돼 아쉽기는 하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원내대표가 빨리 접촉해서 협상을 마무리하고 내일은 본회의를 열어 이명박 정부가 출발하는데 지장을 막을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오늘 오전 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와 최종협상을 갖고 (정부개편 협상을)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 그는 "주로 협상 대상에 거론되는 것은 여성가족부와 통일부, 방송통신위 문제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또한 "과학계와 체육계의 의견을 수용해 교육과학부를 교육과학기술부로, 문화부를 문화체육관광부로 명칭을 수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다만 "지금까지 손 대표가 원내대표들의 협상에 개입해서 해수부 존치를 고집해 신정부 출범을 파행적으로 가져온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정부개편 협상이 타결국면에 접어들면서 새정부 출범을 앞둔 여야의 대치는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협상은 해수부를 통폐합하되 통일부와 여성부를 존치시키는 방향으로 결론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당초 원안에서 2개 부처가 늘어난 15부 체제로 새 정부가 출범하게 된다. 조각 명단에서 직제 없이 국무위원으로만 발표된 남주홍 경기대 교수와 이춘호 한국자유총연맹 부총재가 각각 통일부 장관과 여성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위는 4월 총선 이후 정치인 가운데 정무를 담당할 특임장관을 추가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여 새정부 직제는 '15+1' 체제가 될 전망이다.

한편 양당이 국무위원 인사청문절차의 최소화에 합의하더라도 새정부 출범일인 25일 전까지는 마무리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선 노무현 정부의 각료가 며칠간 유임돼 신·구 정부의 일시적인 동거 상태가 초래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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