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벽창호' 박재승, '대형사고(?)' 치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벽창호' 박재승, '대형사고(?)' 치나

'공천 전권' 요구하며 민주당 '쇄신' 예고

통합민주당의 '물갈이'를 책임 진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공심위원장 자리에 앉은 지 20여일 만에 '정치경험이 전무한 법조인'에 대한 당내 우려를 깔끔히 불식시킨 박 위원장은 사실상 총선 공천에 관한 '전권'을 요구하며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오로지 국민의 눈으로 판단하겠다"는 박 위원장의 공언에, 그의 성정에 합격점을 매겼던 개혁성향 의원들마저 "누구도 안전치 않다"며 불안감을 피력할 정도다.

"비례대표 추천권 넘겨라"

공천심사위원회 구성 발표를 하루 앞둔 18일, 박 위원장은 비례대표 추천권과 재의결 요건 문제를 두고 민주당 지도부와 힘겨루기 중이다.

통합을 합의하는 과정에서 손학규, 박상천 대표는 비례대표 선정을 공심위가 아닌 별도 기구에 맡기기로 의견을 모았다. 비례대표 명단 작성에 '정치적 고려'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기 위함이다.

그러나 비례대표 추천권마저도 공심위에 넘기라는 것이 박 위원장의 요구다. 이날 오전 <CBS 뉴스레이다>에 출연한 박 위원장은 "비례대표 공천에 정치적 고려가 더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큰 틀에서는 국민 여망에 벗어나서는 안 된다"며 "이론적으로 같은 잣대를 대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지역구 공천과 관련해서도 확실한 '전권' 확보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최고위원회는 박 위원장에게 최종 결정권을 넘겨주는 대신 안전장치로 재의 요구권을 남겨뒀다. 또한 공심위가 지도부의 재의 요구를 거부하기 위해서는 공심위원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토록 해 최고위원회 영향력 행사가 가능한 통로를 터놓았다. 위원장 포함 13명인 공심위에서 당내인사가 5명이 한 목소리를 낼 경우 공심위의 결정은 번복될 수 있다.

이에 박 위원장은 재의결 거부 요건을 '공심위원 2분의 1 찬성'으로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손 대표에게도 3분의 2는 안 된다고 말씀을 드렸다"며 "결국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2분의 1로 낮춰질 경우 박재승 위원장이 주로 영입한 외부 공심위원 7명이 안전판이 될 수 있다.

舊민주당-정동영계 '긴장'…손학규 '느긋'
▲ 지난 30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손학규 대표와 나란히 앉은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연합뉴스

박 위원장의 이 같은 '소신행보'에 그를 영입한 지도부마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인권변호사 시절부터 '꼿꼿한' 성품으로 정평이 난 그이긴 하지만, 외부출신 공심위원장이 '얼굴마담'에 지나지 않았던 전례에 비쳐볼 때 박 위원장이 요구하는 권한의 수위가 예상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다.

신계륜 사무총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박 위원장이 독립성에 대해서는 지나치리만큼 강조하고 있고 실제로 결심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구 민주당 출신 인사들과 정동영계는 바짝 긴장을 하는 반면, 정작 손 대표 측은 "해로울 게 없다"는 반응이다.

손 대표는 공천을 챙겨야 할 '식솔'이 많지 않은 데다가, 박 위원장의 노력으로 쇄신공천에 성공할 경우 그 성과는 모두 손 대표의 몫으로 남기 때문이다.

당장 손 대표 체제에 '비협조적'이었던 천정배 전 법무장관마저 박 위원장에 대해서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구할 수 있는 최상의 공천심사위원장이 아닐까 싶다"며 박 위원장의 영입을 손 대표의 최대 성과로 꼽을 정도다.

게다가 지도부로부터 독립된 공심위의 결정에 대해서는 탈락자들이 반발할 여지도 적어 손 대표가 인적 쇄신을 위해 손에 피를 묻혀야 하는 부담도 덜게 됐다.

이에 19일 공심위 구성 발표와 함께 공식 활동에 들어가는 박 위원장은 "어떻게 보면 대형사고가 되기도 하고 재앙이 될 수도 있겠지만 행운이 될 수도 있다"며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손 대표의 암묵적 지원 하에 박 위원장이 과연 '대형사고'를 칠 것인지 주목된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