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법 개편안 처리를 위한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 인수위 간의 협상이 타결점을 찾지 못한 채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양당은 14일 밤에 이뤄진 원내대표 협상이 결렬된 이후 협상을 재개하지 못한 채 15일 하루 동안은 협상 결렬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느라 부산한 모습이었다.
인수위 측이 협상 마지노선을 17일까지로 연장하면서 주말에도 협상은 계속될 예정이지만 인수위가 공식적인 발표도 하기 전에 국무위원 워크숍을 강행키로 하는 등 신뢰관계가 깨진 상태여서 양 측의 접점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대통령 취임식 일주일 앞두고 협상은 날로 험로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오늘 협상은 더 이상 없다"고 선언했다.
안 대표는 "아주 원만하게 합의가 잘 돼가는 상황에서 신당 손학규 대표가 간섭해 모든 것이 뒤틀어 졌다"며 "손 대표가 원내대표들의 권한을 마음대로 침범했다"고 주장했다. 가까스로 타결점을 찾은 듯 했던 전날 협상이 깨진 책임을 손 대표에게 전가한 것으로, "이명박 당선인이 절충안을 번복했다"는 신당 측의 주장과는 완전히 상반된다.
안 대표는 "설득시간도 필요하다"며 "이번 주말까지는 모든 협상을 완료해서 월요일에 일사천리로 진행토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말 협상이 재개될 경우 14일 야간 협상에서 제시된 절충점이 그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해양수산부 폐지는 다섯 개 부처에 걸쳐 있는 문제"라며 "양보할 수 없다"고 못 박았지만, 여성가족부에 대해서는 "원내대표 권한으로도 절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해수부 폐지에 유연함을 발휘했던 신당이 이에 응할 경우 내용적으로는 여성가족부와 농업진흥청을 존치하는 선에서 절충이 이뤄질 가능성이 없지는 않은 것이다.
다만, 인수위가 이날 자 조간을 통해 새 내각 국무위원 내정자를 사실상 발표한 것을 "야당을 능멸하는 자세"(우상호 대변인)로 간주하고 강경모드로 돌아선 신당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것은 인수위와 한나라당의 몫으로 남아 있다.
이에 안 대표는 "원내대표의 재량"을 강조하며 자신감을 내보였지만 인수위가 16일 새 국무위원 워크숍을 강행함으로써 유연한 분위기 조성은 물 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