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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5개월 만에 도로 '민주당'…

"쇄신도 두 배로"…성패는 '호남 공천'에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11일 합당을 공식 선언했다. 양 당은 이르면 금주 내로 선관위 합당 신고를 마칠 계획이다. 2003년 9월 신당파 37명이 열린우리당의 전신인 '국민참여통합신당'을 차려 나가면서 새천년민주당이 분당된 지 4년 5개월 만에 자칭 '민주개혁평화 세력'이 다시 같은 지붕 아래 모인 것이다.

이날 합당 발표식에서 만난 양당 인사 30여 명은 "힘을 합쳐 50년 정통야당의 저력을 보여주자"며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당면한 선거 앞에 서로를 "철새", "잔민당" 등으로 헐뜯었던 과거는 오간데 없었다.

하지만 '공정 공천' 약속으로 양 측을 이어 붙인 이음새에는 여전히 '호남 공천'이 분쟁의 뇌관으로 도사리고 있다.

'균형있는 공천' 합의문에 명시

신당 손학규 대표와 민주당 박상천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당과 민주당이 중도개혁 정책 노선에 입각해 강력한 중도개혁정당을 결성키로 했다"고 선언했다.

합당 후 당명은 '통합민주당'으로, 약칭은 민주당으로 쓰기로 해 사실상 분당 전 민주당의 간판을 도로 되찾았다.

막판 쟁점이었던 공동대표 등록은 민주당 측이 한발 물러나 법적 대표는 손 대표 단독으로 하되 대내외적으로는 손 대표와 박 대표가 공동대표의 지위를 갖는 것으로 정리했다.

대신, 공동대표 합의제를 당헌에 명시해 박 대표의 '정치적 권한'을 보장했다. 공천과 관련해서도 '양당은 신의를 갖고 객관적 기준에 따라 균형 있는 공천을 한다'는 점을 합당 합의문에 명시해 '공정 공천'을 서면으로 약속받았다.

이에 양 당은 통합의 실무를 담당할 실무단을 즉시 구성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합당 절차를 마칠 계획이다. 신계륜 신당 사무총장은 "실무적 절차는 아주 빨리 진행을 해 이번 주말 안에 선관위 신고를 마치고 신당 업무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민주 "양보했다"… 신당 "쇄신하자"

양당은 지난해 대선정국 두 차례 협상 불발의 과오를 딛고 통합을 성사해 냄으로써 단일 정당 틀 내에서 범야권의 후보를 내고 호남은 물론 수도권 내 호남 표심까지 결집시킬 수 있는 기본 여건을 갖추게 됐다. 더욱이 신당은 '대선용 급조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민주당의 정통성을 이양받게 됐다는 것이 내부 평가다.

그러나 합당 후에도 호남 공천을 둘러싼 양 측 간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합의문에 외부 인사 과반이 참여하는 공천심사위 구성 및 독립성 보장을 명시했지만 공천 과정에서 민주당 출신 인사들이 소수자의 권리를 주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신 사무총장은 "합당 협상에서 어떤 숫자를 갖고 합의한 것은 전혀 없다"며 지분협상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벌써부터 당 안팎에서는 '당내인사로 참여할 공천심사위원 5명 중 3명이 민주당 인사로 채워질 것'이란 얘기가 오가는 등 민주당 측의 지분 요구에 대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공천심사위 외 모든 위원회와 의결 사항을 '공동대표 합의제'로 못 박아 놓은 만큼 향후 공천 과정에서도 박 대표의 '입김'이 불가피하고, 이 경우 특히 당선 가능성이 높은 호남 지역에서는 '쇄신 공천'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이 당내 중론이다.

이에 수도권 선거를 위해 '쇄신'을 앞세우는 신당과 지분 확보를 위해 '양보'를 강조하는 양당 간의 기싸움은 합당 기자회견에서부터 시작된 분위기다.

손 대표는 이 자리에서 "통합을 한 만큼 쇄신도 두 배로 할 것을 국민들에게 약속드린다"며 "통합이 기득권에 안주하는 길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또 "특정 지역에서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뼈를 깎는 자세로 쇄신해 나가겠다"며 "양당 통합을 계기로 전국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박 대표는 "선관위 대표 등록은 신당 대표가 하기로 했는데 총선을 갖고 그 문제를 오래 논의할 수가 없어 민주당이 양보하기로 했다"며 "민주당이 손해를 보면서 통합을 관철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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