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 청소노동자들이 내년 3월부터 학교에 전원 직접고용 된다. 또 2년 뒤인 2015년에는 65세 이하에 한해 서울시 공무직으로 전환된다.
원청(대학)이 청소노동자를 직접고용하는 사례는 좀처럼 찾기 쉽지 않다. 대부분 대학은 적게는 1개에서 많게는 20개 이상의 업체와 용역계약을 맺고, 노동자들을 간접고용하고 있다.
이처럼 매우 이례적인 시립대의 청소노동자 직접고용 전환계획은 지난 5일 서울시가 발표한 '2차 비정규직 고용개선 대책'의 일환이다.
이 대책에 따르면, 청소노동자 외에도 시립대에서 일하는 시설·경비 노동자들과 주차관리 노동자들이 각각 2015년과 2017년에 학교에 직접고용 된다.
이에 서울시립대 노동자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부 서울시립대분회 윤세현 분회장은 지난 11일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노조를 만드는 것조차 눈치를 봤다"며 "그런데 당장 내년부터 직접고용이 된다니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 관련 기사 : 서울시립대 청소노조 출범 "그토록 바랐던 노동조합, 꿈만 같습니다")
타 대학 청소노동자들은 부러움을 표현했다. 홍익대학교 이숙희 청소노조 위원장은 "직접고용 전환을 축하한다"며 "다른 대학들도 시립대를 본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직접고용이 결정됐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현재 서울시 계획대로면, 이들은 공무직으로 전환됨과 동시에 65세까지만 정년을 보장받게 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립대에는 현재 65세 이상 노동자가 약 13명 있다. 만약 서울시의 정년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면, 이들 13명은 2년 이내에 집단해고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노조는 현재 시립대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에 한해서는 생존권 보장 측면에서 자연퇴사 때까지 고용을 보장하고, 이후 신규 채용자부터 정년규정을 적용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시립대 총무팀 관계자는 "정년 적용 문제는 시 주무부서에서 결정하는 일"이라며 "노조가 시와 별도 합의를 해내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